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에게 소중한사람
창문틈으로 햇살이 흘러나와 혜림의 얼굴을 비추자 스스륵 잠이 깬 그녀는 사방을 둘러보았다. 눈을 떠보니 그녀는 낯선곳에 누워있었는데 자신의 팔쪽에는 주사바늘이 꼽혀져 있었다.
“어 혜림씨 일어났어요.”
현승이 화장실에서 얼굴을 씻고 나왔는지 수건을 들고는 자신쪽으로 다가왔다.
그러고 보니 어제 현승에게로 전화건 자신의 모습이 어렴풋이 생각이 났다.
“병원이네요.”
“어제 혜림씨 많이 안좋았어요.”
“사실 아침부터 열이나고 머리가 아팠어요.”
"담당선생님이 감기몸살 증상이 보인다고 하더군요. 몇일 쉬면 괜찮아질겁니다. 이번 참에 혜림씨 몸조
리좀 해야겠어요.“
현승은 일부로 무서운 선생님이 학생을 꾸짓는 표정을 지어보이고는 그녀에게 따뜻한 물한잔을 건네었다.
“이거 한번 마셔봐요. 속이 따뜻해질겁니다.”
“현승씨”
“아무말 하지 말아요.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지 않을께요. 그냥 지금 혜림씨 몸 생각만 해요.”
갑자기 그의 행동에 혜림은 눈물이 핑 돌았고 그에게 들킬세라 돌아서 뜨거운 물을 마시기 시작했다.
“누나”
누군가가 덜컹 병실문을 들어서자 놀란 혜림은 그쪽을 쳐다보았는데 민석과 주영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둘이 같이 왔네”
“오다가 민석이 만나서 같이 오는 길이야.”
주영은 혜림쪽으로 오자마자 친구의 손을 잡았다.
“뭐하러 와. 오늘 집에 갈건데”
“너 뭐하나 와봤다.”
“그럼 전 이만 가볼께요.”
현승은 그들이 오자마자 자신의 옷을 주섬주섬 챙기더니 나갈 준비를 하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아 그래요. 고마워요.”
혜림이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자 현승은 재빨리 그녀를 만류하고 문쪽으로 걸어갔다.
“혜림씨 오늘 푹 쉬어요. 그리고 주영씨 오늘 혜림씨 좀 잘 보살펴줘요.”
“현승씨에게 한소리 듣기 싫어서라도 잘 챙겨줄꺼니까 걱정 단단히 붙들어 매세요.”
“하하. 네 전 갑니다. 민석아 누나 잘 보살펴라.”
“알았어. 형 내가 앞까지 데려다 줄께”
현승과 민석이 밖으로 나가자 혜림은 다시 자리에 누웠고 주영이 기다리고 있었다는듯이 그녀에게 잔
소리를 해대기 시작했다.
“이 바보야. 그렇게 몸이 안좋으면 진작에 병원에 가야지. 그렇게 곰같이 참고 있으면 누가 알아준다고
그러냐”
“칫. 병원 오고 싶어서 참았다. 왜”
“기집애 말하는 것 하고는.......참 아침부터 한성진씨가 너 찾더라. 이사님 말이야”
“그래...?.”
혜림은 그저 말없이 창문밖을 쳐다보았다.
“이제 놀라지도 않네. 너 그사람 하고 도대체 무슨 사이야? 모르겠다라는 무성의한 말은 하지말고”
“글쎄....사실 그 사람 처음에 너무나 싫어했던거 사실이야.”
주영은 혜림의 말을 귀담아듣기 위해 의자를 그녀의 앞쪽에 당겨 앉았다.
“그런데...언제부터인가 그 사람만 쳐다봐도 떨리고 가슴이 답답해지기 시작했어. 분명 난 그 사람 좋아
하지 않는다고 스스로에게 몇 번이고 말하는데도 그 앞에만 서면 내 머릿속은 바보멍청이가 되어버려”
“으이구. 사랑에 빠진 초기 증상이군”
주영이 그런 친구의 얘기를 듣고는 고개를 가로질렀다.
“미쳤니. 그 사람 사랑하게”
“이보세요. 지금 네 얼굴엔 난 사랑에 빠져있다 라고 써 있어.”
혜림은 너무나 놀란 주영의 말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강한 부정을 하고는 붉어진 자신의 뺨을 두손으로 감싸쥐었다.
“스스로에게 솔직해져봐. 몇주전까지 한성진씨 다쳤을때 네가 손수발해야 한다고 저녁마다 갔잖아. 넌
그 시간만되면 초조해하고 긴장해 있더라. 근데 그때의 네 표정 전혀 나빠보이지 않았어. 아니 더 솔직
하게 말하면 연인을 만나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는 표정이었지”
“내가?”
“그래. 이 바보야”
그녀는 혜림이 손바닥을 툭 치고는 재미있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근데 혜림아.”
갑자기 진지하게 자신을 부르는 주영의 목소리에 혜림은 그녀를 응시했다
“난 말야. 사실 한성진이란 사람 못믿겠어. 그 사람 소문에 의하면 여자관계도 복잡하다고 하더라. 차라
리 너한테 현승씨가 더 어울린다고 생각해”
“나도 알아. 현승씨가 예전부터 남다르게 날 대한다는걸 말야. 알면서도 모르는척 하고 있었어.”
혜림의 눈빛은 현승을 떠올리자 다시 슬퍼졌다.
“그럼 서로 잘해봐. 현승씨는 정말 좋은 사람 같더라”
“나도 그 사람 좋아해. 그 사람과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져. 우울했던 기분또한 나아지고. 근데 문제는 너
무 편안하단 말이지.”
“야....편안한 사람과 결혼해야 행복한거라구. 난 현승씨 같은 사람이 딱 좋은데”
“후훗, 그럼 진우씨는? 나 오늘 진우씨에게 일러줘야지..”
“진우씨 다음으로 현승씨 좋아한다구...끝까지 들어야징~~”
주영이 계속 놀리는 혜림의 입을 틀어막기 시작하였고 곧 그들은 한참동안 웃음을 터트렸는데 그후 혜림의 마음도 어느정도 풀린 듯 가벼워 지는걸 느꼈다.
성진은 가만히 서서 장실장이 보고하는 내용을 귀담아 듣고 있었다.
“조금전 5시 20분경에 이혜림양이 퇴원했다고 합니다. 담당의사의 말에 의하면 신경성과 몸살이 겹쳐
서 몸이 허약해진것뿐 별다른 이상은 없다고 합니다.”
“그렇군.”
장실장은 말없는 성진을 잠시 쳐다보더니 용기를 내어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저 이혜림씨 집에 안 가실겁니까? 차 대기시킬까요”
“오늘은 가지 않는게 좋겠어. 아 그리고 장실장?”
“네”
“내가 뭐 물어봐도 되나?”
“네..그러십시오.”
“내가 정말 여자들에게 매력이 없어 보이나?”
엉뚱한 성진의 질문에 그는 자신의 안경을 한번 쓱 올리고는 성진을 바라보았다.
“같은 남자의 눈에도 실장님은 아주 멋있게 보입니다.”
“그런데 왜 그녀는 한번도 나에게 미소를 보여주지 않는거지. 남들에겐 그렇게 잘 웃어주면서 말이야.”
성진은 씁쓸한 눈빛으로 창문밖 허공을 응시하며 혼잣말을 되뇌였다.
“주제넘게 제 생각을 말해도 되겠습니까?”
“얘기해봐”
“진심으로 이사님 속마음을 얘기해보십시오. 진실을 얘기하는데 거짓웃음을 내 보이지는 않을 것 아닙
니까.”
장실장은 성진이 아물말도 하지 않자 혼자 있고 싶어한다는걸 눈치채고는 조용히 그의 사무실을 빠져 나갔다.
‘이혜림. 넌 도대체 어떤 여자인거야. 왜 이렇게 내 마음을 흔들어 놓고 있는거지 ..후훗 이게 바로 사랑
이란건가......’
난생처음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자 스스로 인정하기 힘든지 창문밖에 비치는 자신의 얼굴을 보며 조소하듯 웃고 있었다
“그래. 몸은 괜찮니? 민석이가 전화해줘서 알았다.”
혜림은 침대에 누워서 자신의 엄마와 전화통화를 하고 있었다.
“괜찮아요. 근데 아버지는요?”
“오늘 아침에 내려왔더구나.”
“죄송해요. 아버지 그냥 내려가시게 해서요.”
“아니다. 엄마가 너희들 볼 면목이 없구나.”
힘없는 엄마의 목소리를 듣자 눈시울이 뜨거워진 혜림은 왠만하면 울지 않으려 이를 악물었다.
“그런데 네 아버지에게 돈을 얼마나 준거냐?”
“무슨돈요?”
혜림은 엄마의 소리에 의아해하며 물어보았다.
“꽤 많은 돈인 것 같더라. 오늘 나에게도 몇십만원이나 되는 돈을 주더구나. 너 혹시 은행에서 융자낸건
아니지?”
도대체 무슨소리인지 알수가 없는 혜림은 갑자기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저 아버지에게 돈을 주지 않았어요.”
“이상하다. 그럼 네 아버지 그돈 어디서 났지?”
“저도 잘 모르죠..”
한참을 생각하던 혜림은 그순간 누군가의 얼굴이 생각나자 안색이 확 변했다.
“엄마. 나..나중에 다시 걸께요. 그럼 끊어요.”
말을 마치자마자 전화기를 끊은 혜림은 서둘러 옷을 챙겨입고 나갈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누나 어디가. 몸도 안좋으면서?”
민석이 그녀의 기척에 자신의 방에서 나왔다.
“잠시만 밖에 다녀올게. 빨리 올 거야”
혜림은 아파트를 나오자마자 급히 택시를 잡아타고는 기사아저씨에게 k회사로 가달라고 했는데 그녀의
두눈은 분노 때문에 시뻘겋게 변해있었다.
‘나쁜놈.. 내 마지막 남은 자존심까지도 그렇게 짓뭉갠단 말야. 도대체 너란 인간....얼마나 잘났단 말이
야....절대 용서 하지 않겠어’
아 잠이 쏟아지네요....오늘은 시간이 너무 부족해서 많이 쓰질 못했습니다. 내일 올릴까도 생각했지만 한시라도 기다리고 있을 님들을 생각해서 적은분량이나마 올려봅니다.
나 잘했죠~~~~~~~~~~~ㅋㅋㅋ
요즘은 바람만 불지 않으면 봄이 왔다 싶을정도로 따뜻하더군요....차한잔 뽑아들고서 조용한 벤취에 앉아 독서한번 하는 것도 괜찮지 않나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