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인 너를 좋아했다, 아니 좋아한다.
작년 가을 너를 처음 알게 되었고, 늦가을 급격히 친해지게 되었지.
술도 마시고, 이런저런 얘기도 하며 추억을 쌓던 우리 사이가 난 우정에 그칠거라고 생각했다.
다른 친구들보다 서로에게 더 각별했기에, 난 깊은 우정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고.
너와 좋은 추억을 쌓으면서 너에게 다른 감정은 느끼지 않을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어느순간 너가 다른 여자랑 있는 거 보면 괜히 샘나서 틱틱거리기도 했고, 너를 더 못되게 굴기도 했다.
그럼 언젠가는 내 마음을 알아줄것만 같아서.
그래서 그랬다.
나와 친구하면서 넌 여자친구를 만들었고, 난 아무렇지 않은 척 오래가라 하며 마음에도 없는 말을 건넸다.
나에게 연애 상담 할 그 순간들이 눈에 훤하다는 걸 알면서 말리지 못했다. 좋아한다 말하지 못했다.
남들보다 서로를 더 챙겼고, 속상한 일, 좋은 일 있을때면 제일 먼저 생각나서 만나는 그런 사이였기에 남들이 보기엔 “사귀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가까웠던 우리.
이제는 나도 내 마음을 어떻게 숨겨야 할지 몰라, 너에게 어느정도 내 마음의 대한 표현을 했다. 그게 티가 났나보다.
너에게 “나 좋아하지” 라는 말을 들었을 때 머리가 띵하고 아파왔고, 가슴이 먹먹했다.
내 마음을 들켜서 너와는 친구 조차도 못하게 될까봐 그게 제일 두려웠다.
좋아하는 마음을 숨겨가며 너를 친구로 대했기에 항상 너의 그 다정함을 받을 수 있었고, 너에게 아무렇지 않게 고민상담을 할 수 있었고, 심심할 때 만나서 힐링도 할 수 있었다.
지금은 너가 여자친구가 있고, 나 또한 너의 그 사랑을 응원하기에 서운함을 표현할 수 없다.
한번 사귀면 오래가는 너의 성격을 잘 알기에 기회도 못 본다. 그게 제일 슬프다.
너가 나에게 자길 좋아하냐 물어봤을 때 좋아한다고 할 걸, 아주 많이 사랑한다고 할 걸, 너무 보고싶다고 할 걸.
너무 늦었다. 처음부터 너와 친구가 아닌 남녀 사이로 봤다면 우리 사이가 달라졌을까. 괜한 것들을 끼워 맞추며 합리화 시키는 나도 참 바보같다.
이번 연애도, 너가 상처 받지않게 예쁜 추억들 많이 만들어갔으면 좋겠다. 내 진심은 이게 아니지만, 이것 또한 내 진심이길 바란다.
너를 좋아했다, 좋아한다, 좋아하게 됐다.
친구인 널 좋아하게 돼서 미안해, 내 마음 못 숨겨서 미안해,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해, 항상 행복하길 바랄게.
어쩌면 헤어져서 친구 이하 되는것보단, 이 사이가 더 나을수도 있으니 용기가 날때까지만 내 마음 잘 숨겨가며 너를 친구로 대해볼게. 좋아하는게 아닐 줄 알았는데 좋아하는거였어. 그래서 그랬어. 너가 싫어서 그런게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