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볼 수 있을 진 모르겠지만
곧 대학 동기 결혼식인데
그 애도 온다고 하니 며칠 전부터 계속 신경 쓰이고
문득문득 또 옛날 생각이 나서 욱하게 되네요.
남친 있다는 소식 들었는데 신기하기도 하고 전해주고픈 것이 있어서 글 씁니다.
그 애 남친분께.
저는 대학교 같은 과 동기 무리들 중 당신의 여자친구와 가장 친했고
3학년 때 학교 앞에 아주 넓은 원룸을 얻어서 같이 자취했습니다.
약 8개월 만에 남보다 못 한 사이가 돼서
정신적 금전적 피해 입고 갈라섰어요.
저는 미리 같이 살아봤으니 혹시나 결혼을 생각하실까 하여 선배로서(?) 조언 드립니다.
1.빨래 똑바로 하세요.
어느 날 저는 뜬금 없이 "야. 빨래 똑바로 안 하냐?"라는 공격을 받았습니다.
무슨 말이냐 물으니 내용은 이랬습니다.
본인 습관이 양말 한 짝을 다른 한 짝 안에 말아 넣어서
동그랗게 한 덩어리를 빨래통에 내어 놓는 건데,
그걸 제가 빨래할 때 분리하지 않고 그대로 돌려서 화가 난거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너무 얼척 없었지만 정말 몰랐기 때문에(알았다고 해도 그걸 제가 하는 게 말이 안 되지만)
'검정 빨래만 제외하고 나머지는 빨래통 통째로 들이부어서 몰랐다.'고 했으나
"모르는게 말이 되냐"라며 쏘아 댔고
저는 "아니 그럼 니가 처음부터 펴서 넣으면 되잖아"했더니
카랑카랑한 그 특유의 말투로
"난 이게 습관인 걸 어떡하라고ㅡㅡ"라고 하더군요.
빨래하기 전 빨래통 뒤적여서 양말 뭉텅이 있는지 확인하세요.
안 그럼 예민하거든요. 똑바로 하시길 바랍니다.
2.설거지 무조건 어떤 이유로든 꼭 다 하세요.
제가 설거지 할 때였는데 다른 건 다 씻었고,
마지막으로 밥솥통에 밥알이 잘 안 씻겨서
불려놓느라 물을 가득 담아놨습니다.
걔가 보더니 이거 뭐냐고 당장 씻으라더군요.
제가 '잘 안 씻겨서 불려 놓는 중이다'고 했으나
"이렇게 싸질러 놓는 거 질색이다"며 지금 당장 씻으라고 그 물을 다 엎어 버리더라구요.
물에 불리는 거 허용 안 됩니다.
무조건 바로 바로 다 씻으세요.
3.절대 울지 마세요.
싸우다가 제가 여러 번 울었는데
초반에는 그냥 찌푸리고 짜증 내다가
나중에는 경멸하는 눈빛으로 '아 제발 좀 질질 쳐짜지마. 쳐듣기 싫어 죽겠네 진짜.' 하더라구요
저는 친구한테 저런 말 들어본게 처음이라 너무 충격과 상처를 받았고
충격이 커서 그런지 6년이 지났지만 그 말을 들었던 장소와 날씨, 분위기 아직도 기억 납니다.
그리고 지금에야 '쳐~'를 붙이는 걸 많이 볼 수 있지만
그 땐 그런 말을 안 썼거든요. 걔한테 처음 들었습니다.
아무튼 질질 쳐짜지말라는 소리 듣고 싶지 않으시다면 울지 마세요.
4.데이트에 늦어도 뭐라 하지 마세요.
걘 약속을 잡아놓고 미루거나 깨는게 일.상.이었습니다.
남친이든 친구든 선배든 뭐 모든 약속이 다 그랬어요.
예를 들어 분명 약속이 7시라 했는데 6시 30분이 되도록 씻지도 않고 폰 보면서 누워있길래(심지어 준비도 엄청 오래 걸림)
약속 아니냐고 하니까 "아 너무 귀찮아....아!!!! 취소할까"라며
최대한 버티다가 1.약속에 늦거나 2.취소하거나 했습니다.
것도 2번일 때는 상대에게 거짓 이유를 들어가며 미안하다 하고는
취소가 확정 되고 "아싸~~!!!"하며 좋아했던 앱니다.
그 상대가 저도 아는 사람일 때는...하 이걸 말해줄 수도 없고
안타깝긴 하고 그런 적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성격이 뭣...아니 좋지 않았는데
남친이 있었던 적이 있어요.
남친이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그 날도 어김 없이 한참 버티다가 늦게서야 준비 시작하고
것도 늦으면 좀 빨리빨리 대충 하고 나가지, 천천히 할 거 다 하느라
기다릴 상대방이 안타까운건 늘 지켜보는 저였습니다.
결국 30분이나 늦어서 "다녀올게"하고 나갔던 애가
몇 분 만에 다시 돌아오길래 뭘 두고 갔나 했지만
씩씩거리며 아예 눕길래 왜 그러냐 했더니
자기 보고 늦었다고 해서 기분 나빠서 올라왔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람 30분 기다리게 해놓고(것도 처음도 아님)
늦었다고 한 마디 했다고 기분 나빠서 집으로 들어오는...대단한 애였죠.
그러니 늦어도 절대 뭐라 하지 마세요.
5.낙법 익히세요.
걔와 갈등이 절정에 다달아서 몸 싸움을 하던 날
화장실 문이 열려있었는데
저를 그 화장실 쪽으로 힘으로 밀어부쳐서
뒷걸음으로 다다다 밀리다가 화장실 턱에 탁 걸린 다음
그대로 화장실 바닥으로 뒤로 넘어갔습니다.
상상이 되시나요.
저 본능적으로 머리를 들고 등으로 넘어져서 천만다행이었지,
방바닥도 아니고 화장실 바닥에 머리로 부딪혔으면...
상상도 하기 싫습니다.
이건 시간이 지나고 아무리 생각해도 살인미수에요.
그러니 낙법을 익혀 두시거나
화장실 문은 꼭 닫아두시거나
화장실 턱을 없애시기 바랍니다.
물론 남자라서 힘으로 안 밀리시겠지만요.
6.물건 없어지면 일단 사지말고 물어보세요.
당시 화장에 관심도 없고 잘 할 줄 몰랐던 저는
틴트가 딱 하나 있었고, 어느 순간 안 보여서
몇 날 며칠을 찾다가 새로 하나 샀습니다.
나 OO에서 틴트 샀다고 친구한테 보여주는데
걔는 'OO에서 틴트 사는 사람도 있구나ㅋㅋㅋㅋ'하면서 비꼬더니 근데 왜 샀냐길래
내 틴트가 며칠 전부터 안 보여서 샀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거 나한테 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power 당.당.
심지어 걘 그 때 선물 받은 세트까지 포함하면
입술에 바르는 것만 6~7가지는 됐는데
남의 떡이 커보이는건지 제껄 쓰고는
너무 당당하게 자기한테 있었다며 미안하단 말도 안 했습니다.
그러니 혹시 본인 물건이 없어져도
일단 사지 마시고 걔한테 있는지 물어본 다음,
걔가 가져갔더라도 사과 들을 기대는 하지 마세요.
7.싸우고 잘 때 조심하세요.
원룸 옵션으로 침대 하나 있었는데
구조물 빼고 매트리스만 남기고 매트리스 하나 더 구해서
두 개 나란히 붙여서 잤습니다.
아무리 밤 중에 몸부림을 친다 해도
약 7~8개월 간 서로의 매트리스에 넘어온 적이 없었는데
싸우고 자다가 저 새벽에 3-4번 깼습니다.
자다가 어딘가에 발로 '퍽'하고 맞아서 아파서 깨보면
갑자기 자연스러운 척 굴러가서 뒷통수 보이게 돌아눕고
짜증나지만 비몽사몽 정신 없는데다 새벽이라서
혹시나 실수일 수도 있으니(개뿔) 다시 잠을 청했는데
또 발로 차여서 깼습니다ㅋㅋㅋㅋㅋ
짜증나서 "아씨... 야. 야ㅡㅡ" 몇 번 불러도 자는 척 하더라구요
그렇게 새벽에 세,네 번을 깨고 울분이 잔뜩 쌓여서 아침에 일어나서 따졌습니다.
"야. 새벽에 일부러 그런거지."하는데
만약 진짜 결백하다면 무슨 말이냐고 되묻는 표정이 있을텐데
그런 거 전혀 없이 "뭐."하고 피하길래 계속 쏘아대니
"그럼 니가 매트리스 떼고 자든지ㅡㅡ"라더군요.
그 말에 확신해서 계속 쏘아대니까
노려보며 입 닫으라고 한 마디만 더 하라고 경고하더니
결국 저한테 와서 선빵을 날렸고
그렇게 몸 싸움 한 게 그 화장실 바닥 그 날입니다.
참고로 걔가 고등학생 때 친구들끼리 경찰서 간 적 있다고 했나? 오래 돼서 이건 정확하진 않지만(+곱씹어보니 맞는 것 같아요)
싸움의 팁을 아는 건지 얼굴만 집중 공격해서
저는 1초당 2회 속도로ㅋㅋㅋㅋ아주 빠르고 일정하게 주먹으로 계속 얼굴을 맞았고
몇 시간 후 얼굴에 멍 올라왔습니다.^^ 며칠 갔어요.
얼굴에는 멍 들고, 화장실 바닥에는 등으로 넘어져서 온 몸에 몸살 와서
수업도 못 가고 이틀은 누워 있었어요.
그러니 자다가 깨기 싫으시다면 싸운 날은 따로 자는 걸 권유 드립니다.
싸울 때도 얼굴은 꼭 보호하시구요.
다 쓰려면 너무 많아서 큼직한 것만 기억 나는 대로 썼어요.
걔랑 저랑 동아리도 같았는데
걔 성격 다 알아서 평소에도 선배들이 "니가 고생이 많다."라고 해줬고
남보다 못 한 사이로 갈라졌을 때도 저보고 고생 많았다며 위로 해줬습니다.
물론 지금은 저런 모습 안 보일 수도 있겠지만
사람은 쉽게 변하는 거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혹시나 결혼식 때 같이 오실진 모르겠다만
저는 님 여자친구가 꼴도 보기 싫어서 웬만하면 쳐다보지 않을 예정입니다.
아무튼 저는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