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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공포증. 충고부탁드릴게요

|2020.06.10 01:03
조회 23,429 |추천 64

안녕하세요 이제 직장생활 시작한지 막 1년차가 지난, 아직까지는 막내사원입니다.

저는 일머리가 없습니다.

6개월 차이나는 같은 일을 하는 사수는 벌써 인정받고 중요한 지책까지 맡아서 일을 척척 처리해내는 반면, 저는 처음부터 안좋은 인식이 박혀버려서 그런지 아직까지 팀원들의 신뢰도, 인정도 받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지는 동료들의 차별 때문에 입사 3개월째부터 바닥치는 자존감과 회의감으로 매일 집에 와서 울다 잠들곤 했습니다.

문제가 무엇인지 연구한 결과,
무엇을 까먹거나 해야할 일을 잊어버리거나, 잦은 실수가 반복돼서 일을 못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처음에 잦았던 실수도 메모하고, 우선 시행해야 할 것들을 형광펜으로 표시하면서 어느정도 개선은 됐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문제는 '누군가 인식되면'
전화통화, 고객응대, 임기응변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네.. 저의 지능탓이겠지요...

'누군가가 듣고있다', '너따위 주제에 설명을?', '말 더럽게도 못하네', '다들 날 평가하겠지', 라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혼자 있을 때 잘 하던 기본적인 업무조차도 누군가가 옆에 있으면 미친듯이 말아먹습니다...

말하다가 중간에 생각이 안나서 어버버거리고
업무상 마찰이 있으면 당황해서 아무 말이나 막 뱉어버려서 일을 하는데 차질을 줍니다.. 늘 상사에게는 해명하기에 급급한데 그 마저도 어버버 거려 잘 못하게 됩니다.

말 뿐만이 아니라 모든 행동에서 어색해지고 멍청해져요. 엄청 잘하던 게임도 피씨방에서 뒤에서 지켜보고 있다고 하면 시원하게 말아먹습니다. 의식하지 않으면 누구보다 잘 해내는데도요..

평소 대학교 때 까지는 활발하고 친구도 많고 교수님들도 제 이름을 다 알 정도로 성격도 좋았고, 조별과제도 민폐끼친 적도 단 한번도 없을만큼 나름 성실했고 주변 친구들도 많았습니다(발표는 못했습니다.) 우스갯소리로 "나 주목공포증 있어! 의식하면 될 일도 안돼!" 라고 말했던 저지만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난 술집차려서 때 돈 벌거야!" 라고 말하고 다닐 만큼 사람들 상대하는 것, 이야기 들어주는 것, 제 이야기를 하는 것 너무너무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이랬던 제가, 사람만 만나면 머리가 백짓장이 되어버려 너무 힘이 듭니다.. 차별하는 팀원들과 상사들이 이해가 안되는 것도 아니지만
그냥 멍청하게 보는 눈빛들, 말투들,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사수에게만 감사하다고 하는 다른 팀원까지도 무시하는 듯한 상황들...

정말 퇴사하고 싶지만 이대로 퇴사하면 정말 억울할 것 같아서.. 나올 때 나오더라도 본인 잘못인데도 오롯히 뒤집어 씌우는 여우같은 사수보다 내가 더 잘났다는 걸 보여주고 나오고 싶습니다.

대체 이유가 뭘까요..?
저랑 비슷한 경험을 하신다던가, 극복하셨다던가
이 외의 모든 인생 선배님들의 충고를 기다립니다.
제 글을 보시거든 꼭 답글 달아주세요..
쓰든 달든 마음에 꼭꼭새겨 발전해보겠습니다.


추천수64
반대수9
베플ㅇㅇ|2020.06.10 09:52
착한아이증후군?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어 누군가 나를 안 좋게 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면 주눅들고 의식하게 되어 잘하던 일도 망치게 된 거 아닐까요? 생각보다 남은 나한테 관심이 없더라구요, 설령 실수 또는 말이 잘못나온 상황이더라도 글에 쓰신 거처럼 아직 막내사원 1년차이시잖아요. 남들도 다 초반에 실수하고 시행착오 겪으면서 크는건데 과하게 의식하여 실수하고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로 퇴근하고까지 괴로워한다면 삶이 지옥일 거 같아요. 내가 아는 선에서 최대한 응대하세요, 뭔가 그 부분에서 잘못된 것이 있으면 누군가 지적하고 가르쳐줄 수 있죠. 그럼 또 메모해서 다음번엔 부족한 부분 개선하시고. 그게 배우는거지, 초창기부터 모든 걸 다 잘할 수 없잖아요? 쌓이면 그게 경력이 되는거니까 지적받았다고 슬퍼하지 말고 오늘 또 하나 배웠네 라고 생각하세요.
베플ㅋㅋ|2020.06.11 15:48
40의 관리자에요. 과장입니다. 회사생활은 통틀어 12년 정도 되었어요. 토닥토닥. 먼저 어깨를 두드려 주고 싶어요. 힘들었겠어요. 회사생활은 익숙해지는 법이 없죠. 신입때는 일에 적응하느라, 중간 쯤 되면 아래에서 치이고 상사 눈치보느라 위에 올라가면 언제 잘릴까 싶어서 전전긍긍해요. 누구나 다 그래요. 직장인의 삶이란 다 거기서 거기입니다. 님이 대단하게 생각하는 사수도 일처리 때문에 골머리를 썩을 때가 있고 누군가를 훈계하는 부장님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이 일을 잘 하는 것처럼 보이고 실수하지 않는 것 같은건, 그간 회사생활의 짬밥으로 자신의 실수를 적절히 가리기 때문입니다. 완벽한 사람은 없어요. 내 부족한 모습에 집중하다 보면 모든 일을 그르쳐요. 그보다는 본인이 잘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 보시는 게 좋아요. 그리고 일 중간에도 긴장이 된다면 중간중간 긴장을 풀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시는 것도 좋아요. 제가 칭찬하고 싶은건, 님이 자신의 부족한 점을 연구했다는 겁니다. 그것만으로도 쓴이는 꽤나 괜찮은 사람이고 나아갈 수 있는 사람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부족함을 찾고 개선하기 보다는 타인이 나한테 왜 나쁘게 대할까에만 집중하거든요. 남들은 생각보다 타인에게 큰 관심이 없어요. 전날 동료들이 무슨 옷을 입었는지 전부 기억나나요? 원래 신입은 실수를 통해서 배우는 거에요. 그리고 신입이 뭘 안다고 고객응대를 뭘 얼마나 할 수 있겠어요. 처리할 권한도 없는 걸요. ㅎㅎ 고객응대는 대부분의 회사가 메뉴얼화 되어 있을텐데 그걸 참고해봐요. 메뉴얼이 없다면 다른 회사걸 참고해서 봐도 좋고... 소위 진상이라고 불리는 고객의 전화나 혹은 처리할 수 없는 업무 전화라면 상사분께 이러이러한 문제가 발생했는데 전화 받아주실 수 있느냐고 말씀하세요. 만약, 그 일로 왜 이런것도 못하냐는 비난이 돌아온다면 잘 배우겠습니다. 하세요. 원래 3년차까지는 회사에서도 직원에 "투자"하는 시기예요. 직원에게 많이 뽑아먹기보다는 "교육"으로 투자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그 이전 연차의 사원들이 나가면 손해인거에요. 사람들의 태도를 다 나쁘게만 해석할 필요는 없어요. 사람마다 자존감이 떨어지는 시기가 오는데 그럴 때면 타인의 태도를 부정적으로 해석하기도 하거든요. 별 뜻 없는 행동에도 기가 죽거나 혹은 날이 서기도 하죠. 그게 문제인건, 쓴이가 그런 태도를 보이면 별 뜻 없었던 사람들도 공격적으로 변한다는 거예요. 그리고 쓴이, 진상은 어딜가나 있어요. 하나가 아닐 때도 있죠. 진상이 없는 곳에서는 내가 진상이라는 거 알죠? 여우같은 사수, 나를 무시하는 동료...어딜 가나 존재한단 뜻이에요. 그러니까 적절한 거리만 유지하세요. 마음을 편하게 먹어요. 님을 알아봐 주는 상사가 있다면 좋을텐데. 너무 힘들다면 상사에게 면담을 신청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힘들고 고치려고 한다는데 그걸 들어주지 않는 사람은 없을 거에요. 다만 회사에서는 마냥 기다려 줄 여유가 없을 뿐이죠. 힘든 점을 얘기하면 상사가 적절히 업무를 재분배할거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면 상사가 적절히 커버 칠 겁니다. 1년차의 실수도 커버하지 못하는 상사라면 그 상사가 무능한 거예요. 대신 노력하고 나아지고 있는 모습 꼭 보여서 보답하도록 하세요. 님의 성실함을 알아봐주는 사람이 꼭 있을 거에요.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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