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대후반 직정인 여성입니다.
제목처럼 사촌언니 결혼식에 가기 싫어요.
사촌언니에 대한 원한은 없지만 고모댁과의 가정사때문에요..
사실 그냥 하소연인데 들어주시면 좋겠네요.
대략 설명드리려는데 좀 길어질것 같아요.
사촌언니의 아버지인 고모부는 몇년전 돌아가신 저희 아빠와 절친한 친구였습니다. 아빠 소개로 고모와 만나셨대요.
제가 아주 어릴 적에, 아빠는 고모부가 설립하실 회사에 연대보증을 섰어요. 당시에 아빠는 사고로 친동생을 잃어 온전한 정신이 아니셨습니다. 알콜중독으로 술만 드셨고,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아빠를 고모부가 억지로 옷을 입혀 데려가 보증을 서게 했대요.
흔한 이야기지만, 고모부의 회사는 망했고 4억의 빚이 한순간에 우리집 몫이 되었습니다.
그 이후 신용불량이 되신 아버지는 직장생활을 짧게 몇번 하시고 대부분은 집에 계시다가.. 몇년 전 병으로 돌아가셨어요.
저희집은 빚더미를 맞은 후 밥한끼 옷한벌 맘편히 못사먹고 못사입고 어렵게 살았어요. 빨간딱지도 몇번 붙고요. 저는 가난에서 벗어나고싶어서 열심히 공부해서 남들 보기 좋은 대학 나왔어요. 장학금받고 대출받고 알바하면서 눈코뜰새없이 학교다녔고 지금은 직장 잘 다니고 있어요. 여유로울 정도는 아니지만 이젠 빚도 없고 학자금도 다 갚았고 엄마 생활비도 드리고 생계가 어렵진 않습니다.
크면서 힘들어서 울기도 많이 울었지만, 부모님께서도 잊자잊자 하시고 고모댁을 원망하면서 살진 않았어요.
그 동안 고모댁이 어떻게 사셨는지도 사실 잘 몰라요. 일이 그렇게 되니 왕래가 없었죠. 미안해서인지 딱한번 댁에 저녁식사 초대받아 갔었는데 아주 큰평수였고 가구들도 다 고급스러웠던게 기억이 나요. 장식장에 비싼 양주있고, 고양이키우고..
이번에 결혼하는 사촌언니는 예고-유명여대 예체능계열 + 그아래 사촌오빠는 해외유학가서 정착하고 살고있어요.
어떻게 그런진 모르겠지만 소비수준이 저희집과는 확연하게 다르긴 했어요.
그리고 이제 사촌언니가 결혼을 한다는 소식을 들으니 왜 불편해지는 걸까요.
저도 알아요. 고모부의 판단으로 같은 시련을 겪은 두 집이지만, 의지가 약한 저희 아빠와 저희 집은 극복하지 못해 어렵게 살았고, 고모댁은 그렇지 않고 (겉보기에는) 잘 살아 보이는게, 탓만 할 수는 없다는것 압니다.
하지만 억척스럽게 살아와 아직도 딸이 옷 한벌 사온 것도 아껴입는 우리 엄마모습, 누가봐도 관리한것 같은 곱디고운 고모의 모습.
내 미래를 스스로 만들지 않으면 아빠같은 삶을 살까봐 전전긍긍했던 예민한 내 모습과 sns만 봐도 좋은것 예쁜것만 보고 자랐을 것 같은 사촌언니 모습.
그 고모댁에 초대받아서 처음 먹어보는 대게를 허겁지겁 먹던 나를 안쓰러워했던 아빠모습이 생각나면서 왠지 화가 나더라구요.
엄마는 그렇게 말씀하세요. 엄청 밉지만 제가 결혼하기까지는 얼굴 내비치는게 어른들끼리 예의다. 너는 가기 싫으면 가지 말아라.
저는 당연히 가기 싫어요. 하지만 엄마 혼자 그 결혼식에 볼품없이 혼자 있는 모습도 싫어서 고민중이에요. 혼주댁에 한마디 할수도 없는일이고..
요약하자면, 한집안 풍비박산 내놓고 잘먹고 잘사는 고모댁때문에 속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