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깜짝이야
많이 분들이 보고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그냥 엄마가 보내주시면
혹시라도 버리는거 생길까봐 꼬박꼬박 먹어치웠을 뿐입니다.
사진질이 구려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고
올린 밥상에 올라간 것들은 엄마가 다 보내주신거에요.
사진을 찍어두진 않았다가
어느날 문득
이 택배가 언젠가는 끊기겠구나라는 생각이들었고
남기고 싶었어요.
철들지 못한 딸은 엄마 힘든거는 생각지도 않고
자꾸 뭐 만들어서 보내달라고 칭얼거리기만 하네요
언제까지 엄마가 구워주는 이면수랑
땡초 잔뜩넣은 멸치볶음을 먹을 수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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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산지 몇년째인지도 모르는 휴먼입니다.
똥손이고 음식의 결과가 항상 렌덤하신지라
레시피를 따라해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식생활을 하고 있어
살기위해 가끔 엄마에게 먹을걸 보내달라고 하면
한달에 한번쯤 구호박스를 보내주시네요
집앞에 똭!
뚜껑을 열면 냉장고를 통째로 보낸듯한 느낌입니다.
혹시나 고기보내면 쌈이 없을까 야채도 있고
당장 해논밥이 없으면 배고픈데 밥할까봐 밥도 해서 넣어 주시고
밥먹고 나면 과일 땡길까봐 과일도 구석구석 보입니다.
그냥 엄마 냉장고랑 식재료를 골고루 몽땅 다 보냈다고 보면 됩니다.
그럼 저는 냉장고에 후다닥 정리를 대충한뒤(라고 쓰고 쑤셔 넣는다라고 읽으면 됩니다)
배가 점점 고파지고 단 1분도 못기다리는 관계로 밥상을 빠르게 차린뒤
밥을 먹습니다.
엄마는 모르지만 반주도 합니다.
이건 엄마탓입니다(라고 쓰고 아빠피 때문이라고 이해하심 됩니다)
살이 포동포동하게 찐 성인이지만
엄마눈엔 손발도 못쓰고 장도 볼줄 모르는 바보에 말라깽이처럼 보이나 봅니다.
돼지찌개용 고기에는 비닐안에 한번먹을 고기와
그대로 부어넣음 되는 양념(멸치, 다시마, 고추장, 새우젓, 고추가루, 마른고추)까지 동봉되어 있습니다.
생선도 종류별로 구워서 신문지(아 어머니 옛날사람)에
미역국, 백숙, 감자탕, 아구탕 등도 끓여서 보내주십니다.
덕분에 저는 살이 차오르고 있습니다.
어머니께 감사드리면서
아까도 택배를 하사하셨다는 카톡을 받았습니다.
내일은 쏘주를 먹어야겠습니다.
올해 칠순이 넘으셨지만 제눈에는 아직도 미인입니다.
주름도 많고 머리숱도 줄었다고 늙음을 한탄하시지만
왜 아직 제눈에는 딱히 나이들어 보이지 않는지..
아마 엄마 눈엔 중년이 되어버린 딸이
아직 아이처럼 느껴지는 것과 비슷한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