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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선배로서 현실적인 조언 해주실래요?

익명 |2020.05.19 05:26
조회 6,906 |추천 4
눈 감고 한 시간이 지났어 잠이 안 오길래 그냥 내 이야기나 주절거리려고.. 반말이 편할 거 같아서 일기처럼 써볼게. 어디가서 말하기 힘든 이야기인데 갑자기 네이트판이 생각났어. 내가 우울한 상태인 건 인지하고 있는데 상담센터에 갈 정도는 아닌 것 같아서.. 속마음 좀 풀어보려고 해. 내가 이상하다면 뭘 고치면 좋은지,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안다면 제발 알려줘.

음.. 일단 최근에 계속 집에만 있어서 언니와 자주 부딪혔어. 이게 우울한 상태의 시작인 거 같아. 사실 언니와 나는 사이가 별로 좋지 않아. 정말 사소한 걸로(나만 이게 사소하다고 생각할 수 있어) 꾸지람과 욕을 듣곤 하는데 내가 약자거든.. 딱히 대꾸를 못 하겠어. 나는 내 주장이 강한 편인데 언니한테는 말도 제대로 못 하니까 그런 내가 싫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까 일주일에 세 번도 싸우고 그런 거 같아. 최근에 있던 일을 최대한 감정을 빼고 있었던 사실만 쓰려고 노력해볼게.

내가 청소를 하고 있었고 언니는 일 끝나고 집에 들어온 상황이었어. 나는 청소기 소리 때문에 언니가 나를 계속 불렀다고 하는데 듣지 못 했어. 언니가 내 바로 뒤에서 크게 나를 불렀을 때 예상하지 못한 나는 너무 깜짝 놀라서 주저 앉아버렸어. 누군가 내 뒤에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거든. (집 안에는 아무도 없었어) 언니가 아.. 미안 놀랄 줄 몰랐다고 했어. 내가 놀라고 찡그린 표정으로 차라리 노크를 하지 그랬는데 이게 사건의 발단이었어.

언니: 내가 처음에 사과했는데 받아주고 다음에 노크해달라고 부탁하면 되지. 너가 놀란 거 이해하니까 사과한 거야 근데 네가 하는 모든 말이 정답인 게 아니잖아. 왜 너는 너가 정답인 것 처럼 말해? 나를 가르치려고 들지마. 너 같은 년은~

이 순간 나는 속으로 이게 그렇게 화내는 일이 될 수 있구나, 사람은 참 다르구나 신기하다 생각했고 살짝 웃음이 나버렸어... 아까 말했다시피 이런 상황이 많아서 익숙해져 있었어. 그래서 화내는 게 그날은 무섭지 않더라. 그리고 난 정말 화내는 포인트를 몰랐어.(지금도 잘 모르겠어..) 그리고 이건 언니 화를 더 돋구어 버렸어.

언니는 너가 지금 웃냐면서 이 상황이 웃겨? 넌 나를 사이코패스로 만들게 해. 쓰레기, 개 쌍시옷 니은, 너는 날 무시하는 거야, 니가 노크하라고 할 때 난 너를 걷어 차버리고 싶었어, 칼로 찔러버리고 싶어, 너는 사고 방식을 바꿔야해, 인생 그렇게 살지마, 너가 생각해도 너처럼 사는 게 낫겠어 나처럼 사는 게 낫겠어?

나는 정말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언니가 낫지. 미안해를 반복했어.
그리고 언니는 오늘 내 행동은 명백히 언니를 무시하고 가르치려 한 거기 때문에 내가 이거에 동의할 수 없다면 앞으로 나를 없는 사람으로 생각할거고 집을 나갈 거라고 했어. 여기까지가 한 사건.

말 못하는 내가 답답해 보일 거라는 거 알아. 어릴 때 맞았던 기억이 좀 큰 거같아. 어릴 때도 저 칼로 찌른다는 거 정말 많이 듣고 자랐거든. 근데 가끔은 아직도 못 잊은 내가 문제 있는 걸까 싶기도 해. 혹시 내가 나를 계속 피해자라고 생각하고 싶은 심리가 있는 걸까 싶기도 하고.. 분명히 처음엔 언니가 못된거고 나쁘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익숙해지다보니 가끔 헷갈려.

언니랑 나는 정말 다른 사람이라고 자주 생각해. 부딪히지 않기 위해서 취업을 먼 곳으로 빨리 하고 싶은데 잘 될지 모르겠다. 아직 졸업까지 2년이 남았는데 2년동안 무사히 지나갔으면 좋겠어. 정말 진심으로.

진짜 말이 많았다. 횡설수설하고 긴 글 여기까지 읽어줘서 고마워. 소수의 정말 친한 친구가 이런 이야기 일부를 알고 부모님은 전혀 모르는 이야기라서 두렵지만 털어놔서 마음이 후련해. 누군가는 나에게 어떻게 하면 더 좋았을 거라고 내 잘못을 이야기 해주겠지. 최대한 그런 말을 이해하려고 노력해볼게. 생각보다 가정폭력은 흔한 거 같아. 비슷한 경험에서 벗어난 이야기가 있다면, 공유해도 괜찮다면 알려줘 힘이 될 거 같아. 쓰다보니까 거의 아침이 되버렸어. 다들 좋은 하루 보내!
추천수4
반대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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