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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으로 낳은 아이라는것은 결국

|2019.09.06 14:49
조회 248,400 |추천 1,749
내 아이는 아니였나봅니다
옛날노인들 말이 맞나봅니다

저는 젊을때말입니다.
세상 사람이 다 뭐라 해도 너 한 사람만 나를 믿어준다면 상관없다.
십여년 전 저는 그런 생각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남들이 다 말리는 선택을 저는 주저없이 할 수 있었죠.
제 나이 서른 여섯이던 그때, 저보다 두 살 연상의 그녀를 만났고
우리는 흔히들 말하는 이혼녀 노총각 커플이었습니다.
그녀는 이혼한지 몇 년 된 돌싱 처지로, 열 살, 일곱 살 남매를 키우고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남녀관계로 시작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녀는 직원, 저는 사업주로 만났죠.
일 년 반쯤 같이 일하는 동안 우리는 서로 친밀해졌고, 깊이 정이 들었습니다.
누구하고도 쉽게 친해지지 않는 성격인 저이건만다정한 누나 같기도 하고, 잘 통하는 친구 같기도 한 그녀에게는 마음이 갔습니다.
그녀는 그녀대로 저한테 의지를 했을 겁니다.
경제적으로 힘들때였으니까요.
그렇게 우리는 좋은 관계를 이어가다 결혼까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주위의 반대가 있었습니다.
저희 부모님, 아니 그보다 형제들이 거품을 물고 반대하더군요.
애 둘 딸린 이혼녀라는 그 하나 때문에, 다른 건 볼 것도 없이 무조건 반대였습니다.
아직 창창한 나이에 뭐 하러 그렇게 복잡하고 어려운 길을 가느냐고요.
그러나 그런 시선에 굴하지 않고 우리는 결혼을 감행했습니다.
그 때 제 결심이 그런 것이었습니다.
남들이 뭐라고 생각하든, 당신만 믿어준다면 상관없다고.
아마 그 때는 그녀도 같은 생각이었겠죠.
우리는 그렇게 부부가 되었고, 아이들은 저와 한 가족이 되었습니다.
아이들...
솔직히, 결혼과 동시에 내 자식으로 마음 깊이 받아들였다고는 말 못하겠습니다.
그냥 그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좋기만했습니다.
저를 제법 잘 따랐거든요.
엄마의 결혼에도 상처 받지 않는 듯 했고요.
아이들의 아버지가 돼 주겠다는 야무진 꿈은 없었고,
적어도 든든한 보호자, 집안의 남자 어른 역할을 해주려고 마음 먹었습니다.
남다른 결혼에, 남다른 인생길.
너무 깊이 고민하지 말고 쿨하게, 진심으로만 대하자고 생각했습니다.
거부감 없이 따라주는 아이들에게 감사하면서요.
우리는 그렇게 한 가족이 되어, 서로 노력하며 살아왔고
그 세월이 벌써 십년을 훌쩍 넘었습니다.
그 아이들은 지금 성인의 문턱에 와있습니다.
사실 나이만 성년이지 제 눈에는 아직 애들로 보이는데
애들과의 관계는 예전처럼 쿨하지를 못합니다.

한 가족이 되고난 직후부터, 아이들은 사춘기를 겪기 시작했습니다.
열 살 꼬맹이는 금세 열두 살 반항아가 되었고, 친아빠라도 감당하기 힘들만큼
예민하고 거칠어졌습니다.
정말 내 자식이었으면 한번 정신나게 때려주든가, 아니면 좀더 확실하게 내 품으로 끌어당겨보겠는데, 제 입장으로는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아내가 니자식이 아니라고 혼내느냐 서운해하고 힘들어하기때문에 그냥 지켜보며 위로의 말이나 하고 달래주기만했죠.
하지만 그런 힘든 시기도 지나가고 우리 가정이 웬만큼 자리를 잡고나자
비로소 진짜 힘든 일이 저에게 다가오더군요.
바로 ‘소외감’입니다.
가족 내에서 저는 외로울 때가 있습니다.
아마 이런 경험 안 해보신 분들은 이해 못 할 테지만
가끔 그들만의 풍경 속에 제가 끼어들어 있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지지고 볶아도 그들은 결국 혈육이고, 저만 손님인 기분?
집안 분위기가 좋을 때는 다 괜찮습니다.
하지만 아내와 제가 부딪히거나, 안 좋은 일로 분위기가 다운 될 때 아이들은 즉각적으로 저를 경계하며 엄마 편이 됩니다.
만일 제가 친아빠였다면, 이런 느낌 안 들겠죠?
애들이 아무리 제 엄마 편을 들어도, 소외감은 안 들 겁니다.
솔직히 그런 소외감이 왜 힘드느냐면, 배신감으로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나는 나름대로 노력했고, 열심히 벌어 원하는것 대주고 진심으로 대했는데
아무리 오랜 시간 공을 들여도 피 한 방울 만큼의 힘도 없구나 싶은...
친아빠와 통화하고 만나고
역시 내아빠는 달라
이런소릴 들을때면 더더욱 서글퍼집니다.

게다가 아내와의 사이도 예전 같지는 않습니다.
권태감이랄까, 불감증이랄까...
그거야 어느 부부나 세월과 함께 겪는 일일 테지만,
저희에게는 그것도 위기가 됩니다.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는 유일한 끈이 바로 서로에 대한 절실한 마음 뿐인데 그게 서서히 약해지니까 회의가 드는 겁니다.
아 이래서 자식이 끈이라고 하는구나...
우리 사이에 아이가 하나라도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솔직히 후회가 됩니다.
좀더 강하게 설득해서 아이를 낳지 않은 것이 말입니다.
그래도 항상 마음을 다잡고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자 했습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자연의 이치에 상처받는 못난 놈은 되지 말자고 다짐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정말 제 가슴에 대못을 박는 말을 들었습니다.
스무 살 먹은 큰 녀석이 저한테 대놓고 그러더군요.
‘솔직히 우리엄마 만나서 밥 받아먹고 지금껏 편하게 살았잖아요.’
그 말 듣고 뭐라고 대꾸해야할지 모르겠더군요.
속으로는 울컥하는데... 말이 안 나오더군요.
철없는 애가 하는 말이니 웃어넘기자 하지만
애들은 거짓말 안 하잖습니까?
그게 그 녀석 생각인 겁니다.
세상 사람이 다 그렇게 생각해도 그 애는 안 그럴 줄 알았는데...
그 녀석한테 그런 말 들으니 내 어리석음에 후회가 밀려옵니다.
죽어라 벌어서 셋 먹여살리고
남부럽지않게 돈 쓰게해주고 여행 보내주고..
그게 내 진심이고
나만 진정성을 가지면, 통하는 줄 알았는데
제일 무서운 게 사람 마음이고 머리 검은 짐승이구나.
집에서, 일터에서 저는 남의 삶에 장단만 맞춰온 기분입니다.
이러면서도, 애를 잘못 키운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제 어정쩡한 입장.
정말 답답하고 서글퍼집니다.
추천수1,749
반대수28
베플|2019.09.06 15:18
이래서 머리검은 짐승은 거두는게 아니라는 말이 맞아요. 다음에 큰아이가 또 그런말하거든 니네엄마한테 그동안 수고비 정산해서 줄테니 너네한테 들어간돈 다 토해내고 나가라고 하세요. 그리고 솔직하게 말하세요. 지금 나 아니였음 너네가 이정도로 살수있었을거라고 생각하냐고요. 와이프한테도 박아두세요. 이런얘기 한번 더 나오면 이혼이라고요. 님아 혼자사세요 호구노릇하면서 힘들게 살지말고 차라리 혼자 살면서 하고싶은거 하고 만나고싶은사람 만나면서 사세요
베플1g2b|2019.09.06 16:41
'솔직히 우리 엄마 만나서 밥 받아먹고 편하게 살았잖아요' 아이에게 이따위 개소리를 듣고서도 와이프에게 따지지도 않았어요? 와이프가 아이에게, 님의 희생과 금전적인 서폿이 자기가 밥차려 준 대가라고 가르쳤나 봅니다. 아이에게 도우미 비용이 얼마인지 주지시켜 주세요. 치사스럽겠지만 그동안 지애미와 남매의 의식주와 교육비 그외의 모든것들을 서폿해준 돈이 도우미 인건비보다 백배는 더 들었을거라고요. 와이프나 아이들이나 짐승인것 같으니까 버리세요 님의 노고와 수고를 고마워 하긴커녕 무시하고 싸가지없게 주둥이를 놀리는 것들을 뭐하러 케어해주는 겁니까? 나중에 잘못했다고 싹싹 빌어도 진심이 아니란걸 알아두세요. 제발 그들과 타인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계속해서 같이 살아받자 나중에 그것들 결혼자금까지 대줘도 효도는 님이 아닌 지들 친부에게 할겁니다.
베플남자ㅇㅁㅇ|2019.09.06 16:34
쓰니가 나이 들어서 힘이 없고 경제력이 없어질 때, 아이들은 취업해서 돈을 벌고 경제력이 생길 때, 그 때 더 비참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아내와 아이들에게 동시에 버림받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상황이 올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사내 녀석 말하는 싹수나, 아내가 상황을 방조하는 것이나, 세명에게는 쓰니의 돈과 경제력이 필요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잘 생각해 보세요. 생각대로라면 끝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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