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그때 함께 하였던 지난 날들은 이내 아픔이 되어 지난 십수년을 저는 괴로움 속에서 보내왔습니다.
그때 그녀의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런 마음과 모습들을 내 철없는 모자람과 어리석음에 그녀에게 슬픔과 고통만을 주었을 뿐 행복으로 기쁨으로 안겨주지 못했던 나의 죄는 지난 내 삶을 감옥처럼 옥죄고 가두어 왔지요.
이후 살아가느라 정신없이 달려온 지난 날이건만 그녀는 늘 그때 그 모습 그대로 제 가슴에 박힌 체 쓰디쓴 눈물로만 신물처럼 애써 삼켜내야만 했을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가슴은 어느새 통증을 안고 살게 되었고 그 무덤처럼 묻어버린 마음에 갖히어 흐르지 못한 체 시체 썩은 물 마냥 고여 삭아버린 내 눈물은 고름이 되어 전신에 비져나와 저를 괴롭게 만들었지요.
당신의 맑고 초롱초롱하던 눈빛, 개나리꽃처럼 수줍던 엷은 미소, 한겨울 냉풍조차 이슬 맺히게 하던 따뜻한 마음, 물방울처럼 영롱히 울리던 목소리, 늘 향긋한 봄내음 같던 향기까지...
나는 그런 그대의 영혼에 사랑과 행복은 커녕 슬픔만을 안기고 아픔만을 주었으니 지난 내 마음은 온통 그 죄로 갈갈이 찢겨 기우지 못할 넝마가 되었습니다.
영혼을 잃게 된 거지요...
껍데기뿐인 삶이 겉모습만을 꾸미우고 애써 행복인 척해왔건만 그대를 잃으며 함께 잃어버렸던 나의 영혼은 구할 길 없이 내내 메말라만 갔습니다.
말라버린 눈물은 고름으로 엉기우고 나는 붕대처럼 겉 삶만으로 칭칭 감아 감추어오며 살아와야 했지요.
누렇게 번지며 상해서 썩어버린 마음의 색을 온갖 물질과 변명으로 덧칠해 가려가면서...
내가 얼마나 추하고 더러운 인간인지도 모른 체 말입니다.
나는 그런 인간이었습니다...
유진아... 불러도 대답없을 님아...
하지만 나는 그대 이름을 다시 불러봄으로도 내 병으로 물든 마음은 도화지처럼 하얗게 씻기는 듯한답니다.
이기적이라 비난하세요.
나에게 돌을 던져도 좋습니다. 나는 그래도 아무 할말이 없습니다.
다만 그대를 온 마음 다해 불러보고픈 마음 하나만은 알아주세요.
내 더럽고 썩은 마음이요마는... 부디 이 사랑의 대죄를 속죄하고픈 심정이라는 것만은 꼭 알아주세요.
그리고 언제나 당신 삶이 기쁨으로 가득히 아프지 말고 행복하길 나는 늘 당신께 눈물로 기도드린다는 것을 알아주세요.
그리고 내게 죄로써 잃어버렸던 사랑을 당신에의 속죄로 깨우쳐 주셔서 늘 감사드린다는 것을...
씻어지지 못할 죄이나 그렇기에 나는 평생을 당신께로 향해 씻어갈 수 있겠지요.
죽을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