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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전 마지막으로 본 짝녀한테 선팸받았습니다 ㅠㅠ 넘 좋아여

쓴놈 |2020.05.22 03:47
조회 316 |추천 1

안녕하세요? 저는 아직 10대인 남학생입니다. 이 썰을 풀고자 오늘 네이트판에 회원가입하여 글을 쓰게 되었네요. 제목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너무 기뻐서 잠도 잘 오지 않는 상태입니다. 평소에 12시면 자는 제가 왜 새벽 3시까지 죽치고 앉아 생전 처음보는 사이트에 글을 쓰고 있는지, 저도 참 의아합니다. 오늘 잠 자긴 글렀네요. 서론이 너무 길었죠? 이제 본론으로 넘어가겠습니다. 부족한 글 솜씨지만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중학교 1학년, 서울 모처에 있는 수학학원에 등록하게 되었습니다. 빡세기로 유명한 수학학원이어서 어린 마음에 긴장을 했던 것인지, 아이들의 인기를 끌만한 말솜씨를 뽐내지도 못했고, 말 한 마디 붙이는 것 조차 어려운 시기가 있었습니다. 심지어 같은 학교 친구들이 하나도 없어서 정말 합죽이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죠. 학교에서의 모습은 어디에다 팔아먹었는지, 말할 기운이 하나도 나지 않았어요.그 때 혼자 문제를 슥슥 풀고 있던 제게 그 아이는 스스럼없이 다가와 주었습니다. 매우 고마웠습니다. 아는 사람 하나도 없는 타지에서 친절한 현지인을 만난 기분이었어요. 그 때까지만 해도 순수한 고마움이었어요. 그 아이 덕분에 학원생활에 꽤 잘 적응할 수 있었고, 반도 몇 계단 올라갔으니까요. 이 때, 제가 먼저 반이 올라갔고, 그 아이도 곧 제 반으로 올라왔는데, 같은 교실에서 보고 있자니 얼마나 반갑던지. 올라온 초기에 빈자리가 엄청 크게 느껴지더라고요. 아무튼 그 아이와 3년 동안 같은 반(반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면서 떨어져있던 시간은 정말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을 하면서, 계속 저 같은 쑥맥한테 말도 걸어주고, 준비물도 빌려주고, 터치도 생기다보니 호감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더라고요. 말 한 마디에 움찔움찔, 터치 하나에 깜짝깜짝. 물론, 그 아이가 저를 좋아해서 그런 행동을 한 게 아닌, 편함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행동을 한 것임을 알고는 있었습니다. 쑥맥인 제가 보기에도 확실히 저를 좋아하는 눈빛은 아니었거든요. 뭐 별다른 방도가 있을까요. 단지 이러한 관계가 유지만 되도 감사할 따름이었습니다. 저도 연인이 되고 싶다는 연애감정은 포기하고, 좋은 친구로 남는다면 둘의 관계의 최상의 상일 듯하여 3년간 서로 좋은 친구로 지내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고등학교를 가야할 때. 저는 기존 학원의 교육방식에 회의감을 느끼고 학원을 나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 아이가 눈에 많이 밟혔으나, 연인 사이도 아니거니와, 저의 성과없는 일방적인 호감으로 인해 제 공부 루틴을 망가뜨릴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해 인사도 하지 못하고 학윈을 나오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1달, 2달 3달씩 지나갈수록 제 수학실력은 모의고사에서 1,2등급을 맞고, 블랙라벨을 풀면서 공부할 정도로 일취월장히(외람된 말이지만, 새로 옮긴학원 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늘어갔으나, 좋아하는 사람과 이별해야할 때, 작별인사도 못하고 선펨을 날려볼 용기도 없는 찌질한 저의 모습은 제 뇌리에서 점점 선명해졌습니다. 후회는 뇌하수체에서 나온 작은 호르몬에서 점점 커져 제 마음을 짓누르는 무거운 거석이 되어갔죠. 그 뒤 몇 달이 더 지났습니다. 페북에 뜬 그 아이의 프로필 옆에 있는 친추 버튼에 그렇게 눈길이 가는 날이었던가요. 그 날, 저는 충동적으로 친추를 보내버렸습니다. 이렇게 간단한 일을 몇 년 동안 미루고 있었던 저에 대한 자책감, 홀가분함, 기대, 설렘 등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몇 분의 기다림이 지나고, 다행히도 친구 추가를 받아주더라구요. 참 기뻤습니다. 꽤 홀가분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려는 순간, 손에 느껴지는 익숙한 진동. 그 진동을 느끼면서, 만약 이게 친구의 페메가 아니길 바라며 핸드폰을 확인했습니다.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아이가 오랜만이라며 페메를 보내왔던 거예요!! 정말 눈을 비비고, 세수를 하고, 앞구르기 뒷구르기를 하고 봐도 제 눈은 이전과 같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온 동네에 자랑하고 싶었지만, 겨우 그런 것 가지고 호들갑이냐며 욕만 먹을 듯 하여 꾹 참고 답장을 적어 보냈습니다. 근황이 어땠는지, 학원은 어디로 옮겼는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서로 물으며 대화를 이어나갔습니다. 그 아이가 보내준 문자 하나하나를 곱씹으며, 저에게 행운처럼 다가온 행운에 감사했습니다. 말은 잘 나오지 않았지만요ㅋㅋ 아무튼, 대화의 끝에 이번 주말 그때 그 학원 앞에서 잠깐 보기로 했습니다! 물론, 이런 제안이 그 아이가 저에 대한 호감을 나타내는 것인지, 그냥 오랜만에 한 번 보자는 뜻인지는 구별할 생각도, 능력도 없습니다. 제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단지 이번 주말이 기대되어 밤잠을 잘 수 없다는 것 뿐이네요.
1년 동안 참아온 제가 답답하기도 하고, 밉기도 하고, 시쳇말로 병신인지도 많이 생각해왔지만, 기다림과 작은 용기의 결실이 맺어졌다는 생각을 하니 1년 정도의 시간이 모두 보상되는 느낌입니다. 제 개인적인 바램이고,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은 잘 알지만, 어떻게 잘 된다면 이루 말할 것 없겠구요. 너무 김칫국 원샷이었나요?ㅋㅋㅋㅋ 그저 친구의 관계만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과욕은 금물이니까요.

제 이야기는 여기까집니다. 쓴놈이 정말 쑥맥에다 첫 글이다보니 너무 장문인데다 쓰고 난 후 보니 바보스럽다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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