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가 판을 자주 하기에, 그리고 너가 이 글을 보았으면 하기에 처음으로 글을 써본다.
이 글로 떠나간 너가 다시 돌아오길 바라고, 너와 다시 사랑할 수 있길 바라진 않는다.
하지만 너와의 그 마지막, 아름답고 가슴아팠던 이별의 순간에 내 마음과 그 순간을 기억하고자 너에게 닳기를 바라며 글을 써본다.
우리는 운명처럼 만났다.너와 만날 계획이 전혀 없었지만 운명의 장난인지 아니면 필연이였던건지 지인의 소개로 우리는 만났다.2017년 10월, 요즘같이 쌀쌀한 날씨에 처음 만난 너는 수줍음이 많은 아이였다.지인의 차를 타고 내가 사는 곳으로 온 너는 처음 차 안에서 날 보고 수줍음에 어쩔 줄 몰라했지.인사를 하고 밥을 먹으러 이동하려 내 차를 타는 때 내가 처음 너한테 차 문을 열어줬다.넌 부끄러움에 소리를 지르며 "이러지 않아도 된다, 제발 이러지 않아도 된다" 라며 내 차 문을 잡고 한참을 귀여운 실랑이를 했었다.처음 내가 느낀 너는 웃는 예쁜 얼굴로 활발하고 씩씩했고 나는 너에게 점점 호감을 느꼈고 너무나도 판박이인 우리의 음악취향 때문에 같이 음악을 듣다가 난 너에게 고백을 했다.그렇게 우리는 정말 활활 타오름을 넘어 용광로 같이 뜨거운 사랑을 했었다.너와의 사랑 앞에선 왕복 5시간의 거리도 하나도 피곤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그 시간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고 널 보고 싶은 마음에 퇴근하고 너에게 찾아가 새벽까지 같이 있은 후 그 다음날 출근을 위해 새벽에 고속도로 졸음쉼터 차 안에서 쪽잠을 자가며 널 만났다.그래도 좋았다. 너무 좋았다.너와 같이있는 시간, 너와 같이 걷는 시간, 너와 같이 마트 가는 시간, 너와 같이 음악 듣는 시간, 너와 같이 영화보는 시간, 널 내 온몸으로 끌어안고 같이 잠드는 시간그 어느 것도 좋지 않았던 시간이 없었다.
하지만 우리도 사람인지라 조금씩 사귀는 기간이 쌓여갈수록 서로에게 바라는 것들이 생기고, 서로에게 욕심이 생기고, 현실과 이상 그 사이에서 갈등이 생겼다.
어떤 문제에 직면했을 때 긍정적인 부분을 먼저 보는 나와 다르게 너는 부정적인 부분을 먼저 보았다.그리고 그 부정적인 부분 때문에 문제를 이겨나가기보단 쉽게 포기했고, 그 문제가 우리 사이의 어떤 트러블일 경우에는 너는 나에게 이별을 고했었다.사귀는 동안 10번이 넘는 너의 이별통보에 나도 지쳐갔다.그리고 점점 너에 대한 확신을 잃어갔다.결혼을 말하고 원하는 널 보며 나는 연애때도 힘들고 어려우면 다투고 싸우다 포기하는데 결혼은 더 힘들고 고되며 헤쳐나갈 문제 많을텐데 과연 결혼을 말하는 것이 맞는것인가 많이 고민했었다.그래도 내가 긍정적으로 보고 널 타이르고 설득해서 같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면 되니까 너와 함께하는 미래를 그렸었다.
하지만 제일 큰 문제는 너와 나의 집안이였다.아니 정확히 말하면 나의 집안 종교와 너의 집안의 반응이였다.독실한 기독교 집안인 나의 부모님은 너가 교인이 되길 원했고, 너의 집안에서는 너를 교회로 데리고 가려고 하는 우리집안을 매우 많이 못마땅해했다.그럼에도 넌 날 사랑하고 나와 함께 미래를 그리기 때문에 너의 집안의 반대와 가치관을 제쳐두고 나와 같이 교회를 나갔었지..많이 고마웠다. 그리고 미안하다 그때는 그렇게 고맙다 표현을 못해줘서.. 정말 미안하다....
결국 어려운 상황 속에 우린 또 다투게 되었고, 이번엔 내가 헤어짐을 고했다.계속된 너와의 트러블과 성격의 차이 때문에 나는 결국 헤어짐을 이야기하고 말았다.그렇게 헤어진 상태로 추석을 맞았고, 너는 너의 집에 가서 언니들과 형부들에게 엄청나게 시달려야했다."얼른 정리해라.", "아직도 정리 안했냐""사람이 좋아도 교회다니는 사람들은 은연중에 그런게 나타난다."
그렇게 넌 홀로 외롭게 너무나도 힘든 추석을 지냈다.
추석이 지난 후 너에게 다시 연락한 나는 전과는 너무나도 다른 단호하게 변한 너에게 많이 당황했다.나와의 잦은 트러블과 다툼과 집안의 심한 반대때문에 진심으로 헤어지기로 마음먹은 너는 정말 차갑게 변해있었다.너를 다시 잡고자 퇴근하고 너에게 달려갔고, 만나서 이야기하며 서로의 눈물을 본 우리는 아직도 서로를 사랑하고 있었다.그렇게 너와 밤을 새우고 다시 생각해보겠다는 너의 대답을 기다리며 출근했던 나는 조금 일찍 끝나서 근처 아울렛에서 너가 사고싶어하던 옷을 보고있었다.그 때 너에게 온 카톡은 '우린 결국 다시 사귀어도 변하지 않을 것이며, 우리집안 역시 더욱 더 변하지 않고 오빠를 받아드리지 않을 것이다. 미안하다. 그만하자' 라는 카톡이였다.
나는 그 카톡을 받고도 인정하고 싶지 않았고 그 문제에 정면으로 부딪쳐서 해결하고 싶었다.그래서 또 너에게 찾아갔다.전날보다 더 단호하게 변한 너는 날 만나려하지도 않았다.나는 너의 집 앞에 앉아 아무 생각 없이 멍해진 머릿속에 생각들을 정리하고 있었다.집 앞까지 찾아온 내가 또 못내 신경쓰였는지 넌 결국 집 밖으로 나왔다.편한 복장에 머리를 질끈 묶고 나온 너에게 벗어준 내 모자와 내 후드집업은 사귈때와 여전히 똑같았고 쌀쌀한 날씨에 손이 차가워지는 너에게 매번 챙겨줬던 따뜻한 음료도 똑같았다.
달라진 것은 더 안좋아진 우릴 둘러싸고 있는 상황들 뿐이었다.
우린 그렇게 놀이터 그네에 앉아 이야기 했다.우린 애써 무거운 분위기를 바꾸려 행복했고 밝은 추억들을 이야기 했다.내가 라디오에서 나오는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녹음해서 처음 보내준 노래 'Falling Slowly'내가 너에게 처음 만난날 처음했던 약속 '처음만 자동차문 열어주는게 아니라 계속 열어줄 거'너가 맨날 묻는 질문 "오빠는 나 언제까지 사랑할꺼야?"에 내 답 "85살까지만 사랑하고 그다음부터는 노인정에 이쁜 할망구 있으면 바람필꺼야" 라는 이야기
사진첩에서 옛날 사진을 보는 것 마냥 우리의 예쁜 추억들을 하나씩 꺼내보고 있었다.그렇게 우리는 또 서로 사랑하고 입맞추고 있었으며, 마지막까지 우린 우리의 방식대로 뜨겁게 사랑하고 있었다.
내가 한 장난 같은 말 "그럼 이제 28살되니까 나랑 헤어지면 선 봐야되는거야?" 라는 말에그 때 어렵게 당신이 말을 했다.엄마가 선 보라했다고.... 나랑 헤어지고 선 보고 내년까지 사귀고 있으면 결혼시킬거라고....
그 때 난 알았다.정말.. 우리가 이제는.... 진짜 정리를 해야되는 거구나.......그렇게 어두워져만 가는 내 표정을 보고 너는 "그래도 나중에 나 다시 만나야해~?" 라는 말에"85살에 노인정에서 널 만나서 연애해야겠네.. 근데 모르겠네 나는 85살까지만 사는게 소원이라서...." 라고 하는 나의 대답에"그럼 80살에 만나자...." 라며 눈물 짓는 널 보며 내 마음은 그 어느것보다 갈기갈기 찢겨져 나가고 있었다.그렇게 울고 있는 널 이제는 보내야 할것 같아서 "78살 할망구! 이제 들어가자!" 라고 했더니 너가 고개를 숙인채 나에게 안기며 안아달라고 했다.
하지만.. 난 안을 수 없었다....이제는,,,, 널 보내줘야 할 걸 알기 때문에....그리고 내가 널 안아버리면 내가 널 더 놓지 못할걸 잘 알기에.... 널 안아줄수가 없었다...
집으로 들어가는 길에도 항상 걷던 너의 옆이 아닌 너의 뒤에서 고개 숙인 너의 뒷모습만 보며 걸었다..그렇게 집 앞까지 걸어갔고 너는 나에게 마지막 인사도 하지 못한 채 내 곁을 떠났다...
너가 집에 들어간 후에도 난 너의 집 앞에 앉아서 돌이 된 망부석 마냥 너의 집 창문만 보고 있었다.차에 시동을 걸고 이제는 떠나려해도 못내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너의 집 주변을 3번이나 돌았다.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 라디오에서는 정말 영화같이 Falling Slowly가 흘러나왔고, 그 노래가 끝난뒤 나온 사연은 5년 사귄 남자친구와 집안 반대로 헤어졌는데 아직도 서로 많이 사랑하고 있어서 힘들다는 우리와 정말 판박이 같은 사연이였다..
눈물이 흘렀다.눈물이 멈추지가 않았다.태어나서 제일 많이, 오랬동안 울었던 것 같다,집에 도착해서도 우는 얼굴로 엘레베이터에서 누굴 만나진 않을까집에 들어갔더니 일하고 있는 사촌형에게 우는 얼굴이 들킬까 눈물을 훔치고 충혈된 눈은 잠을 못자서 죽겠다며 하소연하듯 말을 흘리고 도망치듯 화장실로 들어왔다.행여 우는 소리가 들릴까 음악을 틀고 물을 틀어놓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씻고 나와 시체처럼 잠만 잤다..너의 빈자리를 느끼기 싫어 악몽을 꾸며 미친듯이 계속 잠만 잤다.하지만 이내 공허함은 눈물과 같이 찾아오고 나는 점점 절망의 늪으로 빠져들어가고 있다.
잊어야지.. 하지만 잊을수 있을까
글 처음에 이 글로 인해 너가 다시 돌아오고 너와 다시 사랑할 수 있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썼지만,,정말 마음에도 없는 소리인 것 같다.
맨날 인스타를 보며 "오빠 이 여자 엄청 이쁘지 않아?" 라고 묻는 너는 인스타의 어떤 여자들보다 나에게 예쁘고 아름다웠으며맨날 나에게 "아 오빠 나는 진짜 오빠한테 집착하는 걸까?" 라고 묻는 너는 내가 여태까지 받아보지 못한 제일 크고 깊은 사랑을 나에게 줬으며내 옆에서 코를 골며 자던 너는 그 누구보다도 사랑스럽고 아름다웠다.
내게 돌아와달라고 이제 더 이상 이야기하지 못하지만, 난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께...돌고 돌아 쉴 곳이 없으면 다시 돌아와도 괜찮아.....
만약에 다른 쉴 곳을 찾게되면,,,나중에 78살 때 노인정에서 만나.. 그때도 처음처럼 내가 너에게 다가갈께.
많이 사랑했고, 사랑하고, 조금만 더 그리워할께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