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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푸념 한 번만 들어줘

ㅇㅇ |2020.03.04 13:40
조회 37,545 |추천 30

올해 스무 살 된 새내기인데 집안 사정이 좋은 편이 아니라 내 용돈 내가 벌어쓰고 싶어서 알바를 하려고 했어 여태까지 세 개 정도 했었는데 지금은 하고 있는 알바가 아무것도 없어 다 하루만 일하고 잘렸거든ㅠㅠ
오늘도 방금 막 사장님한테 같이 일 못하겠다고 전화 받았는데 그래도 여기는 하루 일한 돈은 주더라 나머지 알바는 교육기간에는 원래 시급 없다면서 안 주던데... 그래도 이번엔 돈 받는다 생각하니 별로 신경이 안 쓰였는데 침대에 누워서 생각하니까 너무 슬픈 거야
내가 잘릴 때마다 들었던 소리가 “처음이라 그런지 모르겠는데 너무 느리다” 였거든... 물론 나도 사장님 입장에서 보면 당연히 손이 빠르고 일 잘하는 알바생을 뽑고 싶겠지 근데 그거와는 별개로 하는 알바마다 그 소리를 들어가면서 잘리니까 내가 되게 무능력하고 쓸모없는 사람 같아서 너무 우울해 지금ㅠㅠ
처음이라 느린 거면 난 도대체 어디서 경험을 쌓아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주변 친구들은 다들 한 번에 구해서 한 번도 안 잘리고 알바하던데ㅠㅠ 잘려도 시간 안 맞아서 어쩔 수 없이 그만둔 경우더라고
내가 일을 못해서 잘린 거 맞겠지만 속상한 거 여기에라도 풀고 싶었어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추천수30
반대수63
베플ㄱㅎㅈ|2020.03.05 14:48
나는... 자영업자인데... 미경력자를 뽑을 때는 "몰라서, 익숙지 않아서" 느린 것에 대한 인식은 있어. 몰라서 느린 것과, 그냥 느린 것은 차이가 있거든. 언니(언니라고 할게. 이모는 서글프니까 ㅎㅎ)가 웬만하면 진짜 참고 다 데리고 일했는데, 딱 한 명 도저히 안 되겠어서 해고한 애가 있거든. 언니는 카페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샷에 물이나 우유를 넣을 때 175미리를 넣는다고 하면 사실... 계량컵에 약간 기울어져서 차이 나는 건 그냥 감안하고 175 언저리로 넣는 거지, 정확히 175를 넣어야 하는 건 아니야. 근데 매번 계량컵에 채워넣고, 바닥에 내려서 수평 맞추고... 안 맞으면 안 맞는 만큼 더 넣거나 버리고... 또 수평 맞추고. 이게 그냥.. 2, 3초면 끝날 일을, 걔는 10초 이상을 써. 그리고 계량 스푼으로 파우더를 15cc를 넣어야 하면, 그 경우는 가볍게 퍼서 스푼을 흔들어서 위가 대충 평평하면 되거든... 파우더를 아주 그냥 꾹꾹 눌러 담아서... 손님들이 뭐가 이렇게 진하냐고 클레임 들어오고. ㅠ 내가 음료 10잔 만들 동안, 걔가 2잔 만들고 있더라고. 근데 또... 의욕이 넘쳐 ㅠ 너무 착해 ㅠ 생글생글 잘 웃어 ㅠ 정말 그 아이가 조금만 융통성 있게 일했으면 계속 같이 하고 싶었거든. 그런데 내가 편히 일하고 싶어서 알바를 뽑았는데, 오히려 내가 더 힘들어지는 거야. 내 것도 하고, 걔 것도 계속 봐줘야 해서. 정말 열흘 간, 애는 착해... 애는 착해... 하고 버티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계약 해지했어. (그리고 수습이네 뭐네 상관없이 어찌 됐든 일 했으면 시급은 줘야 돼.) 쓰니는 차분하게 글 쓰는 걸로 봐서는 이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러니 쓰니가 굳이 서비스 관련 알바를 하고 싶다면, 할 것은 시야를 넓히고 융통성을 기르는 거야. 시야를 넓히라는 건, 알바에서는 다른 사람이 하는 걸 지켜 보는 거고, 밖으로는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거야. 동아리도 좋고, 동호회도 좋고. 아니면 차라리 영화를 많이 읽은 다음에 관련 평론을 읽으면 다양한 사람의 시각을 접할 수 있겠지. 융통성을 기르는 건, 각 상황에 스무스하게 대처할 수 있는 건데... 사실 이건 타고 나는 성격 아니면, 경험으로 길러지는 거라... ㅜ 이 부분은 시야가 넓으면 어느 정도 열정으로 커버할 수 있을 것 같아. 아니면 아예 다른 분야 알바도 한 번 찾아 봐. 대면 서비스 직종이 아닌, 데스크 잡이 더 맞을 수도 있어. 대학생이면 과 사무실이나, 아니면 학교 기관에서 좀 저렴하긴 해도, 일을 배우면서 할 수 있는 알바도 있을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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