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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기꾼입니다.

우니 |2019.09.27 03:27
조회 247 |추천 1
글을 적기 전에 동정 받으려고 쓰는 글이 아닌 걸 밝힙니다.
글이라도 적으면 그냥 우울한 게 조금은 없어질까 생각했습니다.
저는 23살 입니다. 이 나이에 이제 전과범이 됐죠
촌에서 어렵게 살았지만 양팔 다리 다 멀쩡하고 부모님과
할머니 누나에게 지원 받으며 살았습니다.
어릴 때는 약한 제가 원망스러웠습니다. 우리 어머니. 제가 없을 때 부모님 다 잃으시고 공장에서 일만 하면서 모은 돈 들고 아버지한테 시집 왔습니다. 할머니는 엄마만 구박하시고 아버지랑 싸움 할때면 안그래도 무너가는 집 창문이랑 티비 다 깨져있고 방바닥엔 핏자국만 있고 엄마는 괜찮다 괜찮다.. 누나랑 부둥켜 안고 울면서 엄마 우리가 꼭 호강시켜 드리자 했습니다.
누나가 고등학교 들어가면서 저한테 그랬습니다. 기숙사 가야하는데 그래도 내가 집에 있어서 다행이라고
제가 고등학교 들어갈 땐 격주에 한사람씩 집에 왔습니다.
주말에 와서 아버지 농사일 도와드리고 엄마 안마해주고 그랬습니다. 엄마가 맨날 아파하면 누나랑 나는 어쩔 줄 모르고 울기만 했습니다. 어릴 땐 누나가 울면 따라 울었었는데.. 티비를 수도없이 바꾸고 울면서 엄마한테 제발 어디 가라고 했습니다.
나 20살되면 찾아간다고 어디가라고 누나는 아버지랑 말도안섞었죠 수년동안. 그래도 우리어머니.. 아버지.. 제가 고등학교 졸업할때쯤 아버지 성격이 유해지시더라구요. 덕분에 관계가 좀 개선 된다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뭔가 안심이 되어서인지 그렇게 느끼기 시작한 지 얼마 안되었을 때부터 집에 가기가 싫었습니다.
촌구석에 박혀서 일하기도 싫고 어머니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나는 게 그게 싫었습니다. 항상 말 잘 듣고 착하다착하다 얘기 듣고 살았었는데.. 그리고 친구들과 방황을 했습니다.
도박. 관련해서 사기도 치고 도박도 하고 그랬습니다.
처음엔 마냥 좋았습니다. 그냥 돈많고 놀 수 있다는 사실이.
집안사정 뻔히 아는데 적어도 집에 돈 달라 말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비참해지지 않고 좋았습니다. 그리고 통장엔 3천만원 찍혔습니다. 고3때 말입니다. 허탈하더군요. 우리 어머니,, 아버지가 하는 농사일 새벽5시되면 쫓아 다니시면서 어깨가 단단해져서 안마하는 제 손이 아플 정도로 열심히 해도 농산물 잘 팔아야 1년에 이돈 버는데, 이깟 돈이 뭐라고 이렇게 아픈지.
어차피 평생 먹을 돈 안된다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더 크게했죠 2억. 만들기 직전에 다 사라졌습니다.
죗값 치루고 20살 되고 군대 다녀 왔습니다.
방황하다 또 사고를 쳤습니다. 도박에 빠져서 빚만 1500을 지고
휴대폰도 안되는 상황에 5만원을 사기 쳤습니다.
합의금 15만원 주고 최소벌금 30만원. 어머니 가슴에 못 박았습니다. 천천히 갚다보니 계속 빚이 눈앞에 아른거려 미치겠더군요
이럴 시간 없는데,, 아직도 고생하는 어머니.. 아버지.. 빚도 많으셔서 나라도 많이 벌어야 하는데..
결론은 또 했습니다. 빚이 더 불었더군요. 다시 휴대폰도 정지
그러다 다시 16만원의 사기를 쳤습니다. 네 압니다. 살아갈 날에 비해 돈도 아닌거 그 돈 받아본 저 너무 잘 압니다.
그리고 몇일 안되서 저 키워주신 친할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연세가 85세. 다들 호상이라 합니다. 아버지가 맞상주 제가 상주 섰습니다. 너무 울어서 눈도 잘 안 보이더라구요.
할머니는 아프셔서 사경을 헤매실 때 하나밖에 없는 손자는 사기나치고 도박에 미쳐서 허우적 거리는데 다들 호상이랍니다. 이게 쓰레기가 아니면 도대체 뭐가 쓰레기일까요
도저히 살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어머니 사진만 봐도 눈물이 나오고 누나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납니다.
죽기 전에 잔고 탈탈 털어서 이미 신고하신 16만원의 피해자분께 받은지 일주일 후에 20만원을 돌려 드리고
생명보험을 확인했습니다. 돈 얼마 안되더라구요. 목숨값치곤 좀 싸다 했지만 저같은 놈한테 그런 돈 나오면 괜찮은 편이죠.
무서워서? 아니면 죽기싫어서인지 쓰레기인 저는 장문의 톡을 누나에게 보내고 근처 아파트 옥상으로 갔습니다. 3시간동안 울면서 밑을 보다 떨어지려 하니 문득 자살은 보험수당이 안 나온다는 게 생각났습니다.
그래.. 다른걸로 죽자..
대로변으로 갔습니다. 쌩쌩 달리는 차 앞에 서니까 무섭더라구요.
수십번은 더 뛰어들었다가 다시 나오고 엽기적인 짓만 반복 했습니다.
죽을 용기도 없는 쓰레기.. 밖에서 반나절을 있다가 집에 갔습니다. 누나가 저한테 그럽더군요. 니 그렇게 죽으면 나 너 평생 기억 안한다. 가족 마음에 대못박고 우리엄마 너 자살하면 살 수 있을거 같냐고.
머리가 좀 큰 이후로 슬픈 영화를 봐도 한번도 안 울었는데..
어머니... 듣자마자 너무 슬퍼서 펑펑 울었습니다.
너무 횡설수설 했네요. 곧 있으면 경찰서에서 조사 받으러 오라 할텐데 이제 전과2범이 되겠네요. 너무나도 반성하고 있습니다.
이젠 징역을 살 수도 있겠네요.. 죽으려 했던 놈이 뭐가 무섭겠냐만은.. 살아도 될까요.. 빚더미에 다른사람에게 피해나 주고
어머니 가슴에 못박고 가족들 마음에 구멍내고 할머니까지 잡아먹은 제가 살아도 되나요.. 무섭습니다..
사랑한다고 말 한번 못해줘서 미안해 엄마
추천수1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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