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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와서

다시 만나자는 내 지겨운 말에도 미소 지으며 거절하던 착한 너.

그 웃음에 예전의 좋았던 기억만 계속 떠올라서 오늘이 지나면 다시 또 널 붙잡을 거 같았어.

그래서 마음 먹었어. 내가 네 미소에 기대하고 있기에 더는 내게 미소 짓지 못하게 하자. 내가 작은 희망도 가지지 않도록 네가 나를 싫어하게 만들자.
나를 싫어하는 네 표정과 말투를 보고 듣는다면 내 마음이 정리될 것 같았거든.

그래서 언젠가 드라마, 영화에서 봤던 것처럼 네게 수많은 부재중 전화를 남기고 구질구질한 문자도 보냈어.
내게 남은 자그마한 좋은 기억도 사라지게 만들려고.

한참 뒤 전화를 받은 넌 역시나 나를 밀쳐냈어.
나를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고 단지 서로 잘 지냈으면 좋겠다는 네 말이 마음 아팠지만 그게 내게는 또 조금의 희망처럼 들리더라, 눈치 없게.

그 실낱같은 희망에 기대지 않게 난 우리가 만나던 동안 내가 못해줬던 일, 나빴던 모습이 떠오르도록 계속 끄집어냈어.
내 말을 듣고는 더 차가워지던 네 말투. "생각해보니 잊고 있었던 나쁜 기억이 더 많다."는 네 말.

그 말을 듣고 이제 넌 나를 싫어하겠다 생각이 들어 안심했어. 사실 슬펐어.

그러다 마지막에 난 "넌 나를 참 많이 싫어하고 있는 거야.",
"넌 나와 함께 있어서 불행했던 사람이야."라고 주문 외우듯 중얼거리며 전화를 끊었어.

그렇게 믿어. 넌 나를 싫어한다고.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을만큼 내게 정이 떨어졌고,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면 나를 절대 만나지 않았을 거라고. 우리 만남을 후회하고 있다고.

내 이별이 다른 사람과 많이 달라. 내 마음 편하자고 끝까지 너에게 못난 모습만 보였어. 나이는 먹었지만 의연하게 이별하는 법을 배우진 못해서 그래. 미안해.

주절주절 말이 길어졌네. 예전에 내가 적었던 편지로 마칠게. 앞으로 당분간 헤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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