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좋았던 나에게
꽃이 피고 따뜻한 햇살이 가득 했던 그 해 봄바람 같이 살며시 다가온 너
눈치가 없었던 나였기에 보다 못한 친구들을 통해 같은 조였던 널 알게 되었다.
그 이후부터 항상 내 옆에는 네가 앉아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칠칠 맞지 못한 내가 밥을 먹다 손에 묻으면 말보다 행동이 먼저였던 너였기에 저녁은 먹었는지 주말은 어떻게 보내는지 나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려 했다. 모든 것이 처음이였던 나였기에 서툴렀다. 너의 관심도 눈빛도 행동도 모두 다
비 오는 날 우산이 없었던 나의 어깨에 조심스럽게 너의 손이 닿았을 때 떨고 있는 너의 손길을 느꼈던 나는 그 날 부터 널 알아가고 싶었다.
날 예뻐하고 아껴준 너의 그 서툰 행동과 진실 된 눈빛에 나의 마음도 자연스럽게 열어지며
그렇게 나의 첫 연애가 시작 되었다.
걸음이 느린 내 속도에 가만히 손 잡아주며 맞춰주고 첫 음식은 당연하듯 내 입에 넣어주고
차가웠던 내 손과 발은 너의 두 손 덕분에 늘 따뜻했었다.
늦게 끝난 실험실 앞에는 항상 달빛에 비치는 너의 그림자가 나를 반기였고 그렇게 당연하듯 우린 손을 잡고 11시까지 서로의 눈과 입과 발을 맞추며 시간을 보냈다.
꽃 한 송이의 담긴 너의 진심에 기뻤고 첫 기념일에는 케이크 한 조각에 있는 초 하나를 같이 불며 “예쁘고 착한 네가 내 여자친구여서 정말 복 받은 나야”라며 쪽지를 건네 준 너가 너무 예뻤고 눈물이 많은 내가 울면 아무 말 없이 어깨를 빌려 준 너가 너무 좋았다. 그렇게 우린 삼개월동안 매일 붙어 있었다.
다음 학기부터는 공부를 하고 싶지만 나를 못 보게 될까봐 슬프다는 너의 말을 듣고 걱정하지 말라며 우린 잘 이겨낼 수 있을 거고 난 너를 믿고 응원한다며 잠시동안만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하면 끝에는 우리가 매일 함께 할 수 있는 날이 올거라며 서로에게 약속을 하고 우리는 그렇게 장거리 연애를 시작하였다.
몸은 멀어졌지만 연락도 자주하고 마음은 늘 가까이 하자는 너의 말에 우리는 하루의 시작과 끝을 늘 함께 보냈다.
한 달에 한 번 만난 우리는 서로를 믿었고 의지했고 좋아했고 사랑했다.
삼년의 장거리를 하면서 많은 것이 변화되었다.
학생이었던 내가 사회인이 되었고 원룸 방 한 칸, 주말도 없이 도서관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던 너의 노력이 빛을 발하여 사회의 첫 발을 떼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너의 합격에 감사했고 고마웠고 행복했다.
그런 너를 바라보며 우리의 미래를 생각했고 난 우리의 미래가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다.
나 혼자만의 욕심이라는 것을 깨닫고 그 때부터 내가 많이 달라졌었던 것 같다.
그런 너에게 손을 놔 버렸고 며칠 후에 다시 너에게 손을 건네었을 때 너는 내 손을 잡아 주었다. 그렇게 우리는 아무렇지 않게 다시 지낼 줄 알았다.
한 번도 싸워보지 않았던 우리였기에 잦은 싸움으로 불안했던 나는 잘 지내보자는 생각을 가지고 아직도 내가 예쁘다는 너의 말을 믿고 생각 할 시간을 주었다.
자신이 있던 나였기에 우리의 미래를 위하여 생각 할 시간을 가져보자는 거였는데 너에게는 우리의 관계를 생각하는 시간으로 들렸었나보다.
그렇게 우리는 헤어졌다.
예쁜 꽃다발을 들고 세상에서 가장 예쁜 웃음을 지으며 졸업식에서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그 사진 한 장 기대하며 사년 동안 옆에서 같이 위로하고 사랑하고 아파하고 응원해주며 보냈는데 마지막 사진 한 장. 그 사진 한 장 속 안에 있는 너의 옆에는 내가 없었다.
너무 아팠다 그 사진 한 장이 뭐길래 너가 뭐길래 사년이 뭐길래 이리 힘들었을까.
사년동안 만나면서 난 너에게 꽃 한 송이도 준 적 없었고 우리 부모님에게 예쁨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지 내가 너의 부모님에게 예쁨을 받기 위한 행동도 하지 않았으며 너는 늘 그 자리에 있었는데 혼자 불안하고 생각이 많았던 나였기에 너를 이렇게 변하게 했던게 아니었을까 생각도 많이 했다. 흘러 나오는 노래 가사가 모두 다 내 일 같고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살면서 이렇게 많이 울 수있을까 할 정도로 많이 힘들었다. 헤어지고 5개월 동안 몇 번의 연락을 했고 몇 번의 만남이 있었지만 새로운 사랑을 하였고 준비하고 있는 너를 보며 나는 알게 되었다.
내가 잊지 못하고 아파했던 사람은 과거의 나를 예뻐해주고 사랑해줬던 너이지 지금의 너가 아니라는 걸. 이제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나 역시 지금의 너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그렇게 나의 첫 연애가 끝났다.
많이 사랑했고 사랑했다.
나의 모든 시작을 너와 함께 할 수 있어서 후회하지 않는다고 너무 행복했다고
너는 이미 나를 과거라는 틀 어딘가에 묻어 두었겠지만 나는 아직 헤어지는 중 이라고
새로운 시작을 해보려 해도 과거의 나를 향해 웃고 있는 너가 아직까지도 내 발목을 붙잡고 있다고
이러면 안되는데 미련인걸까 아직도 사랑인 걸까 매일 스스로에게 울면서 물어보길 반복 한다고
2020. 04
우리가 각자의 삶을 살게 된 지 1년이 되었다.
현재의 나는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이리 순수하고 아무 조건 없이 바라만 보고 좋았던 아니 사랑이라고 외칠 수 있을 만큼 사랑했던 너를 이제 놓아주려고 한다. 아니 연습 중이다. 너의 옆자리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있다는 그 사실도 인정하려고 한다. 많이 아프지만 슬프지는 않다. 잘 지내는지 궁금하지만 보고 싶지는 않다.
궁금한 것 조차 나의 이기적임과 욕심일테니 나의 이 욕심을 너에게 비춘다면 나에게 돌아오는 반응은 아무 감정 없는 차가운 응답일테니..
지난 20대 초반 아름답고 예뻤던 내 옆자리가 너의 존재로 가득 찼던 그 순간을 난 후회하지도 않으며 웃으며 언제든지 꺼내 볼 수 있도록 추억 속 큰 자리에 놓을 것이다.
우린 너무 예뻤고 순수했고 아팠고 미웠고 사랑했고 행복했다.
이젠 널 놓으려 한다.
안녕 내가 사랑했던 사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