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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관계로 힘들어하는 너에게

ㅇㅈㅇ |2020.04.25 03:12
조회 1,590 |추천 23
긴 글 읽기 귀찮겠지만 나같은 경험 있는 친구는 이거보고 힘냈으면 좋겠다.
서로의 힘듦은 비교할 수 없는 것이고, 힘든 정도도 다르겠지만 너가 힘냈으면 좋겠어.
나보다 비교도 안될만큼 훨씬 더 힘든 친구라도 잘 이겨내길 바래, 진심으로.

나는 이제 고2.

고등학교 들어가자마자 너무 말도 많고 눈에 띄고 안좋게 여겨질 만한 행동들을 했어서 같은 학년 여자애들, 남자애들은 물론 2학년, 3학년 선배들한테까지 전교생적인 은따를 당했다.

대놓고 어깨빵을 당한다거나 앞에서 싹수없는 새끼, 십알새끼 등등 쌍욕도 들었고

같이 다니던 무리 여자애들이 언제부턴가 나를 멀리하는게 느껴져서 착각이겠지 싶었는데 설마가 사람잡는다더니. 내가 그 무리에서 튕겨져 나가고, 한번 튕겨져 나가면 다시는 그 무리에 못끼는 거 알거야. 다른 무리에 끼기에도 눈치 엄청 보이고...

그래서 점심도 굶고 교실에만 있고 수행평가 조 정하라는 건 왜이렇게 싫은지. 다들 서로 조 정한다고 방방뛰는데 나는 친구가 없으니까 맨 마지막까지 혼자 남아있고.

슬픈 것도 슬픈건데 무엇보다 쪽팔렸어. 차라리 쉬는 시간보다 수업 시간이 좋을 정도로, 혼자 있는 게 너무나도 부끄럽고 싫었어. 그래서 일부로 자는 척 한 적도 많았다.


많이 힘들었어.
맨날 담임쌤이랑 상담하고 교과쌤들도 그렇게 시끄럽고 말 많았던 애가 갑자기 왜이렇게 조용해졌냐면서 걱정해주시기도 했어.

교실에 있는게 지옥이라 조퇴를 밥 먹듯이 했고 한번은 조퇴하고 집가서 펑펑울었다? 제발 이사가면 안되냐고ㅋㅋㅋ 자퇴하면 안되냐, 너무 힘들다 이런 소리 하면서 맨날 쳐울고. 우는 딸의 모습을 보는 부모님 심정은 얼마나 더 찢어졌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그보다 못한 불효가 없다ㅎㅎ

60만원 심리상담치료도 받고 우리 부모님도 겉으로는 괜찮은 척 하지만 맨날 기도드리고 담임이랑 상담하고 내 눈치보고 오구오구 해주고 나보다 더 힘드셨을거야.

학교 들어가자마자 처음 겪어보는 일들에 어떻게 해야될지 몰랐어서 나는 더 방황하고 삐뚤어졌어.

중학교땐 공부만 하는 착한애였는데 갑자기 돌변하더니 자퇴자퇴거리질않나... 당연히 성적은 전교6등이라는 원더풀한 중학교성적에서 5등급으로 수직하향하고 한마디로 고등학교 1학년은 정말... 살면서 또 이런일을 겪어볼까 싶을 정도의 암흑기시절이었지.

그래도 혼자 조용히 살다보니까 알아서 착한 친구들이 먼저 다가와주더라.

급식실도 가기 싫어서 점심시간에 혼자 교실에 박혀있었는데 나 배고플까봐 집에서 고구마랑 바나나싸와서 먹으라고 갖다주고...

반 친구들 다 나를 안좋은 시선으로 보고 멀리하기 바빴는데 그 친구는 유일하게 나한테 먼저 다가와준 친구야. 한마디로 천사랄까.

어떻게보면 덕분에 이런 천사같은 친구를 만났으니 참 고마워. 나는 이 친구에게 정말 많은 빚을 졌다.

너 아니었으면 내가 그 학교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너무 고마워. 평생 고마워하며 살게. 너에겐 좋은 일만 있길 바래.

그 친구 덕분에, 그리고 무엇보다 뒤에서 조용히 응원하고 걱정하고 위로해준 부모님과 담임선생님덕분에 암흑기시절을 이겨낼 수 있었어.

이겨낸건가? 몰라. 그냥 힘든 건 어느정도 극복하고 그렇게 성적은 바닥난 채로 1년을 마쳤어.

겨울방학 지나고 코로나때문에 개학연기돼서 개꿀이러는 동안 나는 고등학교 1학년의 아픈 기억들을 모두 잊고지내는 듯 싶었는데 개학이 다가오는 지금, 다시금 그 트라우마가 떠오른다.

그런 일을 겪으면서 성격도 소심해지고 눈치를 많이 보게 되었거든. 2학년 같은 반 친구들이 날 싫어하면 어쩌지? 나는 친구라고 생각했던 애한테 또 배신당하면 어쩌지? 이런 불안감이 자꾸 드네..ㅎ

그래도 다행인건 철이 들어서 참 다행인 것 같아.

비록 많이 힘들었지만 그런 일을 이미 한번 겪어봤기에 친구관계에 대해서 더 알게되고,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 뭔 개소리인가 싶겠지만 정말로.

덕분에 내 성격도 고치고, 그 일로 부모님이 많이 힘들어하셨어서 죄스러운 마음을 가져서라도 공부해야겠다싶은 공부 동기부여도 됐어.

그래서 지금은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 부모님 속썩였던거 다시 갚아드리려고. 또, 그렇게 친구관계에 얽매여서 나 자신을 옥죄일 시간에 공부라도 해서 자기계발을 하면 좋을 것 같아서.

한마디로, 애들이 날 무시하는 게 같잖아서 공부라도 잘하려고.

자퇴하고싶다, 이세상에서 사라지고싶다는 부정적인 생각 할 시간에 공부를 해서 능력을 키우는게 더 이득이라는걸 깨닫는데까지 물론 많은 시간이 걸렸어.
나는 그걸 깨닫는데 고등학교 1학년, 1년이란 시간이 걸렸고.

그때 당시에는 물론 죽을만큼 힘들었는데 사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렇게까지 힘든 일인가?
그렇게까지 부모님 속 상하게 해드렸어야 했던 일인가? 그렇게까지 내 시간과 감정과 인생을 낭비했어야됐나? 싶더라.

단지 친구관계 하나로 그렇게 힘들어 할 시간에 차라리 인생친구만 놔두고 모든 인간관계 정리한 채, 눈닫고 귀닫고 공부나 했더라면.
나는 내 인생을 흐지부지 낭비할 일 없었을텐데 후회되기도 해.

나는 맨날 남들 눈치보고, 불안해하고, 걱정하고 있을 때 나를 뒷담화하고 욕하고 쌍욕을 내뱉던 인간들은 하루하루 즐겁고 알차게 보내고 있었어.

자퇴하고싶다, 살고싶지 않다는 부정적인 생각에 나를 옥죄어가며 공부고 뭐고 모든걸 손놓았을 때, 그들은 더 열심히 공부하며 꿈에 한발짝 다가갔어.

너무 억울하지 않니?

나를 욕하던 불특정 다수들. 나는 그들의 얼굴도, 이름도 몰랐지만 내 이름을 언급하며 나를 은따시키기 바빴던 다수들. 그들은 내가 그렇게 혼자서 괴로워하고 있을때 걔네는 매일 즐겁게 학교생활하고 열심히 살고 있었던거야.

전에 다니던 학원선생님께서 말씀해주셨어. 너가 지금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그냥 너 일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너 일에 집중하다보면 알아서 좋은 친구들이 붙고 결국 시간이 다 해결해주니까 너는 그냥 너 자신에만 집중하면 된다고.

또, 너 할 일에 집중하면 아무도 널 무시하지 못할거라고.

그 때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시간지나고나서 돌이켜보니까 맞는 말이더라. 그냥 내 할 일 묵묵히 하다보면 시간이 알아서 해결해주더라.

친구관계로 힘들 때 공부나 해라. 이런 소리가 아니야.

쟤도 날 싫어하나? 왜 나를 째려보는 것 같지? 내가 또 뭘 잘못했지? 자퇴나 해야겠다. 살기 싫다. 이런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이지 말고, 그 시간에 너의 일. 너 자신에 집중하라는 거야. 나는 다만 그 나의 일이라는 것을 공부로 정한거고.

나는 너가 가뜩이나 힘든 상황에서 자신을 더 힘든 상황으로 몰고 가지 않았으면 해. 멍청한 짓이잖아.

그리고, 또 말해주고싶은건 혼자 짊어지지 마.

부모님이든, 선생님이든 도움을 요청해. 그들은 우리보다 몇십 년의 인생을 더 살아왔기에 너한테 많은 조언과 위로를 해줄 수 있어. 특히 부모님은 누가뭐라해도 항상 니 편이다.

시간이 지나서 보니까 솔직히 별 일 아니다. 물론 가끔씩 그때 기억, 그때 감정이 떠올라서 불안하기는 하지만 나중에 몇 년이 더 지난다면 그때는 더 괜찮아질 것 같아.

고등학교 1학년, 다시 돌아가고 싶지도 않고 생각하기도 싫지만 그 일을 겪으면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고,

1년을 멍청하게 보낸 만큼 남은 학창시절 후회없이 알차게 보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고,

내 부모님이 참 좋은 분이었다는 걸 다시한번 알게 되었고

무엇보다 좋은 친구를 얻게 되었다.

친구관계로 힘들어했지만 어떻게보면 친구 보는 안목이 생겼기에 이제는 친구관계를 컨트롤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너도 지금 그 힘든 시기, 잘 버티면 알게 될거야. 왜 내가 힘들어할 시간에 다른 사람이 아닌, 오로지 너 자신. 너의 일에만 집중하라고 했을지.

마음 독하게 먹어야 해. 견뎌내려면.
난 너가 잘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행복해질 수 있고, 넌 행복하려고 태어난 소중한 사람이야. 알겠지? 사랑해 알라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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