누구나 그러겠지만, 이런 일은 나와 상관없는 일인줄 알았다...
벌써 내나이도 서른 여덟...
햇수로 결혼한지 11년...
우리사이엔 결혼7년째 해에 힘겹게 얻은 다섯살박이 아들녀석이 하나있구...
또 이제 뱃속에 10주가 된 태아가 있다.
내가 이 남자와 결혼한 이유는,,, 단 한가지,,, "믿음"이었다.
인물도 재물도 집안도 학력도 비젼도,,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오로지, 이사람의 마음만은 변하지 않으리라는, 결코 이 사람만큼은나를 기만하지 않으리라는 신뢰감으로 난 이 남자의 아내가 되기로 했다... 전에 만났던 남자의 위선과 거짓에 너무도 지쳐있었기에, 내겐 결혼을 선택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그거였으므로...
그런데 지금에 와서는,, 이남자에게 여자가 생겼다....
이사람의 직장동료 여직원..
그녀도 애가 둘이나 있는 유부녀이다...
남편의 직장은시숙이 운영하는 회사이다...
가끔 그곳에 가면 그녀는 참 싹싹하게 언니, 언니하면서 대했다..
우리아들도 꽤 이뻐했다..
안고 품에서 내려놓질않구,, 컴퓨터도 해주구...
지난 연말에 마지막 다녀왔을때도 그녀는 너무도 천연덕스럽게 그랬다...
그녀와 그렇고 그런사이인것이 지난 여름부터란다...
맙소사!!
여자의 육감이라는 거... 절대 무시하면 안되는 거였다..
왠지 그녀와의 사이가 의심스러웠지만, 설마 설마 했다..
물증도 없을뿐더러 지극히 느낌이었으니까..
오히려 그런 의심을 하는 게 그녀에게 마음으로 참 미안했었다...
내가 나쁘다며 질책했다...
그러나 남편이 이상하긴 했다..
휴대폰 요금에 문자 메세지 요금이 지나치게 많다는 거..
그런데 휴대폰엔 저장된 메세지가 없다는 거...
(평소 이 남자는 메세지를 그때 그때 지우는 법이 없다.. 용량이 차서 자동삭제로 넘어가는 한이 있어도)
그리고.. 늦어지는 날이 많아졌다.. 워낙에 술과 친구를 좋아하는걸 아는지라... 난 남편에 대해 많이 풀어주는 편이다..
그런데 일주일이면 닷새가 술자리... 그중 이틀쯤은 새벽귀가...
그래도... 믿었다... 내 남편이니까 믿었다...
퇴근길에 그녀를 데려다 주고, 좀 돌아서 집에 오는 남편이지만 그럴수 있다고 생각했다..
출퇴근 차편이 좋지 않은 그녀를, 짐이 있거나 하면 오히려 내가 실어다주고 오라고도 했다...
엊그제 토요일도 술자리가 있다고 늦는단다..
알았으니 넘 늦지말라고 했더니, 알았단다 일찍 온단다..
일요일 새벽 네시에 들어왔다..
그래도 별 소리 안했다...
아침식사때 못 일어나길래, 아이를 시켜 깨웠다...
그리고는 식사하면서 " 그러게 적당히 마시고 일찍오지, 넘 늦게 왔더라" 그 한마디만 했다..
식사하고 같이 TV를 보면서 차를 마시는데...
어??? 그의 목에 키스마크가 있는게 아닌가...
뭐냐고 물었더니 기억이 안난단다...
그정도 멍이 들었다면 충분히 아팠던지 자극이 있었을텐데, 모른다니...
술을 너무 많이 먹어서 모르는 걸 어떡하냔다..
믿고 싶었다.. 내 남편이고 내 아이의 아빠니까... 어리석게도 그때까지만도 믿고 싶었다..
몇마디가 오가고 그저 난 " 무슨짓을 하든 내겐 들키지만 마 제발" 이말로 그일은 덮고 싶었는데,,, 가슴이 답답해 오고 자꾸만 머리가 아득해 온다..
남편이 화장실 간 사이 남편의 핸드폰을 보았다.. 음성메세지..
간밤의 12시경의 메세지였다..
" 너 못됐다.. 흑흑.. 너 정말 못됐다.. 흑흑.. 나한테 왜그러는 거야.. 흑흑.. 너 못됐다.. 흑흑.. ....."
" 내가 너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아닌거 같어.."
" 자기, 왜그래? 흑흑.. 나한테 왜그러는 거야.. 흑흑.. 정말 못됐다... 너 못됐다... 정말 못됐어.. 흑흑..."
대략 이런 내용의 그녀 메세지 세통을 확인했다..
워낙에 담아두는 성격이 아닌지라, 화장실로 달려가 확인했다...
발뼘하려는 눈치였으나 확실한 물증을 들이대자 그는 진퇴양난이다...
결국 시인한다.. 서로 사랑하냐니까.. 오랜 뜸을 들인 후 그렇단다...
그녀에게 전화를 해서 만나기로 했다... 전화 끊자 마자 남편 휴대폰으로 그녀에게서 계속 전화가 온다.
남편도 함께 나갔다...
둘 사이 물었더니 정리할 생각이 없단다... 너무도 당당해서, 순간 내가 둘 사이에 끼어있는 느낌이었다..
어찌해야 할까...
둘중에 한쪽을 정리하라고 남편에게 그랬더니, 내게 정리하잔다.. 그녀앞에서...
그러고 싶었다..
남편을 다른자리로 보내고... 그녀와 단둘이 있으면서 그랬다..
내가 이남자와 정리하려면 이일이 더 확대될테고.. 회사에서나 보통아니신 울엄니, 고모들한테나 어떤일 있을지 모르니 대비하라고... 그쪽집에서도 알게 될꺼고...
너무나 침착하고 흥분하지 않는 내가 이상했다...
눈물도 나오지 않는다...
맘같아서 머리채라도 잡고 흔들고 뺨이라도 때려주고 물잔이라도 뿌려주고... 그런거 다 해줄려고 그랬는데...
그녀가 남편과 잠시 얘기하고 싶단다.. 그러라고 했다..
따로 앉아서 둘이 얘기하는 동안 많은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수습을 해야하나...
불행히도 다섯살박이 아들이 이 상황에 함께 하고 있었다...
사랑하는 이 아이를 못보고 살 자신이 없다.. 절대, 아빠없는 절름발이 가정의 아이로 자라게 하고 싶지도 않다. 그리고 무엇보다 11년동안이나 길들여진 그의 자리가 비어진다는 걸 견딜 수가 없다.. 내게 그가 필요하다.. 내 가정을 지키고 싶다... 내 가정을 누구도 깨뜨리게 둘 수가 없다...
그녀를 보내고 이 남자와 마주했다..
남편은 어느 새 소주 한병을 다 비우고 있었다.. 빈 속에...
여전히 침착하게 남편에게 말했다..
그녀를 정리 하고 싶은 생각이 없냐고... 이 달 말까지 시간을 달란다...
그러면 그때, 정리할지 말지를 말해준단다..
3주... 기다릴 자신이 없다.. 그 안에 미치든지... 죽든지 할꺼다... 정리를 할 시간도 아니고, 정리를 할지 말지를 결정하는데 3주라니... 넘 길다고 했다..
정리를 하면 뭐가 달라지냐고 묻는다..
아무것도 달라질 것이 없다고 했다..
나보고 어떻게 아무일 없던것 처럼 살 수 있겠냐고 반문한다. 살면서 자꾸 생각날 꺼고 말이 나올텐데 그러고 어떻게 사냐는 것이다..
나는...당신이 철저하게 정리를 하면 나도 확대시키지 않고 철저하게 이 일을 묻어두고 살겠노라고... 두번다시 입밖에 꺼내는 일 없겠노라고... 단지 철저하게 정리했다는 걸 행동으로 보여주는 노력은 해달라고... 그동안 날 기만했으니, 그리고 그동안 내게 미안한 마음이 있었으니 그 정도는 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그랬다...
이 남자.. 믿지 못하겠다는 듯이 두병째 소주를 비워가고 있었다...
나 살면서 당신에게 내입으로 내뱉은 말 어기거나 못 지킨적 없으니 믿어달라 했다..
당신이 용서해 달라는 거 아니고 내가 당신 붙드는 거라 난 그럴 수 있다고 했다...
많은 실랑이가 오간 후에 남편으로부터 이달 말까지 회사를 그만두더라도
그녀를 정리하겠다는 뜻을 들었다...
먼저 집에 들어가라는 남편을 어렵게 달래서 함께 왔다.
오는 길에... 미안한 맘이었을까...옷을 사주겠단다... 마지못해 매장에 들어갔지만 이게 마지막 선물이 되는 건 아닌가 하는 두려움에 나중에 봄옷 사달라며 그냥 나왔다...
남편은 이미 취했지만 집앞에서 술 한잔 더 하길 원했다..
맥주 두어잔을 마신후 남편은 집에 들어와 그냥 뻗어 잠이 들었다..
아이와 눈을 맞추면 자꾸 눈물이 난다...
아이를 재우고 머리가 복잡하고 마음이 어지러워 이런저런 생각에 그냥 밤을 새워버렸다..
아침상을 차려주니 그냥 간단다... 한술만이라도 뜨고 가라고 사정했더니 못이기는 척 앉는다...
물었다.. 어젠 당신 술이 많이 취했으니까.. 혹시 어제 내게 한 말 번복하고 싶냐고..
아니란다..
이달 말까지 헤어지는 거 나 믿어도 되는거냐고 했더니,, 그렇단다..
고맙다고 그랬다.. 믿겠다고 그랬다...
그리고 그를 그녀가 있는 곳으로 출근 시켰다...
그냥 일기처럼.. 넋두리처럼 적어보았습니다.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만일... 만에 하나... 약속대로 정리를 하지 못한다면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선배님들의 조언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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