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있는 귀신을 쫓아낸다며 주술의식을 하다가 20대 여성을 죽게 만든 무속인이 첫 공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다. 또 주술의식을 의뢰하고 무속인을 도운 피해자의 아버지도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28일 오전 전주지법 군산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해덕진)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무속인 A씨(45·구속)는 “잘못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A씨의 변호인은 “피해자의 부모가 퇴마의식을 부탁해서 한 것”이라며 “모든 과정은 부모와 함께 했다. 가혹행위 등은 없었다. 퇴마의식에 집중한 나머지, 피해자 보호를 소홀히했다”고 말했다.
A씨와 함께 법정에 선 피해자의 아버지 B씨(64·불구속)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6월15일부터 18일까지 전북 익산시 모현동 A씨의 아파트와 충남 서천군 금강유원지 등에서 주술의식을 벌이다가 C씨(27·여)를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로 기소됐다.
주술의식은 C씨의 부모가 A씨에게 의뢰하면서 이뤄졌다.
조사결과 A씨는 C씨의 손발을 묶고 얼굴에 뜨거운 연기를 쐬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통을 호소하며 “그만하라”는 C씨의 외침은 무시됐다.
또 귀신을 쫓아내기 위해선 굶주려야 한다며 음식물을 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옷을 벗긴 뒤 온몸에 ‘경면주사‘도 발랐다. 심지어 화상으로 인해 생긴 수포에도 경면주사를 바른 것으로 확인됐다. 경면주사는 부적에 글씨를 쓸 때 사용되는 물질을 말한다.
C씨는 주술의식으로 인해 의식을 잃었고, 결국 탈수와 흡입화상 등으로 사망했다.
C씨의 부모는 6월18일 오전 10시께 “딸이 숨을 쉬지 않는다”면서 119에 신고했다.
출동 당시 C씨의 얼굴 등에 붉은 물질이 묻어 있는 점을 이상하게 여긴 경찰은 수사에 착수, 주술행위로 인해 C씨가 사망했다는 인과관계를 밝혀냈다.
A씨는 앞선 경찰조사에서 “C씨의 부모들 때문에 C씨가 숨졌다”고 주장했으며, B씨 등 C씨의 부모들은 “무속인이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다”며 혐의를 서로 부인했었다.
다음 재판은 12월19일 오전 11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