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나이가 나이인만큼 결혼까지 생각했던 남자친구라, 이곳에 올립니다.
이미 결혼하신 분들의 의견이 궁금해서요.
왜인지 모르겠는데, 제 글이 자꾸 지워지네요.
저는 서른, 남자친구는 35살입니다.
현재 동남아쪽에서 거주하면서 일을 한지 2년차구요. 남자친구도 비슷해요.
사귄 지는 이제 곧 100일이고, 며칠 전 연휴라 같이 처음으로 가까운 해외 여행도 다녀왔습니다.
막 딱 이게 너무 좋다 하는 거 없이 서로 연락하다가 자연스럽게 호감을 가져 사귀게 됐구요.
친목 모임에서 만났는데, 리더십 있는 모습과 사람들을 잘 챙기는 모습이 좋아 보였고, 저도 장난끼가 많은지라, 장난끼 많은 모습이 잘 통할 거라 생각도 들었구요.
뭐..다들 그러시겠지만, 사귀고 나면 안 좋은 점들이 한 두 개씩 보이기 시작하잖아요.
그래도 서로 맘에 안 드는 점은 말하면서 고쳐나가려고 노력 중입니다.
서로 30년동안 다른 생활패턴으로 살아왔는데 갑자기 상대방에게 전부 다 맞추는 건 힘들잖아요.
그래서 저도 시간을 두고 천천히 지켜보기로 마음 먹은 상태였습니다.
제가 좀 부정적인 면이 많고, 계속 확인 받아야 안심하는 성격이었는데, 생각하는 방식을 조금씩 다르게 하려고 노력중 이에요. 말로는 표현이 적지만, 나를 챙겨주고, 걱정해주는 행동이 저 사람이 날 사랑하는 방식이라고. 이런식으로요.
한가지, 제가 절대적으로 이해 할 수 없는 것이 유흥 입니다.
저도 술 좋아해서 술까지는 괜찮습니다.
하지만 여자끼고 노는 가라오케에 가서 술을 마신다던가, 2차를 나간다던가, 원나잇을 나간다던가, 이런거는 제 상식선에서는 용납이 안되요.
이 것 관련해서 사귀기전에 진지하게 대화를 나눴던 적이 있습니다.
나는 이런 유흥문화를 절대적으로 지지할 수 없으며, 정말 싫다고. 또 이 나라가 워낙에 유흥문화에 개방된 나라라 더 싫고 불안하다고.
남자친구는, 회사 상사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끌려갈 때는 많지만
자기는 거기서 여자가 따라주는 술을 먹기는 커녕
상사들 노래 찾아주고 탬버린 쳐주고 술 따라주고 접대하느라 그럴 시간도, 생각도 없다고 했습니다.
자기는 보수적이라 여자들이랑 원나잇하고 그런 것도 싫어하고, 2차도 나가본 적 없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 말을 철썩 같이 믿었습니다.
이틀 전 까지는요.
저희가 연휴 때 해외여행을 갔는데, 남자친구 핸드폰이 도난을 당했습니다.
다행히 제 핸드폰은 멀쩡해, 제 핸드폰으로 사진 찍고 좋은 시간 보내고 돌아왔습니다.
다시 돌아오자마자 남자친구랑 새 핸드폰을 사러 갔는데, 거기서 계정 비밀번호가 기억이 안 난다고 제 핸드폰으로 본인 네이버 계정에 로그인을 했고, 그걸 로그아웃을 한다는 걸 잊었나 봅니다.
저는 집에 와서 핸드폰을 보다가 로그아웃이 아직 안된 걸 발견했습니다.
평소 남자친구가 모든 사진을 네이버 클라우드에 업로드 한다는 걸 알고 있었고, 제 핸드폰에 있는 우리 사진들을 전부 자기 클라우드에 업로드를 한 걸 옆에서 봤기에, 혹시나 엉뚱한 사진이 같이 업로드 되진 않았나 하고 확인하기 위해 남자친구 네이버 클라우드에 들어갔습니다.
그게 판도라의 상자였던거죠.
대부분이 평범한 일상 사진들이었지만..
이 나라에 온지 얼마 안 되어서 가라오케에서 여자 끼고 노는 사진들,
그 여자들 허리를 잡고 자기 무릎에 앉혀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들.
아주 옛날 사진들 중에도, 그런 여자들과 키스하는 사진들.
그리고, 저랑 사귀기 전 (연락은 하고 있던 상태)에 남자친구가 혼자 태국을 여행하고 왔는데,
계속 연락 하다가 갑자기 몇 시간동안 연락이 뚝 끊겨서 무슨 일 있나 하고 카톡 보이스톡을 걸어보니,
술 마시러 bar에 왔는데 음악이 너무 시끄럽고 둥둥거려서 진동을 못 느꼈다.
술 좀만 마시다가 들어가겠다. 하고 한 시간 후에 호텔 도착했다는 그 날.
왠 태국 여자랑 밀착해서 같이 셀카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보았고, 신나 보이는 그 사람의 표정이 어찌나 낯설던지..
전부 다 저랑 사귀기 전 사진들입니다만..마음이 좋지 않은 건 어쩔 수가 없네요.
전 여친들 사진도 다 있더라고요.
저도 전 남친들과의 추억을 지우지 않고 보관해 두는 편이라, 그건 이해합니다.
근데..유흥을 좋아하지 않는다던 남자친구의 모습과 절 불안하게 만들지 않겠다고 손 꼭 잡아주던 남자친구의 모습과 거의 헐벗은 낯선 여자의 옆에 앉아 어깨를 끌어안으며 웃는 남자친구의 모습이 계속 겹치니 마음이 너무 힘듭니다.
자기말로는 원나잇을 안 해봤다고 하지만, 그 말도 이제는 믿겨지지가 않아요.
저를 사귀기 전이고, 제가 우연히 본 남자친구의 개인정보들이라,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남자친구가 화를 내며 당장 헤어지자 할까봐서요.
일단 지켜보면서, 나랑 사귀면서도 그러는지 두고 보려고 하는데,
사실,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여행도 잘 갔다 오고 서로 좋아하는 마음도 더 깊어진 것 같았는데, 남자친구의 과거가 자꾸 마음에 걸립니다.
혹시 저와 비슷한 상황에 처하셨던 분들 계시면 조언 부탁드려요.
최대한 차분하게 써보려고 했는데, 사실 마음이 좀 많이 힘든 상태라 두서가 없었을 거 같아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