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을 방불케하는 무더위 속 지난 8일 오전, '티저 광고' 캠페인처럼 보이는 한 여자의 모습이 동영상으로 촬영돼 네이버 등 인터넷 포털 사이트와 판도라tv 등 동영상 전문 사이트에 올라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하루 내내 화제가 됐다.
이 여자는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강남 주변에 흰색 어깨끈이 노출된 흰색 민소매 원피스에 맨발을 한 채 '나는 90일을 삽니다'라고 적혀진 1인 시위 피켓을 들고 강남 대로변을 걸어다니거나 버스정류장 등에 선채 무표정한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 바쁜 길을 재촉하는 인파 속에 한 동안 여자가 묵묵히 1인 시위를 하듯 서 있자, 버스정류장의 한 남자는 흘깃 그녀를 쳐다보는가 하면 이후 지나가던 행인들은 점차 그녀이 존재를 인식하고 가던 길을 멈춰서서 디지털 카메라나 휴대폰에 담아내 결국,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성공적이었다는 것이다. 이후 네티즌과 언론에서는 '실제 시한부인생'과 관련한 시위가 아니냐, 기업의 티저 광고 모델이 아니냐, 네티즌 사이에 얼짱으로 모델 데뷔한 이주연 양이 아니냐는 등 다양한 각도의 해석을 쏟아내는 가운데 일부 매체에서는 5월 8일 어버이날 이후 90일 후가 공교롭게 달과 날짜가 뒤바뀌는 8월 5일이라는 점을 활용했을지 모른다는 예측까지 내놓고 있다. 먼저, 피켓에 적힌 그대로 해석한다면, 길거리로 나선 여자나 그녀의 주변 인물 중 시한부 인생을 사는 사람이 있어 희귀병이나 시한부 인생의 소수자들에게 관심을 가져달란 일종의 시위로 해석될 수 있다. 모델로 나선 여자의 모습이 흰색의 원피스와 바비 인형 같은 모습으로 인해 다소 초췌해 보이긴 하지만 병색이 짙지 않다는 의견을 전하고 있다. 하지만, 얼마 전 종영된 시한부 생명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던 드라마 <90일, 사랑할 시간>을 떠올린다면 드라마 애청자를 일컫는 '구사시'처럼 최근 사이버 공간에서 네티즌들의 관음증을 유도하는 '00녀' 시리즈의 연장선에서 본다면, 이번 시한부 삶을 나타낸 화제의 여자를 '구사녀'라도 불러도 좋을 듯하다. 다음으로는 최근 대학로나 도심 번화가 주변에서 행위예술이나 자신의 샵을 선전하기 위해 거리 퍼포먼스를 하는 사람들과 유사한 전위적 예술 행위라는 의견이 그것인데, 이 또한 그리 설득력을 지니지 못했다. 현재 가장 유력한 견해는 신규서비스를 시작하거나 신제품 등을 내놓는 닷컴기업이 자주 활용해 해당 상품의 특성을 대표하는 '카피'로 만든 티저 광고라는 것이다. 현재 공식 시판하거나 서비스 하기까지 90일을 남겨둔 상품을 홍보하거나 드라마 방영 또는 가수들의 새 음반 출시 전에 주목을 끌기 위한 티저 광고라는 의견에 덧붙여 언론과 네티즌들은 포털사이트 검색이나 지식in 등 경로를 통해 ‘90일녀 동영상’의 주인공이 인터넷 얼짱 출신의 이주연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유통되는 ucc가 3분 이내의 분량인 것에 비해 이번 티저 동영상은 1분 내외의 짧은 분량임에도 순식간에 네티즌들의 입에 회자됨으로써 각 기업의 홍보 및 마케팅 담당자들에게 또 다른 과제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 '90일을 삽니다'라는 의미가 live(살다)가 아닌 buy(산다)라면 소비재를 다루거나 서비스업에게 적용될 수 있겠고, 이러한 사례가 90일 동안 한정하여 시판하는 기간제 상품이나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 등에 적용된다면 소비자들에게 상품의 브랜드와 아울러 사전 인지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사회적으로 다소 물의가 있을 수 있지만 얼마 전 '애인대행'을 소재로 한 드라마 <달자의 봄>에서 비친 최근 사회상과 아울러, 만약 이번에 거리에 나선 여자가 '산다'는 의미가 대상물의 시간(time)을 산다(buy)고 해석한다면, 역할 대행을 공개 신청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까지 든다.
티저광고는 지난 1999년 sk텔레콤이 임은경을 발탁해 활용해 방송광고로 내 보낸 'ttl' 이후 2000년에 마이클럽닷컴이 길거리 곳곳에 '선영아 사랑해'를 손글씨 형태로 내건 벽보와 현수막 그리고 버스 광고로 이어져 화제를 낳았다. 지난 2004년 영화배우 임수정을 기용한 '야후 거기'의 '아저씨, 거기가 열렸어요'나 마이클럽닷컴의 '선영아 사랑해' , 그리고 최근 휴대폰 제조업체 팬택 sky의 'must have', ktf의 세대(g) 이동통신 서비스 'show' 등의 티저 광고를 잇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과연, 이 미모의 여자가 얼짱 모델 이주연인지 또한 이번 거리 퍼포먼스가 닷컴기업이 자주 채용하는 티저광고인지 결과는 세 달 이내에 밝혀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