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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닷, 산체스 부모에게 남기는 글_마지막입니다.

ㅇㅇ |2020.05.03 14:19
조회 1,376 |추천 12

 


부모님의 일이었다고 선을 그으니 별다른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저 역시도 부모님의 일이니 마지막으로 몇글자는 적어야 속이 시원할 거 같네요.

 

작년 11월부터 5월까지 1년 반의 시간을 결코 짧지 않았습니다.
저희 가족은 네명의 가족 중에 한명입니다.

한국에 들어오기 전에 한번 그리고 공판이 진행되는 동안 세번.
부모님은 총 네번의 "전화"만 받았습니다.

 

아 한번은 만났네요.
경찰서에 구속되었던 그날 면회신청을 해서 1년 선고 받은 그 분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저희 어머니한테 자신은 결코 도망간 적도 없고 재산도 다 놓고 갔는데
왜 이제와 그러냐고 큰소리 치시던 분이었죠.

 

전화도 재판일이 다가오기 전에 합의를 했다는 증거를 만들기 위해 하신거 다 압니다.
정작 찾아와서 용서를 구할 용기는 없고 전화로만 합의를 해달라고 한 것
특히 합의를 원한다면서 전화를 했던 태도나 마지막 2심 공판에서 하셨던 그 말들


19년 12월에 마지막으로 전화하셔서 돈이 없다며 본인이 죽어야만 용서해줄거냐며 되려 뻔뻔하게 말했고

이번 공판이 끝난 다음에는 저희 부모님께 그렇게 빌었는데 이렇게 되니 속시원하냐고 말했다고 합니다.

 

고작 1년 6개월이란 시간동안 네번의 전화로 용서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우스웠습니다.

한 사람이 이뤄낸 모든 것을 무너뜨리고 이십년이 넘는 세월 고통 받았던 것을

그리고 아직도 고통을 받고 있는 것들이

단순히 전화 네 통화로 다 해결이 될거라고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다른 사람의 상처는 아무 상관없다는 태도였기 때문에 할 말을 잃었습니다.

 

 

부모님이 재판을 보시면서 들었던 말을 해주신 것중에 하나가 기억납니다.
지금 본인들이 한국에서 이렇게 1년반을 있으면서 생계에 문제가 생기셨다고.

 

그래도 다행일겁니다.

적어도 당신들은 빚은 없잖아요?

자신의 이름으로 가질 수 있는 것들이 있을테니까요.

저희 아버지는 본인의 이름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십년이 지난 지금까지도요.

 

 

그리고 어찌되었든 당신들의 아들 세명은 성인입니다.
연예인을 하던 못하던 어떻게든 살아갈 여건을 만들 수 있는 나이입니다.

이십년전에 저와 제 동생은 십대 중반으로 아직 어렸습니다.

말 그대로 생계가 박살나서 앞이 보이지 않는 막막한 상황에서도 저희 부모님은 아직 커야하는 저희를 위해서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내셨습니다.
비단 저희 가족 뿐만 아니라 증거가 남아있지 않아서 합의 명단에 오르지 못한 다른 가족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속이 시원하냐고 물어봤죠?

아니요. 형이 너무 적어서 절대 속이 시원하지 않습니다.
2심 공판에서는 피해자들에게 주라고 삼천만원을 남겨놓고 갔다고 하던데
아무도 모르는 삼천만원
그것도 2심 공판때 말을 하는지
진짜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하는 모습에 역시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집행유예를 기대하셨겠지만 실형을 받으셔서 억울하시겠죠.
그마저도 지금 과하다고 생각하시겠죠?

 

 

수십억을 준다고 해도 제 부모님의 망가신 세월을 돌이킬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원금도 안되는 돈을 말하면서 그 마저도 먼저 합의하는 사람이 가져가면 못받는다고 했는데 그 돈으로  제 부모님의 고통받은 세월을 보상할 수 있을까요?


이렇게 끝이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제 글은 이렇게 끝입니다.
한가지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사과 한번 받아본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증거가 없다고 외면 받은 분들이 아직도 많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아직도 기억을 하며 용서를 못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추천수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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