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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도 친구들의 지갑이었습니다..ㅠ

ㅂㅂㅂ |2019.08.08 17:08
조회 63,413 |추천 477
친구들의 지갑이었다는 글을 보고 잊혀졌던 분노가 오르네요. 제 얘기도 풀어볼게요. 저 얘기 쓰신 분, 친구들 용서하고 다시 지내볼까 고민하시던데, 제 얘기 들어줘요.

저 39살이고 아가씨랑 똑같았어요.
좋은 회사에 일찍 취직했고, 취직 못하고 대학생이었던 친구들한테 돈 엄청 썼어요. 남녀공학 합반 고등동창들이었고 남사친들도 많았죠. 밥값, 술값은 물론 놀러가도 내가 많이냈어요. 내가 차가 있어서 차에 태우고 놀러다니기도 했는데, 기름값? 단 한번도 애들이 내준적 없어요. 동네에서 같이 자라왔고, 학교도 같이 다녔고, 하나도 안 아까웠어요. 내가 많이 버니까, 일주일에 몇번씩 보는 애들이니까, 오래된 우정이니까.. 이렇게 생각하면서 내 20대에, 얘들한테 돈 참 많이 썼어요.

(1)
서른살이었나.. 호텔 스위트룸 2개 잡아서(그것도 내가 돈 다내서) 6~7명인가 놀러갔는데, 내가 그렇게 애들 챙기고 돈쓰고 그러는데도 불구하고, A라는 애가 술 취해서... "친구들 좀 더 안챙기냐" 그러더군요ㅋㅋㅋ 뭘 더 얼마나 돈을 쓰고 뭘 더 얼마나 자주 모여야하는거지...??? 내가 돈쓰는거 생색을 안내서 애들이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는건가, 고맙단 소리 한번 못듣고 내 돈 내면서 우정 이어가자고 열심히 모임했었는데, 얘들은 이게 부족하다는건가..? 저 그때 멘붕왔어요. 옆에 있던 친구 B가 A한테 뭐라 했었죠, 무슨 소리냐 OO(쓰니)가 얼마나 모임 잘 주선하고 이것저것 많이하는데.. 라고. 어색한 상황이 좀 무마되긴 했지만 저 그때 애들한테 마음 좀 멀어지면서 연락 횟수 줄였어요..

(2)
근데 그것뿐만이 아니에요. 그나마 계속 연락 이어가던 또 다른 친구 C가 증권사 취직하더니 펀드실적 올려야한다해서 천만원짜리 펀드를 들어줬죠. 그 펀드, 마이너스 30% 나서 저 300만원 손해봤구요ㅋㅋ C의 결혼식에도 갔고 축의도 했어요. 못가는 친구들 축의 걷어 가기도 했어요. 나랑 젤 가까이 살던 C라서, 밥 술 참 많이 마셨고 돈도 많이썼어요. 걔네집이 방앗간을 했었나 암튼 자기 꿈이 집안을 일으키는 입신이라고 하면서 노력하며 살던 애라 도와줘야겠단 생각도 있었고, 암튼 내가 연차도 많으니까 증권사에서 일할때도 내가 돈 더썼네요, 네 저 ㅂㅅ이죠. 내 결혼식엔, C가 못 온다며 계좌 물어보는거에요..근데 축의금을 안보내더라구요. 계좌는 왜 물어보는거죠? 차라리 조용히나 있던지. 그 친구 그 뒤로 연락없어요. 두번째 깨달음이 확 왔죠. 어이없지만 돈 10만원에 인성파악 제대로 했습니다.. 제일 충격이었어요.

(3)
친구 D는 고등학교때 집안이 어려웠었어요. 부모님이 따로살아서 형제끼리만 지내는 집이었거든요. 형이랑만 지내는 D가 안됐다고, 우리엄마가 큰쇼핑백 가득 각종 반찬 만들어서 싸주신적도 있죠. D가 결혼할때, 제가 걔 엄마 따라다니면서 가방도 들어드리고 이것저것 잡일 도와드리고 당연 축의도 했구요. 꽤 친했어요. 교회도 엄청 열심히 다니던 애라 별명이 아맨이라고 불리기도 했었는데, 베품을 받아도 다시 베풀라는건 교회에서 못배웠나봐요. 저 결혼하는거 듣고.. 전화 몇번와서, 너 결혼했는데 뭐라도 사줘야하는데 어쩌고 빈말만 계속 하더라구요, 그냥 그 빈말이 끝이에요. 월급 400넘는다던데 이제 돈벌어도, 도와주던 친구한테 돈쓰기도 밥한번 사기도 싫은거에요. 연락와도 이젠 안받아요..


..우정? 글쎄요.
걔들은 내가 우정 유지하려고 모임 추진하고, 같이 놀러다니고, 돈 많이쓰고.. 그러던거 기억도 못할꺼에요. 돈 쓰지 않아도 되던 착한 호구친구가 자기들하고 연락 끊었다 정도로 생각하지 않을까요..?

같이 모이던 친구들이 모두 다 그랬던 건 아니지만, 그렇게 깊은 우정이라 생각하던 애들 몇몇한테 호구취급받고 상처받고 나니, 정신이 들고.. 다 보기 싫더라구요.. 내가 너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어릴적 친구들한테 퍼준 후라서 실망도 상처도 컸어요. 빨리 깨닫고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멍청했던 내 잘못이겠죠...

세상에 좋은 친구들 많아요.
10대때 만난 아이들이 진짜 오래되고 좋은 친구로 남을거라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 않아요. 10대는 별별 애들이 한 반에 그냥 묶여서 친해지는거자나요. 내가 좋은 모습으로 변하고 성장하면 20대에도 30대에도 성장하는 모습에 맞는 좋은 친구들이 생기더라구요.

아가씨, 친구를 지갑이라고 부르면서 따로 단톡 만들어 행동하는 그런 애들 만나지마요. 절대 변하지 않아요. 아가씨가 생각하는 우정하고 그들이 생각하는 우정이 달라요.

정말 좋은 친구들 많이 만나기 바래요.
추천수477
반대수3
베플ㄱㄱ|2019.08.08 18:52
계좌번호 물어보고 축의금 안보내는 놈은 진짜.. 대박.. 걔는 친구도 없을듯 ㅋㅋㅋㅋ
베플ㅇㅇ|2019.08.08 23:30
하.. 세상 진짜 힘들게 살아왔구나. 혼자 올바르게 살면서
베플00|2019.08.08 17:49
진짜 친구가 뭘까 싶어요... 친구없으면 성격파탄자취급받고..친구없어질까봐 전전긍긍하면 자기가 갑인줄알고 착각하고..... 하...맘에맞는친구찾기가 남자든여자든 쉽지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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