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고2 진로 막막해요

ㅇㅇ |2020.05.14 15:12
조회 25,786 |추천 60
안녕하세요 고2 여학생입니다.
제목에도 썼다시피 진로가 너무 막막해요
아무것도 몰라서 막막한게 아니라 나름 하고싶은 것도 있고 목표 학과도 있는데 요즘 들어서 이게 과연 맞는 일일까?..하는 회의감이 들어요.

먼저 저는 사물인터넷에 흥미를 가지게 되어 사물인터넷 기술을 만들고 싶다는 꿈이 생겨 전자공학과에 진학하고 싶다는 목표가 있어요. 이공계열인 만큼 수학과 과학 성적도 높은 편이고(아직 시험을 안본터라 1학년 성적이지만..)전체적으로 낮진 않게 유지하고 있어요. 또 생기부도 그 쪽에 맞춰서 준비하고 있고요. 현재는 방과후 온라인수업으로 C언어를 배우고 있어요.

근데... 제가 고등학교 때 이렇게 준비를 열심히 한다고 해서 제가 목표하는 학과에 진학하게 되더라도 대학 공부와는 다르잖아요? 막상 겪어봤을 때 저랑 안맞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실패하는 게 두려운것 같아요...

그렇다고 막 '이거 하고 싶다!!'라고 심장이 두근댈 정도로 하고 싶은 게 있는 것도 아니고요, 그냥 막연하게 어느정도 흥미 있는게 있어서 그걸 어거지로 끼워 맞추는 느낌이에요. 그렇다고 전자공학과 가서 사물인터넷을 개발하는 일이 하기싫은 건 아니고 오히려 하고 싶어요. 하지만 진짜 내가 이 길에 맞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진로적성검사같은걸 하면 이쪽과 잘 맞다고 나오긴 하는데.. 결과 사실 못믿겠어요. 무의식 중에 제가 세뇌된 것처럼 답변했을 가능성도 있는것같거든요..

인터넷에 막 검색하면 여자는 힘들다, 잘 안뽑아준다, 학점 낮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등등.. 많이 주워들어서 더 겁도 나요.

한마디로 하면 하고싶긴 한데, 실패할까 두려워요.

이제 와서 제가 흥미있고 진짜 하고 싶은 걸 찾자니 너무 늦어버렸어요. 고등학교 수시제도 특성상.. 갑자기 바꿔버리면 남들보다 뒤쳐져서 다시 찾고 싶지도 않고요 그럴 시간도 없어요.

독서실에서 집중 안돼서 주저리주저리 써봤는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코로나 다들 조심하세요!


+추가)
독서실 나오고 집 오니 댓글이 너무 많아져서 놀랐어요..
댓글마다 진심이 느껴져서.. 울컥했어요.ㅎㅎ
하나하나 읽어보는 중인데 정말 어디가서 쉽게 듣지 못할 진심어린 조언들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가끔가다 고민 있고 힘들다면 여기 댓글 쭉 정독해야겠어요.
앞으로 마음에 새기고 열심히 찾아볼게요! 다들 감사드립니다.
추천수60
반대수7
베플산듀|2020.05.15 18:24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꼭 읽어봐줬으면 좋겠어요. 고등학교 때 저 역시 인생의 모든 것이 수능하나로 결정되고 더이상의 공부는 없을 줄 알았는데 이게 웬 걸. 진로 변경을 세 번해서 지금 이 자리에 와있어요. 물론 저처럼 진로를 자주 변경하는 것 보다는 한 우물 진득히 파는게 전문성과 경력에서 더 도움이 되겠죠. 하지만 인생은 10대 20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에요. 많은 것이 그 때 결정되기도 하지만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습니다. 삶은 어떤 한 색깔로 표현할 수 없는 것 입니다. 바다를 가로질러 헤엄치면 빠르게 목표에 도달하지만, 바닷물 속의 아름다운 광경은 경험하지 못하죠. 우린 흔히 실패하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된다고 믿지만 제가 경험해보니 물거품 아래 훨씬 소중한 것들이 있었어요. 대단히 무엇을 노력해보라는 것이 아니에요.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시간이 해결해주기도 합니다. 단지 필요한 건 소리없이 다가온 삶의 손짓을 반길 준비가 되있는 것 입니다.
베플이건뭐|2020.05.14 17:56
형이 전자과 나왔거든. 반도체 개발 하고 싶어서. 지금 가구일 한다. 뭔가 아닌 거 같아서. 후회는 해보지도 않고 할수는 없다. 누구나 다 경험하는 일인데, 너무 빨리 깨우쳤네. 한길만 보고 간다고, 길이 하나만 있다고 생각하지마. 옆으로 빠지는 길도 있으니까. 나이는 문제가 안되.
베플배고프닼치킨|2020.05.15 21:48
예전에 전공교수님이 해주신 말인데 기억에 남는말이 있음. 진로라는건 계속해서 산을 넘으며 목적지를 향해 가는거랑 같아서 지금은 산 너머에 있는 목적지를 잘 볼수가 없음. 첫번째 산에 일단 다 올라가봐야 다음 산 모양이 어떻게 생겼는지, 옆의 산은 어떻게 생겼는지 둘러볼 수 있고 자신이 어떻게 산을 타는게 편한지 알수있음. 그리고 지금까지 오른 산이 마음에 안들었다면 너무 멀지 않은 산이라는 가정하에 방향을 틀어 다른 산으로 갈수도 있음. 여기서 중요한건 지금 단계에서 모든 미래를 예측하고 방향성을 설정하는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거임. 가장 나은 건 대략적인 방향이 정해졌으면 지금 할수있는걸 하면됨. 이 말 들었을때 충격받은건 사실 초엘리트코스를 밟은 교수님도 불확실한 미래에 엄청 고민을 하고 공대(컴공)-계량경제로 진로를 바꾸셨다는거. 그리고 그렇게해도 젊은 나이에 교수가 됐다는거. 그리고 아직도 자신은 다음 방향이 고민이라 하셨음.. 그때 인생의 장기 테크트리 플랜을 짜야한다는 강박에 시달렸던 대학생으로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음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