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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자사고 다니는데 아빠가 자퇴하래요

ㅇㅇ |2020.02.07 02:12
조회 7,137 |추천 23
안녕하세요. 제목 자극적으로 쓴 점 죄송하지만 그래야 많이 봐실 것 같아서요ㅠㅠ
최근 부모님의 대화를 듣고 너무 답답한데 딱히 하소연할 곳도 없어서 익명의 힘을 빌려 처음으로 글 써봅니다. 처음이라 글에 두서없을 수 있는 점 양해 부탁드려요ㅠㅠ

저는 올해 고2가 되며, 전국단위 자사고에 다니고 있어요.강남3구에 살지만 곧 재건축하는 오래된 아파트들이 많은 동네에 살고,가격은 잘 모르지만 제가 사는 아파트는 이 동네에서 제일 싸다는걸 알아요.부모님, 저, 여동생 이렇게 네 명이서 30평 조금 안되는 집에 살아요..집은 전세 같은게 아니라 저희거인거 같고 국산차도 한 대 있어요.

몇 년 전까진 정말 행복했어요.아빠는 서울대를 나와서 대기업에 다녔고(그렇게 최상위 대기업은 아니에요) 제가 얼핏 듣기로는 월 500..? 정도 벌었던 것 같아요. 차도 회사에서 나와서 총 두 대였고요.저는 중학교때 전교1등이었고, 저희 집은 여유있지도 않지만 가난하지는 않다고 생각했어요.제가 느꼈던 유일한 문제는 아빠가 박사과정을 거의 10년 동안 준비했지만 결국 못하고 접은거였어요..
아빠가 취미로 주식을 하는건 알고 있었어요. 몇만원, 몇십만원 정도의 돈으로요.근데 어느날 갑자기 회사를 그만뒀어요.아빠 말로는 잘린거라는데 엄마랑 싸우는걸 들어보니까 그만둔거더라구요..평소에도 주식으로 건물 살거라고는 했는데 그게 어디 말이 되나요..저는 정말 안정성을 중요하게 여기고 위험한 일은 잘 못하는 편이어서 아빠를 정말 이해할 수 없었어요..
아무튼 아빠는 몇개월 집에 있다가 친구 추천으로 중소기업에 들어갔어요.
고비는 넘겼다 생각했는데, 몇개월 안다니고 또 그만두더라고요.이후 6개월 정도를 집에 있어서 부모님이 정말 많이 싸웠어요..
아무튼 또 새로운 중소기업에 들어갔는데 월급이 그만큼인진 모르겠지만 아빠가 엄마한테 월 200만원을 준다고 하더라구요..
학비를 자세히 적으면 학교가 알려질 것 같아서 말은 못하지만 1년에 천만원 이상이에요.기숙사에 살아서 학원비는 안들지만 방학때는 학원을 다니구요..제가 보기에도 생활이 전혀 안 될 것 같은데 지금까지도 어떻게 살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가장 큰 문제는 얼마 전에 생겼어요.아빠가 8천만원이나 대출을 받아서 그걸 주식에 탕진하고 다 잃었대요..자다가 부모님이 싸우는 소리에 깼는데 정말 듣고 믿기지가 않았어요.이런말 하면 안되지만 아빠는 생각이 있는걸까요?아빠는 욱하는 성질이 있고, 몇년전부터 핸드폰 게임에 빠지면서 저희에게 가끔씩 폭력도 써서 전 평소에도 아빠를 별로 안좋아했는데 이젠 정말 너무 미워요.아빠의 장점은 서울대 나온것밖에 없는 것 같아요..
엄마가 200만원으로 어떻게 사냐고 따지면 아빠는 그럼 당신도 취업을 하라고 합니다..근데 엄마는 저를 낳으면서 일을 관뒀어요 아빠가 그러라고 당연하게 말했다고 들었거든요..이제 와서 일을 어떻게 시작하며 또 동생도 있고 저도 내년에 고3인데다 아무튼 사정이 복잡해서 저희 가족 모두 그건 말이 안된다는걸 알아요..

솔직히 다 말은 못하지만 그동안 엄마가 당한게 엄청 많아요ㅠㅠ예전에 아주 잠깐 아빠가 바람도 폈던걸로 알고, 아빠는 술 때문에 크고 작은 사고를 엄청나게 많이 친데다 요즘에는 그 폭력적인 성향 때문에 항상 엄마를 보면 너무 미안해요..
사실 저랑 동생 때문에 모든걸 희생하신거나 다름없어요,,지금도 엄마 취미 생활같은건 1도 없고 저희 둘 케어하시는 삶이 전부시거든요..
엄마가 해준 얘기인데 아빠가 저보고 돈이 너무 많이 드니까 학교를 자퇴하라고도 했답니다.근데 이제 2학년인데, 일반고를 갈 수도 없고 여기에서 전학가야할만큼 심각한 성적도 아니에요.물론 싸우다가 한 얘기이긴 한데 자퇴는 진짜 말도 안돼요..아 저희 학교에서 주는 장학금은 원래 거의 없고 따로 뭘 신청해서 몇십만원? 정도 받는거 같긴해요.. 근데 그거는 학비에 비하면 새발의 피에요..
제 생각에 저희 생계를 유지하는건 외갓집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제가 느끼기에도 외가는 친가보다 돈이 훨씬 많아요.외할아버지는 연금이 보장되고, 외가는 지방에 땅도 있고 저희 동네 다른 아파트에 세도 주고 있거든요.얼마전 설날때 세뱃돈을 외가에서만 150만원 정도 받고 친가에서는 50만원 받았어요..
근데 외가 식구들에게는 아빠 회사문제나 주식 같은걸 전혀 말하지 않았어서 아빠가 아직도 대기업 다니는 줄 알아요.그래서 돈을 많이 주는 것도 아닐텐데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친가는 아빠 남동생이 한명 있는데 대기업 다니고, 대학교까지 학비 지원되고 아무튼 자식이 3명이지만 여유있게 살아요.
아빠가 주식을 안했더라면 우리도 이렇게 살았을까, 얼마나 좋았을까 상상해보는데 정말 지금보다 백배는 행복했을 것 같아요. 그냥 제 현실이 너무 답답하게 느껴져요..비싼 학교다보니까 주변 친구들은 다 부모님이 전문직에 좋은 집에, 대부분 여유있게 사는데 그냥 평범한 인생이 너무 부러워요..돈이 없으면 화목한 가정이라도 있으면 좋겠어요ㅠㅠ
사실 여기까지 쓴게 다 제 눈치로 알아낸거고, 제가 알고있다는 티를 전혀 내지 않아서 부모님은 아예 모르실텐데 이런 상황에서 제가 할 수 있는건 공부 열심히 하는것밖에 없겠죠?ㅠㅠㅠ꼭 서울대 가서 나중에라도 성공해서 엄마한테 뭐든 다 드리고 싶네요..물론 아빠를 보니 서울대가 중요한게 아니지만요..
집안사정을 어딘가에 이렇게 자세하게 털어놓은건 태어나서 처음인데 조금 후련해진 것 같아요.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23
반대수5
베플외벌이여자|2020.02.07 22:38
자사고 물론 부담되겠지만 sky갈정도 되면 무조건 이 악물고 버텨요. 주변 자사고출신 sky애들 수능 끝나고 합격증만 나오면 과외 바로 시작할 수 있어요. 어머니께 외가에 알리고 도움청해달라고 하세요...꼭 갚아드린다구요. 세상은 생각보다 고딩에게 관대합니다. 아버지는 없는 사람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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