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번에 대학교 새내기 되는 여학생이야
나는 남초고등학교에 다녔어..(ㅠ)
여자 비율이 5퍼도 안되는 학교였는데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남자들이 들이댈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지.
고3 그니깐 작년에 나는 새로운 남친을 사귀게 됐어.
A라고 할게.
학교에서 공부도 엄청 잘하고 옆반이었는데
1,2학년때 같은 과학동아리에서 엄청 책임감 있는 모습이 보여서 괜찮은 애구나 싶었지. 학교 쌤들도 막 괜찮다고 했거든.
연락하다보니깐 가까워졌고 한 3월부터 사귄 것 같아.
학교가 남초라고 했잖아. 우리 반에는 여자가 나 한 명이었어. 그래서 남자애들이랑 같이 밥먹고 친하게 지냈거든.
근데 A가 숙제물어보는거 같이 필요한 문자 보내는 것도 엄청 싫어하더라. 연락에 집착 많이하고.
지금 보니깐 걔는 내가 첫사랑이라 그랬던 것 같긴 해.
나는 연락에 집착하는 편이 아니야. 여자가 별로 없어서 나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가졌거든.
그리고 나는 그 전까지 상처를 많이 받아서 막 감정을 쏟아부을 자신이 없었어. 점점 지치게 되더라.
화낼때도 A가 굉장히 강압적이라서 난 계속 미안하다고 되풀이하기만 했어. 항상 내 잘못이었지.
한 번은 내가 그만 화내라고 했는데, 자긴 어쩔 수 없다 그러더라. 그냥 화가 난다고. 미안하다는 말 조차 안하더라구.
사귄지 한 달쯤 됐나? 나한테 공개로 하자고 A가 떼쓰고 난리쳤어. 내가 연락 자주 안했던 거를 얘기하면서.
난 미안해서 어쩔 수 없이 공개연애를 했지.
그러자 학교 남자애들이 다 내가 너무 아깝다고 서로 얘기하더라.
난 왜그러지 했는데, 다른 반 애가 나한테 와서 얘기하는거야. A 진짜 다혈질이라고 소문났고 애들 다 싫어한다고.
근데 그거 있잖아. 이미 싸움으로 감정이 식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별로 안좋은 얘기를 들으니깐 정이 확 떨어지더라.
그 후로 A랑 나는 엄청 싸우기 시작했어. 난 그럴 수록 친구들에게 더 의지하기 시작했지.
여자 비율이 적고 반에 나 혼자 여자다 보니, 나에게는 반에 가장 친한 남사친 B가 있었어.
B는 A랑도 친해서 내 얘기를 많이 들어줬는데, 나한테 엄청 잘해줬어. 친구들 사이에 평판도 좋고. 그러다 보니 점점 A랑 비교되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호감이 가기 시작했어.
하지만 나는 남자친구가 있잖아. 항상 내 감정을 부정하기만 했지. 이건 잘못된거야 하면서. 그냥 친하게 지내는 것일 뿐이야. 혼자서 스스로 되뇌었어.
그리고 이런 감정이 생기기 시작할 때, 사귄지 두달밖에 안되긴 했지만 난 강력하게 A에게 헤어져달라고 했지.
반응이야 뻔했어.
자기가 도대체 뭘 잘못했냐고 화내고 울기를 1시간 반복. 난 죄인이 되어버렸고, 못헤어졌지.
진짜 대박인게 뭔지 알아? 난 이걸 10번이나 반복했고, 매번 죄인이 됐어. 남친이 무서워져서 나중엔 얘기도 못꺼내겠더라. 1달을 그렇게 지옥처럼 지냈어.
매일 기숙사에서 내가 전화로 사정사정하고. 그렇게 말하고 전화 끊으면 다음날 찾아오고.
이렇게 1달이 지나고, 난 학교생활도 제대로 못하고 있었어. 너무 힘들어서.
근데, 어느 날 빈교실에서 혼자 공부하는데 B가 찾아왔어. 그리고 여느 친한 친구처럼 1시간을 떠들었지.
그리고 그 친구가 나한테 말하더라. 솔직하게 할 말이 있다면서.
오랫동안 고민했는데 나에게 호감이 있다고 했어. 그래서 나도 바로 말했지. 나도 솔직히 호감이 있었는데, 난 아직 남자친구가 있으니 나중에 다시 이야기 하자고.
그랬는데도 난 A가 무서워서 헤어지자고 못했어.
몇일을 고민하다가 결국 말했지.
B랑 이런 얘기가 오고갔고, 난 솔직하게 너랑 진짜로 헤어지고 싶다고.
전화로 얘기했어. 바로 옆반에 있었는데.
그랬더니 온갖 욕이 전화기 너머로 들렸어. 그리곤 나한테 그랬어. 매장당하려고 작정했냐고.
난 계속 독서실에서 울 뿐이었고, 벽 너머로는 학교 애들이 내 욕을 하는 소리가 들렸지.
완전히 매장당했어.
B에게 문자가 왔더라. A가 모든 교실에 들어가서 얘기했고 우리 매장당했으니깐 얘기도 하지 말자고. 우리반 애들에게는 자기가 잘 말해놓았으니깐 우리반 애들하고만 얘기하라고.
난 그날 이후로 일주일동안 밥을 못먹었어. 기숙사학교에 시험기간이라 세끼 다 학교에서 먹는데, 7일동안 굶으니깐 6키로가 빠지더라ㅠ 나중에는 엄마가 안되겠다고 학교에 찾아와서 밥사주기까지 했어.
그 이후로 난 급식을 먹은 기억이 없어. 매 순간이 지옥이었거든. 반 친구들과 먹은 건 딱 1번이야 2학기때. 엄마가 주말마다 죽 10개씩 싸서 보냈어. 혼자 기숙사에서 그거 먹으면서 버텼지.
이 일이 터지고 2주가 지났을 때 쯤. 난 기말고사를 봤어. 중간고사땐 전교 10등이 나왔는데 기말고사를 보고 나니 1학기 최종 30등으로 내려갔어.
진짜 기막힌 건 여기야.
기말고사 끝난 날 B에게 전화가 왔어. 만나고 싶다고. 할 이야기가 있대.
그리고 빈교실에서 만나자 마자 꺼낸 얘기.
다른 반 애들에게 내가 B를 먼저 꼬셨다고 이야기했다더라.
그 얘기를 듣자 마자 나는 멘붕이 왔어. 죽을 것 같더라고.
이제와서 보니 나에 대한 소문은 A와 B 둘이서 만들어낸 것이었어.
B는 내가 먼저 꼬셨다고 A에게 말하고, A는 그걸 전교생에게 퍼뜨리고.
알자마자 온몸이 떨렸어. B는 나에게 미안하다고 했고. 근데 그거 알아?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어. 엄청 친한 남자애는 B밖에 없었고, 여자애들도 소문에 별로 관심이 없으니 B를 제외한 모든사람들이 사실과 반대로 알게 되었는데도 말이야.
일이 터지고 2주가 지난 시점에 알려주니깐 모두들 관심이 다 떨어질 때었어. 할 수 있는게 없었지.
난 B와 했던 문자 증거들도 다 있었는데,
난 정말로 할 수 있는게 없었어.
그리고 그날, 밤에 A가 나를 불렀어.
날 보자마자 그러더라. 용서해주겠다고.
난 그때까지도 내가 다 잘못했다고 생각했어.
A가 너무 무서웠거든.
그리곤 A에게는 문자 증거들 다 보여주면서 B가 거짓말한거라 얘기했어. 근데 A는 자기가 더 이상 욕먹기 싫으니깐 입 딱 다물더라.
가끔 A랑 B랑 싸웠다는 소리를 듣긴 했는데.. 나때문에... 누가 거짓말하냐 마냐 가지고..
근데 어쨌든.
난 학교에서 매 순간순간 두려움에 떨었고
거의 8달이 지난 아직도 A가 꿈에 나와서 날 괴롭혀.
죽고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었어.
근데 A랑 B가 너무 괘씸해서 안되겠더라.
다행히도 난 우리반 애들과는 잘 지냈어. B가 잘 얘기해놓은건 맞더라고. 단합할 때도 껴주고 나한테 대학도 물어보고. 우리반은 착했거든.
근데 난 아직도 A에게 사실을 말하던 날, 매장당하고 싶냐는 그 목소리를 잊을 수가 없어.
글을 쓰는 지금도 손이 떨려. 공부는 더더욱 안잡히고.
내일은 내 졸업식이야. 코로나때문에 20분이면 끝날 것 같더라ㅋㅋㅋ
B는 용서할 수 있어. 내가 걔를 많이 좋아했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우리 반에서 걔때문에 힘든 적은 없었거든.
A는 근데 용서가 안돼. 나를 용서하겠다고 하고. 미안하다는 말도 안했어.
내일 A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하고 가려고.
조언좀 해줄 수 있어? 내가 어떻게 해야할까?
뺨이라도 한대 때릴까..?
참고로
난 아직도 지옥같고 평생 남을 트라우마야.
대학가서 연애는 절대 안할 거고.
또 이런 새끼들 만날까봐..
긴글 읽어줘서 고마워ㅠㅜ 조언 부탁할게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