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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훔친 범인이 내 교통카드 사용해서 추적했던 썰 풉니다 ㅋㅋㅋㅋ

둥근초코칩 |2019.07.16 00:51
조회 826 |추천 0
안녕하세요. 매번 네이트판 썰을 보기만 하다가 썰 풀 거리가 생겨서 가입했습니다. 저에게도 다른 분들이 올리신 썰만큼 어이없는 일을 겪게될 줄이야.. 상상도 못했네요. 썰은 쓰기 쉽게 음슴체로 쓰겠습니다. 양해부탁드립니다.

나는 서울의 모 고등학교에 다니는 고3임.
원래 고3들은 수업과목에 체육이 있어도 사실 자습시간이라 어디서 들은거 같은데 우린 그딴거 없음 ㅋㅋ.
남녀공학이지만 분반이라 사실상 반 분위기는 남고 같음. 그래서 체육시간 되면 우루루루 다 나감.
약 2달 전 내가 지갑을 도난당하던 날도 체육시간이였음.
나도 옷갈아 입고 체육하러 갔음.
체육이 4교시라 끝나자마자 바로 밥먹으러 내려감.
밥먹고 올라오니 (가명) 김바름이 내자리에 앉아서 공부하고 있는거임.
그래서 괜히 비키라고 하기 좀 뭐해서 양치할 겸 느긋하게 웹툰 보면서 양치하고 딴자리에 앉아서 게임하다가 1시되기 5분 전에 내자리에 가서 곧 수업 시작하니 비켜달라 함.
그리고 의자에 앉으니 이때 뭔가 아차 싶었음.
평소에 옷갈아 입을 때마다 책상 사물함에 넣어 놓는 지갑이 사라진거임...
아 씨 뭐야 내 지갑 어디갔어 하면서 처음엔 내가 다른곳에 놓은 줄 알고 가방 사물함 다 뒤졌는데 없었음.
아 ㅈ졌다... 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듬.
지하철에서 졸다가 종착역에서 일어났더니 주머니에 있던 지갑을 잃어버린 적이 있어서 원래 가지고 있던 모든 카드를 재발급 받는게 얼마나 귀찮고 시간 들이는 일인지 알고 있었음.
나는 그때부터 반 포기 모드로 들어가고 수업도 대충 듣는 둥 마는 둥하기 시작함.
내가 다른 곳에 놔두고 잃어버린걸지도 모르니까 일단 애들한테 말하지 않으려고 했다가 짝한테만 살짝 말함.
짝은 다음 쉬는 시간 10분 만에 반의 1/3이 다 알 정도로 만나는 애들마다 말하고 다녔음.
굳이 비밀로 할 생각은 없어서 안말리고 놔둠.
그러고 있는데 갑자기 교실 밖에서 화학쌤이 날 부름.
"(내 본명), 이거 니꺼야?"라고 하시는데, 쌤 손에 내 지갑이 있는거임?!
어디서 나왔냐 여쭤보니 화장실 쓰레기통에서 발견됐다고함.ㅠㅠ
청소하시는 아주머니께서 쓰레기통 비우다가 발견했고 안에 있던 민증이랑 학생증이 있으니까 화학쌤한테 전달해서 나한테 들어온 거임...
근데 이게 화장실 쓰레기통에서 발견됐으면 누군가가 고의적으로 내 지갑을 훔쳤고 화장실 쓰레기통에 버렸다라는게
빼박아님?
""100% 절도라고 확신하고 어떻게 범인을 잡을 수 있을까
머릿속 맷돌을 열심히 굴리기 시작함.""이라는 반응이
도둑맞은 정상적인 사람들의 반응이지만 난 이게 묻힐
거라는걸 알고 있었음. 왜냐면 3학년 올라오면서는 내가
처음이지만 1학년이랑 2학년 때 다른 반에서 도난 사건이
몇번 발생한 적이 있음. 난 내 반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것도 처음이고, 그 처음이 내가 될 줄도 몰랐음. 그냥
내가 관리를 잘못한 것도 있고 귀찮을 뻔했던 민증이나
학생증, 체크카드 재발급도 할 필요가 없어짐.
그리고 솔직히 교실 안에 CCTV가 있는 것도 아니고 4교시부터 점심시간까지 시간 간격이 너무 넓고 돌아다니는 애들도 되게 많아서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인을 잡는건 솔직히
무리였음. 원래 담임쌤한테도 말 안하려 했는데
주변 친구들이 쌤한테 말씀드리라고 날 설득함. 그래서 쌤이 담당하신 과목이 바로 다음 교시라 말씀드리니 CCTV는 보여줄 수 있지만 범인 잡기는 힘들것 같다고 말씀하심.
역시 그럴줄 알았다 하면서 그냥 형식적으로 CCTV 확인을
진행했고 몇몇 왔다갔다 하는게 전부 였음.
그런데 4교시 끝나기 10분 전 쯤에 내 교실에 들어가는
사람이 찍힘..
걔도 나랑 같은 반인데 남의 물건 훔칠만한 인물은 아니었음. 착하다고 말하기는 좀 애매한데 자존심 쎄고 리더적 성향이 매우 짙은 얘였음. CCTV를 확인하는 걸로 그날 학교에서 일어난 일은 끝이났음.
나중에 듣게된 사실인데 그날 4교시에 반에 들어간 친구의 친구를 담임쌤이 불러다가 걔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셨다했음.
쨋든 지금부터 진짜 제목과 관련된 이야기 시작임.
학교에서 나와서 우울한 마음이었음.
카드는 찾았지만 내 지갑에 현금이 다 털렸던거임.
물론 얼마가 들어있었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음.
왜나면 내 지갑은 일반 반지갑이 아니라 카드지갑 형태라
지폐 넣는 공간이 없음.. 그래서 지갑을 열때마다 현금이
보이는게 아니라 카드 구멍에 지폐를 접어서 넣고 다님.
그전에 용돈 받은게 있고 만원 언저리 쯤 썼으니까
2만원 쯤 들어있었을거임. 물론 더 들어있었을 수도 있고
덜 들어있었을 수도 있지만 안들어 있을리는 없음.
그래서 버스정류장에 도착했는데 문과반 친구가 있었음.
오? 반가워서 이야길 막 하다가 지갑 잃어버린 얘기를
걔한테도 했음. 걔도 현실적이었음. 못찾는다함.
기분나쁘게 듣지는 않았음. 그게 사실이니까.
그래서 막 얘기하다보니 버스가 왔음.
이제 자연스럽게 내 지갑을 꺼내서 버스 카드 단말기에
찍을때 기분좋은 삑- 소리가 나야하는데 그게 안나는
거임... ??읭?? 어찌된 영문인지 몰라 카드가 고장났나
보니까 ㅋㅋㅋㅋㅋㅋ대박 골때리게도 교통카드마저
훔쳐간거였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한놈
결국 내 문과반 친구 덕분에 버스타고 올 수는 있었지만
30초 동안은 너무 짜증나고 분했음.
근데 그 지갑도둑이 크나큰 실수를 한거였음.
내 교통카드는 발급받은지 일주일 안에 사이트에 등록을
해놔서 조회가 가능한거임 ㅋㅋㅋㅋㅋ
이열 대박쓰 대박쓰 ~ 그때부터 범인 잡을 생각에
실소가 멈추질 않음 ㅋㅋㅋ 자기 무덤을 지가 파다니
멍청한 것도 정도가 있지 어떻게 교통카드를 쓸 생각을
하지? 했음
이제 어떻게 조회하고 어떻게 신고해야하는지 폭풍검색함.
집에 와서 인터넷에서 하라는 데로 컴퓨터키고
티머니 사이트에 들어가서 로그인을 하고 내가 쓰는
교통카드를 고른 후 조회버튼을 누르려고 함.
아귀가 정마담 패를 깔 때 이런 기분이었을까?
확신에 가득찬 마음으로 조회버튼을 눌렀는데
조회 결과가 없음..? 난 당황하지 않을 수가 없었음.
하나 밖에 없는 단서이자 희망을 놓치는 기분이었음.
그래서 또다시 인터넷 서칭을 열심히 하다보니 알게된
사실. 티머니 조회는 2일 후에 가능하다는거?!
왠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이틀을 기다리기로 결정함.
그리고 범인이 내가 조회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면 교통카드를 안쓸게 분명하니 학교에서는 단
한마디도 교통카드에 대해서 안 함. 그리고 애초에 버스 CCTV를 확인해야하는데 이거부터 학교가 해결해 줄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남. 그래서조회기록을
가지고 경찰서를 간다는 사실을 부모님께는 말씀드려야
할거 같아서 내 계획을 말씀드림. 아빠가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하실 줄 알았는데 예상과는 정 반대로 내 계획
에 반대하심. ㅎㄷㄷ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힌거임.
아빠는 혹여라도 나한테 불이익이 갈까봐 그냥 묻자고
하시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나는 범인을 잡는데만 혈안이 되어있어 아빠의 말을 이해하려 하지 않았음.
근데 내가 신고하겠다니까 아빠가 도둑놈 경찰에 잡히면
빨간줄 그이고 감옥 갈지도 모른다고 하시면서 도둑놈을 걱정해주는거.. 그거 땜에 좀 삔또가 상할대로 다 상했음..
난 이거 땜에 더 속상하고 화났음. 걔 때문에 내가 이모양
이꼬라지가 됐는데 잡히면 ㅈ진다는 생각으로 간절히
찾기를 바랐음. 이틀째 밤00시 드디어 떴을까 하는 마음에
조회를 해보니 역시나... 내 기대를 지지 않아서 다행이었음
ㅋㅋㅋㅋㅋ 어떻게 교통카드를 쓸 생각을 하지? 하면서 신나게 조회기록을 출력해서 일찍잠. 진짜 두발 뻗고 꿀잠잠.
토요일에 경찰서에 가서 접수를 하려하니 아빠가 어디 경찰서 가니? 하셔서 ㅁㅁ경찰서요 하니깐 거긴 파출소지
경찰서가 아니라 하심. 읭?? 지금까지 19년 살았는데
파출소 지구대 경찰서 구분 못하는거 실화?
아빠의 도움으로 헛걸음 안하고 바로 경찰서로 직행함.
도착하니 뭔가 긴장됨.. 앞에 잘생긴 경찰이 서계시길래
그냥 들어가려고 하니까 뭐땜에 오셨나 물어보는거임.
그래서 나는 지갑 절도당해서 왔다하니 강력계로 가라는
거.. 그래서 강력계로 가니까 자동문으로 잠겨있는거?
이거 어캐 열지 이러고 있다가 인터폰 같은데서 왜왔냐
물얼서 똑같은 답 하니까 거기서 열어주심. 옼ㅋ 신기신기
진짜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보던게 거의 비슷하다 느껴졌음. 토요일 아침이라 그런지 한산한거 말고는 영화나 드라마랑 다를게 없었음.
거기에서 기다리니까 어떤 형사 분이 오셔가지고 그분 자리로 날 데려가는 거임. 그래서 거기서 교통카드 조회기록
드리고 다 설명하고 엄지로 지장 찍고 집에 왔음.
지장도 신기하게 찍었음. 그 뭐냐 A4용지를 하나랑 반개랑 겹쳐서 거기다가 한번씩 찍던데 그냥 이렇게 찍기도 하는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음. 형사분도 되게 친절하셔서
난 사건이 금방 끝날 줄 알았음. 버스 기록 있지, 그리고
남의 돈으로 편의점에서 뭘 바리바리 샀더라고 ㅎ..
버스랑 편의점에 둘 다 CCTV 있으니까 금방 잡힐 거 같았는데 역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CTV의 천국 대한민국 답게 카드 쓴 얘 얼굴이 또렷하게 잘 잡힘. 카드를 쓴 친구가 누군지까지 알게 된 상황이지만
6월 10일 이후로 연락이 없으시네 ㅎ.. 많이 바쁘신가? 제가 먼저 연락드려야하나?

사실 이 뒤에 더 황당한 결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2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제 돈을 가지간 친구에게 제대로된 사과는 고사하고 형식적인 사과 한 마디 조차 듣지 못 했습니다. 그리고 가져가서 사용한 금액 역시 받지 못했고요. 이렇듯 아직 사건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이 글의 결말은 사건이 완전히 해결됐을 때 후기까지 포함해서 올리겠습니다. 길고 부족한 글이지만 끝까지 읽어 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D

PS. 혹시 사이다같은 시원하고 좋은 방법이나 유사한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혹시 주작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이건 MSG 없는 100% 리얼 참 트루 팩트 실화 입니다. 조언도 감사히 읽겠습니다.

3줄요약
1.두달전 학교에서 지갑 절도당함.
2.절도범이 애석하게도 교통카드를 쓰는 실수를 함.
3.범인은 누군지 알게됐지만 사건은 아직 해결안됨.(내돈X 사과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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