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교사=하녀, 공부 못하는 것들이 가는 과, 머리 나쁜 것들이 가는 과, 얘들 시다바리
이게 흔한 유치원 교사 인식이더라고요. 유아교육과 나와서 교사 몇 년 하다가 내가 이딴 취급 받으려고 그렇게 공부했나 싶어 나와서 다른 일 하고 있어요.
최근에 소개팅 권유를 받아 일반 기업에서 종사하시는
분과 만났어요. 얘기를 하다가 서로의 직업에 대해 이야기 하게 됐고 이직한 지 얼마 안됐다는 제 말에 전 직업이 뭐냐 물으시길래 유치원 교사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때부터 은근 사람을 무시하더라고요. 자기는상고를 다녔는데 유아교육과는 다들 쉽게 가더라 그래서 사실 자기는 유치원 교사 자부심 좀 이해 못하겠다, 아기들 돌보는 일을 하셨으니 결혼 후에 자식 잘 키우시겠네요, 교사 일 하셨던 전여친 생각해보면 성격이 있었다, 애들 뒤치닥거리 하는 일을 많이 하지 않냐
돌려서 말한 말도, 직설로 하신 말도 있지만 어쨋든 기분이 안좋더라고요.
막말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해도 초면에 그렇게 이야기 하는거 예의가 아니지 않나요?
누가보면 그쪽 직업은 엄청난 메리트가 있는 직업인가 생각하겠지만 아닙니다. 제가 직업의 가치를 따질 수는 없지만 그 상대도 누군가의 급을 따질 정도로 대단한 사람은 아니었어요. 그리고 설령 그런 급을 가진 사람이라도 사람을 면전에 두고 그렇게 말한다는 건 예의도, 생각도 없는거죠.
그래서 당연히 저도 좋게 말할 수가 없더라고요. 그 자리는 바로 끝이 났고 에프터는 없었습니다.
상고에서 유아교육과 가는건 저도 잘모르겠어요. 전 인문계였어서 상고의 성적 시스템은 잘 모를 수밖에 없으니까. 유아교육과가 뒤에서 노는 양아치, 공부 못하는 얘들이 가는 과, 하녀 짓 하는 것들이 가는 과라는 인식 때문에 등급컷이 굉장히 낮은 과라고 생각하는데 실제 보시면 그렇게 낮지도 않고 높은 편이에요.
이렇게 말하면 뭐 볼게 있다고 성적이 높냐 이런 분들 있겠지만 엄연히 교육을 하는 과이기 때문에 낮지 않습니다.
그리고 아이들 시다바리 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하는 분들 참..안타깝습니다.
그런 생각이라면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의 부모님도 그들이 말했던 시다바리를 하며 자식을 키우신건데 부모님도 속이 안좋으시겠어요.
판에 보면 유치원 교사 분들, 원장님들의 글이 많아요.
정말 그 글 속에 있는 것들은 흔하고 자주 있는 일이에요. 그것보다 심한 것들도 너무나 많습니다.
저는 그 일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할 일이 너무나 많다는 것과 상식을 넘으신 학부모님들의 행동이었어요. 물론 정말 잘 해주시고 교사 생각 해주시는 분들도 있어요. 교사가 담당하는 아이들의 수는 기본이 스무명이고 많게는 20 중,후반까지 있는데 아이들 모두에게 각자 해줘야 할 일들도 너무 많을뿐더러, 유치원의 일, 학부모님들 케어까지 하려니 죽겠더라고요.
또 제가 일했던 곳은 개인번호까지 공개하여야 했기에 일주일 내내 연장 근무였고 쉬는 날도 쉬는 날이라 할 수 없었어요. 유치원은 연차, 월차, 야근수당, 상여금의 개념도 없기 복지도 바닥이죠. 그나마 있는거라곤 방학인데 그때도 당직은 서야하고 왜 방학을 하냐는 일부 학부모님들의 불만에 편히 쉬지도 못합니다. 고생은 고생대로 다 하고 돈은 돈대로 못받고 그때를 생각하면 아이들은 너무 이쁘지만 다시 하고 싶지는 않아요.
소개팅 후 교사에 대한 인식을 찾아봤는데 정말 놀랍더라고요. 제가 학교를 다닐 때 교수님들이 "지 자식도 키우면서 힘들고 포기하고 싶어질 때가 있는데 교사는 남의 아이 키우면서 학부모님들도 키워야한다."
이런 말씀을 진짜 많이 하셨어요. 간혹 판에 유아교육과, 유치원교사가 진로라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그 분들은 정말 많이 찾아보고 시작하셨으면 좋겠어요. 전 그러지 않고 그냥 아이만 보고 들어왔는데 후회될 때가 많았거든요.
소개팅 후에 화나고 좀 어이 없는 마음에 이렇게 말을 써보는데 제 글이 싫다면 안보고 나가시면 됩니다. 참 기분 드러운 하루였어요ㅜㅜ 그래서 저도 그분에게 제 생각을 표현했고 커피값만 내고 나왔어요. 어디가서 할말 못하는 성격은 아니라 그쪽 예의 없고 내가 그쪽을 만나기에 너무 아까운 사람이라 돈 많이 준다하면 모를까 무료봉사는 못하겠다고 하고 나왔습니다. 째뜬 첫 소개팅이었는데 다신 하고 싶지 않다 생각할 정도로 불쾌했네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