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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직전,

진정무명씨 |2019.08.19 00:11
조회 8,003 |추천 6

결혼한지 12년 됐습니다.

아이는 초등학생 하나, 어린이집 하나 이렇게 둘 있고요.

 

어렸을 때 가난하게 결혼해서 원룸부터 살아 지금은 지방에서 30평대 아파트 살고 있습니다.

와이프 평소 검소하고, 과소비를 몰라 벌이가 많지는 않았지만 잘 모아서

나름 괜찮게 산다고 생각합니다.

와이프가 맞벌이를 할 때고 있었고, 지금은 외벌이입니다.

30대 중반에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고, 월평균 세후 400정도 벌고 있습니다.

 

다만 와이프는 원래 돈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는 사람이라

항상 제가 뭐든 더 해서 벌어오기를 바랬지요.

저는 현재의 삶을 즐기고, 돈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작은 일에도 즐거움을 찾는 타입이라

자주 부딪혔습니다.

살면서 고맙다는 말 거의 들어 본 적도 없고, 미안하다는 말도 거의 들어본 적 없습니다.

 

저는 술도, 담배도 하지 않으며 좋아하지도 않아서,

술자리는 직장 동료들과 일년에 몇 번 있습니다.

그것도 12시 전에는 반드시 집에 돌아가며 술은 입에 대지도 않고 말이지요.

취미라고는 축구를 좋아하는데, 2015년 부터 일주일에 한 번 저녁에 2시간씩 공을 찹니다.

결혼하고 거의 10년 가까이 육아 때문에 못하다 둘째 생기고서 와이프가 마음에 여유가 생겨

축구를 허락해 주었지요.

근데 그 축구 때문에 사단이 났습니다.

 

와이프가 요즘 핫단 다단계에 빠져서 열심히 하고 있는데(불법아닙니다.)

다단계에 돈 잘 버는 누구, 돈 잘 버는 부부사업자 누구 하면서 이야기를 신나게 합니다.

가끔 싸우다 보면 제가 돈벌이가 시원찮다고 들은 적이 많았던 터라 늘 자격지심을

가지고 살다보니, 저런 얘기를 듣고는 또 싸우게 됐습니다.

안그래도 3주 전에 와이프가 저한테 화를 내고 말을 안하기에 말도 못 붙이고

3주를 지내다 겨우 다시 화해 비슷하게 하긴했는데, 오늘 또 싸웠네요. 그것도 심각하게.

이야기가 긴데 요약하자면,

저희가 몇년 전에 전세 사기를 당한 적이 있는데, 그 때 법원 직원이 실거자주 파악 때문에

쪽지를 주고 갔었습니다. 와이프는 놀라서 울고, 그래서 제가 일하다 말고 집에 들러

진정 시킨적이 있었습니다. 그 날이 축구하는 날이라, 진정 시키고 축구를 다녀왔는데

와이프는 집이 넘어 가는데도 축구하고 왔다고 그 날에 자기는 버려졌다고 그 응어리가

남아 있어서 오늘 그 이야기를 하네요. 그 놈에 축구 때문에라고. 그러면서 그런 이야기

해봐야 자기는 축구 안보내줄려고 하는 나쁜년밖에 안된다고 말하기도 싫고 자존심 상한다고

합니다. 더 이상 제가 위로 되지 않는 사람이라 돈 많은 다른 사람 만나고 싶다고,

안 그래도 3주 전에도 딸이 열이 나서 병원 다녀왔는데, 목이 부어서 약을 받아왔거든요.

그 날도 딸이 아프다는데 축구 갔다고 그 일 + 지난 날 축구 때문에 3주간 말을 안했던

것이었네요.

휴... 아무튼 그래서 와이프 표정이 너무 진지하고 단호해서

더 이상 내가 위로가 안되고, 나로는 안된다면, 그 때 그 일이 도저히 용서가 안된다면

니 마음대로 해라. 처분에 따르겠다고 했습니다. 와이프는 그러자고 하고는

그냥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지난 12년 동안, 착실히 가정을 위해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와이프한테는 그 날의 악몽이 너무 컷나봅니다.

저는 지나치게 낙천적이라, 아직 경매 시작도 안했고, 이미 사기 당헸는데,

그 일로 슬퍼하면 뭐하냐 대책을 세워야지 하는 생각이었지요.

 

무튼, 부과설명하자면, 서로 바람을 피거나 보증을 서거나 해서 부부간의 신뢰가

깨지는 그런 일은 아닙니다. 그런 부분은 서로 믿고 있고요.

다만, 저는 12년 동안 집과 가정 외에는, 일주일에 한 번 축구 하는 것 정도 밖에 없고요

집안일은 제가 더 많이 할 때도 있고, 와이프가 맞벌이 안할 때는 좀 더 많이 했고

그런식입니다. 큰 애 어렸을 적은 제가 훨씬 더 많이 했고요.

와이프는 항상 저희 보다 경제적으로 부유한 집을 보면 늘 비교하고 부러워하면서

저를 닥달하죠. 제가 싫다고 하면 제가 야망이 없다고 해서 저도 상처를 많이 받았습니다.

저는 이 정도면 괜찮은데, 아직 젊고 앞으로 계속 급여는 더 오를꺼고, 차근차근

안정적으로 돈을 모으고 싶은 그런 일반적인 서민일 뿐입니다.

 

저도 이제 이혼 직전에, 이혼 하자면 이혼할까 생각입니다.

이전에도 이혼하자는 이야기를 와이프가 싸울 때 몇 번 했는데, 그 때 마다

제가 잡았구요. 이제 더 이상 잡힐 것 같지도 않고 저도 지쳐서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여러분의 의견을 구합니다.

 

추천수6
반대수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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