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전여친이 첫 여친이었는데
연애 초기부터 삐걱거림이 좀 심했음.
데이트 비용 문제라던가 연락 문제라던가...
근데 결국 걔가 나한테 다 맞춰줬음.
걔는 나를 진심으로 사랑했었거든.
데이트 비용도 처음엔 번갈아가며 내다가 나중엔 걔가 거의 다 내다시피 했음.
둘이 데이트하면 나는 커피 정도 샀나?
걔한테 돈 제일 많이 쓴 게 걔 생일에 입생로랑 틴트 하나 사준 거네.
연락도 처음엔 서로 잘하다가 나중엔 항상 걔만 나한테 먼저 연락하고 나는 답장만 하고...
누가 봐도 내가 갑이었고 걔는 을이었음.
친구들끼리 연애 얘기하면 어지간하면 친구 편 들지?
근데 내 친구들도 다 나보고 여자친구한테 좀 잘 하라고 니 여친 보기 안쓰럽다고
이렇게 얘기할 정도로 내가 좀 많이 이기적으로 연애했음.
당연히 내가 차였겠지?
사람 인내심이라는 게 한계가 있으니까.
걔는 다 퍼주고 후회없이 연애해서 아무런 미련이 없더라.
무릎까지 꿇으면서 울고불고 처절하게 붙잡아도 절대 안 잡히더라고.
그렇게 반년동안 걔만 그리워하면서 개폐인처럼 살았다.
잊어보려고 소개팅만 한 수십번 받았는데
무의식적으로 걔랑 비교되면서 단점만 보이더라.
그렇게 방황하다가 이직하기 전 알바하던 곳에서 만난 전여친이랑 사귀게 됐다.
사람새끼라면 과거의 과오에서 배우는 게 있어야 되겠지?
진짜 다 퍼주면서 연애했다.
전전여친이 나한테 했던 것처럼.
데이트 비용?
걔도 커피만 샀지.
연락?
당연히 항상 내가 먼저 했지.
걔가 말하는 사소한 불만들까지도 싹 다 폰 메모장 어플에 적어두고 시간 날때마다 읽으면서 고쳐나갔다.
걔는 내가 그렇게 퍼주니까 자기가 갑인 것처럼 연애했고.
마치 전전여친이랑 사귈 때 내 모습처럼.
당연히 내가 찼겠지?
사람 인내심이라는 게 있으니까.
헤어지고 나서 한달만에 지금 여자친구 사겼다.
저 한달도 주변에 마음에 드는 여자가 없으니까 한달이나 걸린 거지
전여친이랑 헤어진 당일부터 난 후련함 말곤 아무런 감정이 없었어서
걔한테 이별 통보한 카페에서 나오자마자 지금 여친이랑 마주쳤으면
헤어진 당일 바로 사겼을걸?
전여친이랑 헤어지고 나서 1년 동안 한달에 한번꼴로 우리 집앞에 찾아오더라.
한번만 더 기회를 달라면서 뭐라뭐라 하는데
솔직히 걔 말은 귀에 아예 안 들어오고
전전여친 눈에 내 모습이 저렇게 보였겠구나 하는 생각밖에 안 들더라.
그냥 한때 진심으로 사랑했던 사람이 힘들어하니까 안쓰러운 마음은 드는데
다시 잘 되고 싶은 마음은 눈꼽만큼도 안 생겨.
걔가 미워서 그렇다기보단 난 내 능력이 닿는 선에선 최선을 다했으니까.
연애하다보면 사소한 걸로 많이 싸우지?
데이트 비용부터 시작해서 연락 문제라던지 남사친 여사친 문제라던지.
근데 남녀를 떠나서 내 경험상 연인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그냥 자기를 희생해서라도 맞춰주는 게 정답인 거 같다.
연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서.
헤다판에 힘들어하는 사람들 많이 보이는데
지금 연애가 됐든 다가올 다음 연애가 됐든
괜한 자존심 부리지 말고 항상 연인에게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덜 아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