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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드립니다) 임신 우울증인지 아님 제가 유난인건지 모르겠어요

안녕 |2020.03.02 04:28
조회 58,421 |추천 192
추가내용)
새벽까지 움직이는 아가랑 손목 발목 통증 때문에 잠을 못자고 우울한 마음에 울면서 쓴 글이었습니다.
두서 없는 글에도 많은 분들께서 응원해주시고 공감해주시고 위로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사실 남편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제게 맨날 사랑한다, 보고싶다, 우리 아기 때문에 고생한다, 넌 여전히 이쁘고 세상에서 제일 예쁜 사람이다 등등 정말 저에게 예쁜 말만 해줘요.
이혼과 바람으로 제가 불안해했던 건 정말 순전히 제가 자존감이 낮아지고 쓸데없는 불안감 때문에 더 그랬던 거 같아요.
제가 남편에게 불안한 소리를 하면 절대 그런 일은 없을거고 평생 나와 아기만을 위해 사랑하며 살겠다, 이런 불안감을 안겨줘서 너무 미안하다 심지어 본인 직업 때문에 평소에도 굉장히 미안해해요.
운동이나 요가를 다니려 했지만 코로나 때문에 집콕이라 남편은 인터넷 강의나 쇼핑이나 취미 생활을 하라고 해요.
돈 같은 거 신경쓰지 말고 먹고 싶은 거 먹고 하고 싶은 거 다하라고 해줍니다.
그리고 원래 주말에 나오면 안마도 해주고 집안일도 대신 해주는데.. 코로나 때문에 주말에 외박이 막혀서 못 만난지 꽤 됐습니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카톡이랑 전화로는 채워지지 않는 외로움에 더 우울했던 건 같아요.
외로움과 우울함을 잊으려고 넓지 않은 집을 청소한 곳 또 청소하고 쓸고 닦고 정리하고 집 구조도 바꿔보고 하루종일 몸을 움직여도 잠 들려고 누운 순간 암흑같은 외로움과 공허함이 몰려들더라구요.
아가에게 정말 미안해요 맨날 안 좋은 생각만 하는 거 같아서
그래서 제 자신이 우울함을 꼭 이겨냈으면 좋겠어서 익명의 판에 글을 올리고 도움을 받고 싶었습니다.
공감과 위로와 격려의 말들이 정말..정말 너무나도 도움이 되고 힘이 되었습니다.
한번도 남편 외에는 힘들다고 친구나 친정에 말해 본 적이 없는데 속으로 끙끙 앓기 보다는 지금처럼 터놓고 말하는 게 얼마나 좋은건지 알게 됐어요.
친정이랑 이야기가 다 되서 앞으로는 친정에서 지내기로 했습니다.
우울한 거 꼭 이겨내고 태교에 집중해서 예쁜 아가 순산하겠습니다!
정말 정말 정말 위로와 공감과 격려의 말씀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임신 말기로 접어든 20대 후반 여성입니다.

저는 임신 초기에 극심한 입덧으로 일을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되었어요.
남편은 직업군인이고 아침 7시에 출근해서 빠르면 6시 늦으면 9시에 퇴근합니다.
결혼한지는 1년이 좀 덜 됐습니다.

집이 넓지 않아서 그냥 하루종일 청소기 돌리고 빨래하고 설거지하고 지냈어요.
제가 남편 따라서 타지로 온거라 친구들도 주변에 없고 지리도 잘 몰라요.
그러다보니 제 유일한 친구는 남편이고 근처 지리도 잘 모르니 남편 없이는 어디 나가기가 그렇더라구요.
남편이 당직을 서거나 길게 동원 훈련을 가는 경우에는 하루종일 아무 말도 안하고 지냈어요.
그러다보니 너무 외롭고 남편만 목 빠지게 기다리는 제 자신이 너무 초라하고 한심하게 느껴졌어요.

신체적 변화도 많았고 하루종일 롤러코스터 같은 제 감정도 저를 너무 힘들게 합니다.
혹시나 이런 내가 남편에게 부담되고 남편이 절 싫어하게 될까봐 너무 두렵고 그러다가 이혼하자는 말이 나올까봐..
일도 안하고 집에만 있으면서 몸이 안 좋은 날은 집안일도 못한 제 자신에게 저는 식충이라고 생각이 들고..
그런 제가 너무 한심하고 싫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남편도 최선을 다해서 저를 위해 노력하는 걸 알아요
이유없이 짜증나고 서운하다는 저를 위로해주려하고 이해해주려는 남편인 걸 알아요
제가 우울하고 외롭고 그런 감정을 너무 잘 알고 답답하고 외롭고 서운한마음에 엉엉 울면서 어딘가 털어놓고 싶지만 이런 이야기를 친정이나 친구들에게 못 하겠어요
남편이 저에게 못해주는게 아닌데 혹시라도 남편을 안 좋게 볼까봐요..

처음에는 무기력함과 졸음 그리고 입덧 때문에 뱃 속의 아가가 너무 밉고 남편도 미웠어요.
그리고 입덧이 끝나고 불러오는 배와 가슴과 허벅지 종아리까지 튼살 자국이 남은 제 모습
살 찌고 머리는 푸석하고 피부는 칙칙해지는 에일리언 같은 제 모습이 너무 싫어서 거울보기도 싫고 사진 찍기도 싫었어요.
샤워하거나 옷을 갈아입을 때는 제 모습이 보기 싫었고 남편에게 보여주기도 싫었어요

그런데 막상 다른 사람들 만나면 또 재밌게 잘 놀다가도 집에만 오면 그 텅 빈 집에만 오면 너무 외로워요.
한달 전부터는 사정상 출산 후에도 주말에만 남편을 만날 수 있는데 코로나까지 겹쳐서 남편도 2-3주에 한번 만날까 말까해요
카톡하는 시간도 그리 길지 않고 남편이 취침하기 전에 잠깐 통화하는 거 말고는 목소리 들을 시간이 없어요.
게다가 요새는 일주일에 한번 꼴로 말다툼이 있고..
오랜만에 만났는데 점점 살쪄가는 제 모습을 싫어할까봐 그래서 저를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봐 너무 무섭고 걱정돼요

남편은 절 너무 사랑한다고 그런 생각하지 말라며 제가 제일 이쁘다고 하는데 저와 달리 사회생활하면서 멋있게 근무하는 남편을 볼때마다 상대적으로 제가 너무 초라해져요

어느 날은 혼자서 창문 밖을 바라보는데 문득 죽으면.. 이런 우울한 생각도 외로움도 없을 텐데 그럼 너무 편할텐데.. 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다가 뱃 속에서 태동하는 아가때문에 번쩍 정신을 차렸어요.

내가 미친건가.. 이렇게 이쁜 아이가 내 배에 있는데 이런 미친 생각을 한건가..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애기한테 너무 미안했어요
그리고 엉엉 배를 잡고 울었어요

이런 일을 몇 번이고 반복했어요

새벽 내내 잠이 오지 않아 잠을 못 자고 시도때도 없이 움직이는 아가때문에 너무 힘들고
다리랑 손목 발목이 너무 아파서 끙끙거리고 혼자 숨어 울고 안그래도 훈련받는 남편한테 힘들다 외롭다 말하기도 이제 너무 미안해요

요새는 계속 불안해요
이렇게 외롭다고 힘들다고 몸이 아프다고 하는 제가 부담되고 질려서 남편이 나를 사랑하지 않을까봐 저를 떠난다고 할까봐 바람을 필까봐 너무 걱정되면서도 겁나요

글 쓰면서도 너무 우울한 마음에 뒤죽박죽이에요
우울하고 울고 싶지 않아요
아가를 정말 사랑해서 이런 나약한 엄마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이게 우울증인건지 아니면 임산부들이 흔히 겪는 일인데 제가 유난인건지 모르겠어요..
우울함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추천수192
반대수33
베플ㅡㅡ|2020.03.03 17:41
댓글 말 하는 싸가지 보소 ;; 누가 임신하래요 ㅇㅈㄹ 넌 누가 태어나래
베플ㅇㅇㅇ|2020.03.03 17:03
유난 절대 아니구요... ㅠㅠ!!!!!!! 밑에 이상한 댓글들 절대 읽거나 동요하지 마세요!!! 저도 이제 임신 25주 접어들고 있는데 아직 회사는 다니고 있어요 코로나 이 시국에도.. 초기에 정말 출근길 전철안에서 여러번 울었어요. 그냥 모든게 서러워서요. 임신한 내가 이 사람 많은 시간에 사람 많은 사당에서 2호선을 타고 앉지도 못한채 낑겨있는 제 자신이 너무 서러웠고 심지어 입덧할때는 출근길 중간에 역사 화장실에서 오바이트할 때 마다 너무 서럽더라구요... 임신으로 인해 회사에서 승진 누락도 되었다보니 왜 난 임신을 해서 이렇게 살아야하나 싶은 생각도 여러번 들었었어요... 그때만해도 일이 더 중요했거든요 저에겐 다행히 지금은 좀 나아지긴 했는데 생각해보면 왜, 여자들 생리만 해도 PMS때문에 예민해지고 힘들어하잖아요~ 근데 몸 속에 생명이 자리 잡고 있는거고 게다가 계속 자라나기 까지 하는데 오죽하겠어요 ㅠㅠ! 절대 저희가 유난스럽다거나 그런거 아니고 호로몬으로 인해 예민해져있는거 ╋ 지금 쓴이는 친구 또는 사회생활이 좀 필요한 것 같아요~! 심지어 임신안한 일반 백수도 집에만 있으면 무기력해지고 스스로가 찌질이같고 루저같고 그러는데.. 호로몬이 불규칙하고 몸의 변화가 실시간으로 있는 임산부는 오죽하겠어요~! 친정 또는 정말 친한 친구들에게 SOS를 쳐보던가 일부러 만남을 만들던가 하는게 좋을 것 같아요 ㅠㅠ 근데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혼자 산책을 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고 아니면 영상통화나 그러한 좀 어떠한 액션들을 하나씩 해보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엄마와 아기의 감정선 거리는 0cm라고 하더라구요.. 안타깝게도 엄마가 느끼는 감정 그대로를 아기가 느낄 수 밖에 없다는 거죠.. 엄마가 무기력하고 힘들어하면 아기도 당연히 그럴 것 입니다..! 그럼 당연히 산모는 더 힘들거구요.. 쓴이 우리 조금만 더 힘내고 힘내서 아기 잘 출산해보아요!!!!!!!!
베플아는언니3|2020.03.03 16:59
당연합니다. 호르몬때문에 그렇습니다. 게다가 낯선 타지에 혼자 있으면 더더욱이 그런 생각이 더 들수도 있지요. 저도 님같은 마음이 들었는데, 남편한테 짜증내면 임신유세 떤다고 할까봐 혼자 더 말 못하고 그랬어요. 세상에 아기랑 나혼자만 있는 것 같고, 제가 아기한테 잠식당하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지요. 근데 그런 부분들을 다 표현해야해요. 남편도 쓰니의 기분을 알아야죠. 대신 화내지 말고, 짜증내지말고 남편한테 모든걸 차근차근 털어놓으세요. 남편이 그러지 않을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불안한 그 감정을요. 그리고 이제 당연한 마음인걸 알았으니 친정에게도 털어놓으시고, 임신을 했다면 다들 비슷한 경험을 했을테니까, '그런거아니다','그런생각하지말아라','당연하다' 잔소리도 들으시고 좀 바깥이랑 소통을 하셔야 할 것 같아요. 괜히 태교 하는게 아닙니다. 아이에게 좋으라고 하는것도 있지만, 엄마 멘탈케어도 중요하니 하는거에요~ 힘내시고요. 지금은 절대 안올 것 같은 행복이지만, 나중에 웃으면서 이 글을 지우고 싶은 날이 올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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