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보고 싶다.

보고싶다 |2020.01.29 20:48
조회 4,894 |추천 6

안녕. 주인 잃어버린 말들을 허공에 나마 묻고 싶어서 쓰게 됐어
이걸 보지 않는 너는 영영 읽을 일도 없겠지?

무슨 말을 어찌 시작하면 좋을지 모르겠어

우린 참 많이도 닮았고, 또 달랐어
대화가 아주 잘 통했고, 웃음코드도 같아 서로의 시덥잖은 농담 한마디로 하루가 즐거웠지

나도 알고는 있었어. 네가 나를 참 많이도 사랑 해준다는 걸
모난 행동을 해도 사랑스럽게 보던 눈,
거친 내 입과 달리 따뜻하던 너의 말,
내 입에서 나오는 말은 거르지 않고 꼼꼼히 듣던 귀,
씻지 않아 못난 나에게 이런 모습도 좋다며 나를 만져주던 손

지금 생각해보면 날 끔찍이도 사랑해주던 너에게 난 왜그리 못됐는지 몰라

우리는 정말 뜨겁게 사랑했고, 빠르게 식어갔어
아니 내가 식어가게 만들었지

누굴 만나든 아쉬울거 없이 당당하던 내가
너를 만나고 참 많이도 울고, 참 많이도 달라졌어

연인과의 가장 기본적인 것들도 너를 만나며 많이 바뀌었고,
같이 있는 시간이 즐거워 데이트를 마치고 집에 가는 길이면 항상 마음 아플 정도로 아쉬웠어

너 또한 나를 만나며 많이 바뀌었다고 얘기했었지?

나와 보내는 시간이 가장 좋다며 나만 만나던 너
피곤해 쓰러지기 직전에도 영상통화 하며 너무 보고 싶다던 너
어딜 다녀오는 날이면 내 생각이 나서 사왔다며 항상 내 손에 뭔가를 쥐어주던 너
내 말 한마디에 했던 말이 생각 났다며 직접 골라 와서는 어찌 줘야 하는지를 몰라 어색히 웃으며 짠! 하고 선물하던 너
내가 좋아하는 책을 기억하고 편지와 함께 선물을 하던 너
내게만 늘 예쁜 미소와, 다정한 말을 해주던 너

그런 너에게 나는 단 하나도 해준게 없어 참 마음이 아파
이렇게 돌아보면 나를 한없이 사랑하던 너인데
난 왜 너를 못살게 굴었는지..

이기적인 심보와 서슴치 않고 말을 내뱉던 내 모습에도
괜찮다며 나를 보듬어 주고, 사랑을 속삭여주던 너

그런 너에게 나는 헤어지자는 말을 안겨줬어
어느 곳, 어느 순간에서든 이성적인 너와
그 누구보다 이성적이다가도 너 앞에선 한없이 감정적이던 나
나의 헤어지자는 말에 결국 지친 너는 마음에도 없는 모진 말을 나에게 던지며 나를 밀어내려고 했어

내 감정적인 마음으로 너에게 큰 상처를 주고선 막상 너에게 내가 없는걸 보니 세상 상처 다 받은 듯이 마음이 쓰라렸어
그래서 다시 붙잡게 됐고, 너는 나에게 두번 다신 그러지 말아달라며 부탁했어

근데 있잖아
이제는 전 같지 않은 너에게 무슨 말을 할까, 어떤 행동을 할까 수십가지의 생각이 내 발목을 붙잡아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어졌어

보고 싶다는 말 한마디,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너랑 있는 시간이 가장 좋다는 말 한마디, 예쁘다는 말 한마디 모든 말들을 하기 어려워졌지
그래서인지 이별을 한 것 같이 느껴지나봐

지금도 너에게 내가 할 수 있는 말이 뭘까 종일 생각해

그런 나는 우리가 이제 끝이 보이지 않는 함께의 미래가 아니라,
끝이 보이는 너와 내가 보여
너도 나와 같은 생각일까..

너를 생각하면 편안하고, 설레고, 애틋하고, 그저 좋기만 했는데
이제는 그저 마음이 아프고, 눈물만 나

좋아하는 것과 사랑하는 것의 차이는
있으면 좋아와 없으면 안돼 라고 하더라

너가 언젠가 귀엽게 손을 들고선 선서를 외치며 말했었어
항상 나의 곁을 지키겠습니다
그런 너에게 나도 함께 곁을 지키겠다 약속했었지
그걸 이제서야 지킬 수 있게 됐는데 이미 늦어버렸음이 너무 와닿아서 아파

전처럼 닿지 않는 키 차이에도 두팔 가득 나를 안아주던 니가 그리워
너가 나를 안아줘도 전 같은 느낌은 많이 사라졌겠지?
생각만 해도 속상하고, 씁쓸하다.

근데, 그런데 있잖아 그런 중에도 니가 내 곁에 없다는 사실이 가장 괴롭고, 쓰라려
나의 노력이면 다시 너와 내가 아닌 우리가 될 수 있을까? 그럴 수 있다 믿을래

이제는 내가 더 너를 가득 안고, 사랑을 약속할게
그런 나에게 너는 마음만 조금 열어줄래?
그럼 나머지는 내가 다 알아서 할게

너무 보고 싶어.

추천수6
반대수2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