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널 많이 사랑한건 아니었다. 너보단 내 자존심이 중요 했으니까. 그럼에도 사람들은 네가 더 못됐다고 하는데, 아마 이별 후에도 아무렇지 않아보이는 네 모습 때문이겠지. 그래서 나도 잠시남아 널 증오했었다. 나만 힘들어하는게 야속해서. 끝도없이 널 미워하고 증오했다. 미워하기라도 하면 쉽게 잊을 수 있을 거 같았는데 돌아오는 건 내가 울고 화나고 슬퍼할 동안에도 변동 없는 너의 감정들에 다시 울고 슬퍼하는 것이었다. 이젠 그만하고 싶은데, 이 허함을 채워줄 사람도 자신도 없고, 너무 지치는데 나아질 기미도 안 보인다. 이제는 사귈때 못 해주진 않았지만 잘해주지도 않던 순간들이 생각나고, 서로 재기만 했던 순간들이 후회된다. 아, 또 하나 너와 헤어지고 병이 생겼다. 지나가는 사람들 한명 한명 상상해보는 병. 그 분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저 분이라면 저 사람이라면 널 잊고 행복해질 수 있을까? 라는 상상들. 답은 항상 아니었다. 어떤 사람들 봐도 심지어 내게 잘해주는 사람이 와도 사소한 것 하나하나 너와 비교하게 되더라. 나 이제 연애 못 하겠구나 싶었다. 내 인생의 일순위는 항상 사랑이었고, 사랑하고 싶었고, 운명적인 사랑을 꿈꿔 왔는데, 모르겠다 내 꿈이 진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일어날 운명적인 사랑이 기대가 되지 않는다. 누가와도 설레지 않을 거 같은 기분이다 지금은. 그래도 다행인건 사랑을 아예 믿지 못 하진 않는 다는거다. 불신이 생긴건 아니다. 그건 정말 다행이다. 다행임에도 너가 아니라. 너는 아니라 그게 더 슬퍼져서 나도 모르겠다. 이제 많이 무뎌졌는데, 잊혀지진 않고 무뎌질 뿐이라는게 절망스럽다. 그래도 괜찮다. 더 나아질테니까. 정말 괜찮다. 내일은 더 잘 할 수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