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후 마음 둘 곳 없고, 말할 곳이 딱히 없어
처음으로 인터넷에 글을 씁니다.
저희는 3년반 비행기로 11시간 이상 떨어진 해외 장거리를 했었고
해외에서 만났다가 3달여만에 제가(여자)먼저 한국에 들어와
장거리를 시작한 케이스입니다.
우리는 다를 줄 알았습니다.
장거리를 하는 동안에도 알콩달콩했었고
남친도 저도 서로 왔다갔다하며
4달에 한번, 5달에 한번씩 만나곤 했습니다.
서로의 일이 바쁜 관계로 일 끝나고 저녁에 하는 화상통화가
거의 데이트의 전부였지만.. 그걸로도 참 좋았습니다.3년 반의 긴 장거리 연애 기간 동안
중간 중간 남친은 한국에 들어와 2-3달정도 저희 집에 머무르기도 했습니다.그 때 마다 보상받는 기분에 너무 행복하고 즐거웠습니다.
밖에서 일과를 마치고 들어와있을 때
나를 기다려주는 남친이 집에 있을때. 너무 행복하고 마음이 꽉 찬 느낌이라
이사람과는 평생을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을
연애 초반부터 바로 엊그제까지 했었습니다.
붙어 있는 동안에는 항상 그사람과 일상을 함께하려 했고,
해줄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주었습니다.
사람 됨됨이가 좋고, 성실하고, 꿈에 대한 열정도 있는 사람이라
우리가 장거리 연애를 하는 이유도
서로가 같이 성장하기 위한 발판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이렇게 지내다 보면 우리가 다시 어디 중간쯤에서 만나겠지.
미래는 항상 함께 그리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남자는 끝없이 다정하고, 행복하게 해주고, 챙겨주고, 예뻐해주고
짜증한번 내질 않고 저를 많이 사랑해줬습니다.
제가 부리는 억지에도 다 맞다고 하며 들어주었습니다.반면 저는 사소한일에 틱틱대거나, 밖에 일이 힘들 때 투정부리고
받는 사랑에 익숙해져 싸울 때 모진말을 하고, 이럴거면 헤어지자는 말을 여러번 했습니다.진심아닌, 관심받고싶고 사랑받고싶고, 그상황에서 나를 더
어루만져주었으면 좋겠어서 했던 말들이
그사람에게는 점점 크나큰 상처로 쌓였나봅니다.
며칠 전, 그가 드디어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처음에는 아무렇지 않은 듯 하더니
사소한 문제로 싸우게 되니 갑자기 저랑 헤어지고 싶다고 하더라구요.
처음에 그사람이 모진말을 하며 헤어지자고 했을 때,
더이상 여자로 느껴지지 않는다 했을 때, 살이라도 좀 빼보고 와보라고 했을 때.진심으로 사과하고 붙잡고 무엇이든 하겠다고, 제발 옆에만 있게 해달라고 매달렸습니다.그러다가 저와의 관계를 정리하기도 전에
그에게 좋은 사람이 생겨버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외국에서 같이 일하던 동료인데
어느순간부터 마음이 쓰였다고 하더군요.본인 스스로도 그 마음을 다잡아보려 많이 노력했다고 했습니다.
곧 한국에 들어가서 내 얼굴을 봐야하는데
스스로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수없이 했다고 합니다.그래도 정리가 안되어서
자꾸 마음이 쓰여서, 그쪽으로 마음이 기울어서
결국 저에게 실토하고 헤어지자고 했습니다.
저는 그건 한순간의 바람일 뿐이라고
또 다시 그러면 너는 장거리 연애를 시작해야한다고.
우리가 드디어 한국에 같이 있을 수 있게 되었는데.
왜 그동안 우리의, 나의 노력을 무의미하게 하냐고.
이거는 다 스쳐지나가는 일일 뿐, 내가 너 외롭게 한거,
외롭다고 표현하는데 내 일에 바빠서 눈치 못챈거.
너 이렇게 만든거 다 내잘못이니, 내가 기다릴 수 있다고.
맘 정리 잘 하고 다시 돌아와달라고.
그렇게 애원했습니다.
그래도 싫답니다.
저에게 했던 행동, 말, 표정 다 다른여자에게 그대로 해줄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집니다.이렇게 이별을 당한 상황이 오니 잘해준 것은 하나도 생각나지 않고,
못해준 것만, 그 사람에게 상처준 것만 생각납니다.
사귀는 동안 서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최선을 다해 잘해줬고, 서로를 응원해 줬던 관계입니다.
아까운 것 없이 다 해줬습니다.이 세상에 가족 외에 더이상 저를 이렇게 무조건적으로 응원해 줄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 참 마음이 아픕니다.
돌고 돌아서 와도, 다시 만날 인연이면
그때는 이 일들을 웃으며 추억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해서든 붙잡고 싶고,
1년이 지나든 2년이 지나든..
몇십년이 지나서이든 다시 한번 그 사람의 여자로 살고 싶습니다.
아직 서로 연락을 끊은 상태는 아닙니다.
한국에 들어와서 정리할 것들이 있어서 아직 연락을 완전히 끊지는 못했지만..
그가 곧 한국에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면 행복하기를 빌어주려고 합니다.
모든 비난과 화살은 내가 맞을테니,
너는 제발 행복하기만 하라고.
환승이별했다는 거에 죄책감 갖지 말고,
주변에는 그냥 내 잘못으로 우리 관계가 끝이 났다고, 그렇게 얘기해도 된다고.
그만큼 아직 나는 널 사랑한다고.
이제부터 내가 하게 될 짝사랑도 사랑이니,
이것도 내 인생에 너를 들여놓은 내가 감당해야 할 일이라고.
그렇게 그를 보냈습니다.
3년 반을 만난 관계가 이렇게 끝이 나는 것이 참 허무합니다.
두어달 뒤에 만나 같이 밥한끼 하자고. 그렇게 약속을 하고
이제 곧 그를 맘속에서 보내려고 노력하려 합니다.
누구보다 세상에서 가까웠던 사람이, 이제 세상에서 가장 먼 사람이 된다는 사실이
참 마음이 아프고, 극복할 수 없을 만큼 힘이 듭니다.
언제까지든 뒤에서 응원하며 기다릴 수 있으니
지치고 힘들 땐 제발 기대달라고. 그리고 한번 쯤 돌아와달라고..그렇게 전하고싶습니다.다시 만났을 때엔, 변화된 나의 모습으로
다시 나에게 이끌리게 하고싶지만, 이미 옆에 좋은 사람이 있으니
힘들 것 같습니다.우리가 다시..만날 수 있을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