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고등학생이고, 가정문제로 너무 힘들어서 조언을 구하고 싶어요.
글은 처음 써보는데 용기내서 쓴글이니 꼭 읽어주세요.
존댓말로 할게요.
보통 가정폭력이라고 하면 술먹고 때리는 등의 이미지를 떠올리겠지만 저는 물리적 폭력 못지 않게 심각한게 언어폭력이라고 생각해요.
어렸을 때부터 전 아빠가 무서웠어요.
살면서 아빠한테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죽여버리겠다', '언제 한번 날 잡아서 죽이겠다', '꼴보기 싫다' 였고 엄마는 옆에서 동조하거나 방관하는 식이었어요.
제일 처음 기억은 5살때였지만 더 어렸을 때부터 일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엉엉 울었고
그럴때마다 저에게 표정관리안해? 눈 안깔아? 확 죽여버린다. 라고 협박했어요.
혼나는 이유는 그 나이때에 부릴 법한 투정, 철 없이 굴기였지만 그게 어린애한테 쌍욕을 할 만큼 잘못이었을까요.
그리고 몇일지나면 사과한마디없이 살갑게 굴다가 제가 불편해하며 싫은 티내면 표정관리 안하냐고 혼나고.
보통 가정폭력 사연보면 글쓴이 뿐만 아니라 엄마에게도 폭언, 폭행을 휘두른다고 하는데 저희집은 아니었어요.
엄마가 일방적으로 맞추는 느낌이었지만 엄마와 아빠는 사이가 좋았고 그래서 엄마가 저를 혼내고 있으면 합세해서 같이 혼내거나 엄마가 암묵적으로 아빠한테 하소연하는 뉘앙스로 저를 혼내라하는 식이었어요.
그래도 저는 제 가족이 정상가족이라고 생각했어요. 아니, 남들도 다 이럴거라고 생각했어요.
팔을 잡아끌고 방에 가둔다음 '오늘 방에서 나오면 죽여버린다'라거나 이마를 손바닥으로 때리며 뒤로 밀치는 행동을 했지만 저정도는 한달에 한두번뿐이었고 주먹으로 때리거나 발로 찬적은 한번도 없고 놀이공원을 가거나 일년에 몇번 놀러가기도 하는 등 평소에는 화목한 가족처럼 행동했으니까요.
그래서 매체에서 흔히 나오는 [ 속마음은 자식을 사랑하지만 교육을 위해 엄한부모 ] 같은 건줄 알았어요.
하지만 커가면서 아니라는게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냥 사람자체가 좋은사람이 아니라는게 보였어요. 예를 들면 차를 운전하다가 다른차가 끼어들거나 앞질러가면 기분나빠하며 보복운전하거나 (그래도 예전에는 창문내리고 욕하고 소리도 질렀는데 요즘에는 창문 내리고 욕은 안하더라고요.)
본인이 키우고 싶다고 데려온 강아지는 지금 엄마가 돌보고 있고 현관문 소리에 짖는게 시끄럽다고 발로 걷어차는 등
그와중에 외가집이나 친척들 앞에서는 자상한 부모인척을 해서 다들 집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전혀 몰라요.
그리고 내로남불 심한점. 동생이 우유 쏟거나 하면 강아지가 먹으면 어쩔꺼냐 개 죽으면 너 때문에 죽는거다라는 등 애를 완전 잡으면서
정작 본인은 초콜릿 떨어뜨리고 심지어 강아지가 먹었는데도 개xx 초콜릿 좀 먹는다고 안죽는다 식으로 넘어가더라고요. 엄마도 옆에서 아빠는 돈 벌어오는 사람이니 괜찮다 식이고.
다혈질에 피해망상도 심해서 본인 혼자 오해해서 화내거나..전 지금까지 쌓인게 너무 많은데 따질 수도 없어요. 살면서 정상적으로 대화나눈적이 없으니 무서워서 따지는건 당연히 어렵고 중학생때까지는 엄마는 그래도 제편이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아니더라고요.
용기내서 아빠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말했는데 엄마는 아빠가 너네 때문에 힘들게 돈 벌어오는데 기껏 키워줬더니 한다는 말이 그거냐고..
생각해보면 아빠한테 혼나고 나면 와서 위로하는척 다 니가 잘못한거야, 다 너를 사랑해서 그러는거고 원래 남자들은 화나면 다 그러니까 너가 이해해야해 라고 말했는데 왜 제 편이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어요.
아마 아빠 관련된것만 아니면 좋은엄마라고 생각해서 착각했던것 같아요.
아빠가 화낼때 옆에서 말려주는건 기대하지도 않았어요. 그럼 불난집에 부채질하는 꼴이 되는거고 엄마한테도 불똥이 튀겠죠. 그냥 가만히 듣고 있는게 빨리 끝나니까..
그냥 저랑 둘이 있을때만이라도 제편을 들어줬으면, 아빠가 잘못한게 맞다고 말해줬으면 했던것 뿐인데.
한번은 진짜 답답해서 이런말까지 해야 하나 싶었는데 자살생각할 정도로 힘들었다고도 말했어요.
그런데도 결론은 똑같더라고요. 우리도 부모가 처음이고 넌 얼마나 완벽한 자식이길래 그러냐. 아빠가 너네 때문에 회사에서 얼마나 힘들게 돈벌어오는데. 아빠 돈으로 먹고사는건 사실인데 감사해야되지 않겠냐고..
진짜 벽에 대고 말하는것 같다는 말이 이거구나, 집에 내편은 없다는 걸 확인하고나서 있는 정 없는 정이 다 떨어져서 그때 연을 끊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한국사회가 가족이랑 연끊은 사람한테 시선이 곱지 안잖아요. 안겪어본 사람들은 그래도 부모인데, 라며 아무렇지 않게 상처주고 가족 연도 끊은 독한놈이 남에겐 안그러겠냐, 그 부모에 그 자식이니 저런 환경에서 자란 사람은 걸러야한다는 사람도 있고요.
그래서 너무 고민돼요. 엄마는 원망스럽지만 저런 면을 제외하고 봤을 때는 인성이 나쁜 사람이 아닌데 연끊기엔 죄책감이 들고 그렇다고 가족에게서 벗어나지 않으면 스트레스로 자살할것 같아요.
저희 집이 이상한건가요, 아니면 다들 이렇게 사는데 제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건가요.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