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다 재워놓고 자기 전에 한 번 써봅니다.
언젠가는 출산이야기를 써보고싶었음ㅋㅋ
그냥 음슴체로 갈게요 폰으로 작성해서 오타 양해 바래요.
주절주절 쓰다보니 엄청 길어요ㅠㅠ
결혼하고 2개월만에 임신함.
참고로 나에대해 설명하자면, 성격은 엄청 밝은데 체력이 아주 저질임. 무슨 말이냐면, 엄청 신나서 방방 뛰다가 급 방전되서 그대로 주저앉는 사람임. 골골대면서 여기저기 쑤시고 아픈데도 엄청 많음. 예체능 전공자인데 너무 어려서부터 몸을 많이 써서 진짜 안아프고 안쑤시는데가 없음 ㅠㅠ
그래서 대학동기들이 전부 나보고 의사나 한의사 남편 만나야 한다고 했음. 돈 많은 남자를 만나라는 뜻이 아니라 아픈데가 너무 많아서 평생 날 고쳐줄 남자를 만나라는 뜻임 ㅋㅋ
그랬는데 자상하고 부처님 가운데 토막같은 평범한 회사원을 만나서 긴 연애를 하고 결혼한지 2개월만에 임신함.
임신하고 조금있다가부터 입덧을 하는데 신혼 가전이 다 새거인데도 냉장고만 열어도 냄새가 나고 생수는 물비린내가 나서 못먹고 엄청 토하고ㅠㅠ 신기한건, 오래되고 음식으로 가득찬 친정냉장고는 열고닫아도 안토하더라는?
암튼 지옥같던 입덧을 5주정도하고 그 다음부터는 입덧도 안하고 잘 먹음.
또 신기한거는 원래 완전 육식녀였는데 임신 기간 내내 열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고기는 쳐다도안봄. 대신 과일을 입에 달고 살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첫째가 과일귀신임. 못먹는 과일이 없고 지금도 아침식사를 과일로 시작함 ㅋㅋ
그렇게 잘 지내다가 임신 6개월정도부터 배가 엄청나게 뭉치기 시작하는데 와... 진통이 오면 이것보다도 더하다는데 그럼 기절하는거 아냐....?? 할정도로 배뭉침이 심했음 ㅠㅠ
(나중에 둘째 임신기간동안에도 배뭉침이 엄청 심했는데, 희한하게 억지로라도 고기를 먹으면 몸이 든든해서인지 배뭉침이 덜했다는.. 혹시라도 임신 기간 내내 저처럼 배뭉침 심한 분들은 고기 많이 드세요. 이건 내 뇌피셜임. )
어느정도로 배뭉침이 심했냐면, 지금은 한 10분이면 걸어갈 거리를 임신 중후반에는 거의 2시간 걸려서 걸어감. 두어걸음 걷고 배가 너무 뭉쳐서 쉬다가 또 두어걸음 걷고 쉬고...
오죽하면 매일 같이 운동 겸 산책하던 신랑 왈,
나는 길 다니면서 임산부가 한 번도 배 움켜쥐고 웅크리고있는걸 본 적이 없는데 자기는 왜그러지???? 진짜로 너무 걱정되고 너무 궁금해서 맨날 물어봄.
내가 그걸 어떻게 아니.... 나도 첫 임신인데....ㅠㅠㅠㅠㅠㅠ
그래서 병원진료가서 이야기하면 아기가 빨리 나올것 같다는 말만 하고, 또 막상 진료받을 때는 짧은 순간이라서 배뭉침도 없고..
그렇게 내내 심한 배뭉침으로 고생하면서 일도 하면서 시간이 지나감. 참고로 프리랜서라서 일도 슬슬 줄였고, 5월 말이 출산 예정일이라서 4월까지 딱! 모든 일을 마무리하고 나머지 한 달은 딩가딩가 쉴려고 계획을 세웠음.
5월 초에 36주 태동검사하는 날이었음.
신기했던거는 무슨 촉이었는지 갑자기 출산가방을 싸볼까? 생각이 들어서 그 전날 미리 아기 옷을 전부 빨아서 출산가방을 싸놓음. 역시 여자의 촉이란.....
태동검사날이 토욜이었는데 신랑이 같이 병원갔다가 회사가서 마무리지을 일이 있대서 진료 끝나고 빠빠이하기로 했음.
5월 초라서 하늘도 파랗고 날도 너무 따뜻하고 기분이 끝내주는 아주 화창한 날이어서 평소보다도 화장을 더 신경써서 하고 룰루랄라 둘이 버스타고 병원에 감. 신랑은 가죽자켓 입고 멋내고 감ㅋㅋ
태동검사 시간이 오전 11시45분, 검사결과들고 담당쌤 진료가 12시10분정도였나? 암튼 그랬음.
병원에 11시40분에 도착해서 바로 태동검사하러 분만실 옆 침대에 눕고 신랑은 아랫층 대기실에서 기다림.
참고로 태동검사는 배에 띠를 두르고 아기 심장박동과 움직임을 체크하는거임. 아기가 움직일 때마다 누르라고 손에 버튼도 하나 쥐어주고, 한 10분정도 검사하는동안 간호사들이 있는 데스크에서 아기 심장박동도 체크하는거임. (정확하지는 않아요~)
누워서 시작하는데 바로 배가 뭉치기 시작함. 그동안 나름의 노하우가 생겨서 그러면 안되는데 살짝 몸을 옆으로 틀면서 편한 자세를 취함. 그렇게 몇 번 하고있는데, 갑자기 간호사쌤이 커튼을 확 제끼면서 급하게 나타나더니 기계에서 나오는 그래프종이?를 쭉 훑더니 데스크에 소리를 지름.
"빨리 원장님 모셔와요!!!!!!"
그러더니 나에게 갑자기 산소마스크를 씌움.
내가 당황해서 아, 저 원래 배뭉침이 심해요.. 조금 있으면 괜찮아요~ 그러고 있는데 간호사쌤이 내 손을 잡아주면서 진짜 다정한 목소리로 잠시만요^^ 지금 아기가 좀............ 그러는데 아, 뭔가 잘못되고있구나 직감함.
그 사이에 아래층에서 진료중이던 원장님이 완전 뛰어오심.
간호사쌤이랑 그래프보면서 잠깐 이야기하더니 내 손을 꼭 쥐면서 말씀하심.
"엄마, 지금 아기 꺼내야돼요. 안그러면 아기 위험해요."
거짓말처럼 저 말 듣자마자 눈물이 막 쏟아지면서 숨이 안쉬어지고, 간호사쌤은 울면 아기한테 산소가 안가서 위험하다고 울지말라고 달래주고 다른 간호사는 신랑 찾으러 뛰어내려가고..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음.
대기실에서 느긋하게 TV보던 신랑이 놀래서 뛰어올라와서 설명을 듣고 나를 달래주는데, 신랑도 너무 놀랬는데 일단 내가 너무 우니까 티도 못내고 달래주면서 수술하면 아기 살 수 있대, 울지마 하면서 달래줌. 나중에 내가 수술실 들어가고서야 주저앉았다는..
그렇게해서 바로 응급수술이 결정됨.
너무 급해서 화장을 지울 시간도 없어서 간호사쌤이 휴지주면서 일단 립스틱만 지우라고해서 박박 지움.
뒤가 펄럭이는 수술복으로 갈아입고 수술대로 걸어가는데, 워낙 무대에도 많이 서서 강심장이었던 내가 온 몸을 달달달 떨어서 걸어갈 수도 없을 정도였음.
간호사쌤이 부축해서 겨우 수술대까지 걸어가서 올라가서 옆으로 쪼그리고 누워서 하반신 마취하고 수술이 시작됨.
거짓말처럼 느낌은 하나도 안나는데 소리도 다 들리고 뭐 하는지 대애충 그려져서 아........ ㅜㅜ 윽.........
잠시 후에, 선생님이 와....!! 탄식을 하시면서
엄마!! 내가 의사생활 하면서 두번째로 겪는거에요 하시면서 아기를 꺼내는데, 애가 목에 탯줄을 칭칭 감고 밑으로 많이 내려옴.
한 마디로 목이 졸려서 죽기 직전이었던거.. 계속 감탄을 하시면서 진짜 운 좋은 애기다, 진짜 운 좋다 그러시는데 가슴이 막 울컥울컥하고 정신이 하나도없고.....ㅠㅠ
그렇게 애기를 꺼내서 보여주시는데 신기하게도 막 앙앙 울던 애기가 내가 태명을 불러주자 울음을 그쳤음 ㅠㅠㅠ 그 감격스런 순간이란....!!
원래는 수술전에 금식해야하는데, 나는 응급이어서 아침도 다 먹고 간지라 내장을 막 휘젓는데 내가 토할거같다고하니 급하게 나를 재워서 그 담부터는 기억이 없음...
깨어나보니 갑작스런 출산소식에 스터디 중이던 남동생이 공부고뭐고 다 때려치고 오고, 시부모님도 놀러가신 시골에 도착하자마자 출산소식듣고 그대로 차 돌려서 오심. 친정부모님도 놀래서 바로 달려오심.
울 엄마 왈, 너처럼 이쁜 산모는 처음봤다고 ㅋㅋㅋ 너무 급박한 상황이어서 화장을 하나도 못지워서 아주 이쁘게 단장하고 애 낳았다고 위로 겸 농담 겸ㅋㅋ
누워서 셀카모드로 내 얼굴을 보니 아주 뽀샤시하고 이뻤음ㅋㅋㅋ 그날따라 화장이 아주 잘먹더라니........ㅠㅠㅋ 아직도 그 날 셀카를보면 애 낳은 사람 같지않게 이쁨ㅋㅋㅋㅋ
그렇게해서 첫아들을 한 달 일찍 응급제왕으로 낳았음.
애기는 호흡이 빨라서 3일정도 인큐베이터에 들어가있다가 4일째에 처음 봄. 아기 안자마자 눈물이 핑 돌면서 아... 그 때의 벅찬 감동은 평생 살면서 잊지 못할듯...
그래서 지금은 나를 진짜 열받게해서 소리 지르다가도 그 때를 떠올리면서 분노를 조절함.ㅋㅋㅋ 내가 너를 처음 맞이했던 마음으로 대해야지 이러면서 ㅋㅋㅋㅋ 지금은 아주 빌어먹을 7살임 ㅠㅠㅠㅠㅠㅋㅋ 말도 잘하고 깐족깐족... 진짜.... 확.......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중에 담당쌤이랑 이런저런 이야기하는데, 그렇게해서 뱃속에서 죽는 아기들이 의외로 많다고 하셨음. 울 아들은 그 날 그 시간에 병원 예약이 안되어있었으면 이 세상에 없었다는 이야기...ㅠ
올 초에 6년만에 둘째아들이 태어나면서 우리가족은 완전체가 됨ㅋㅋ 나이차가 많이 나서 그런지 첫째가 시기질투 전혀 안하고 너무너무 동생을 이뻐함. 3살때부터 동생 갖고싶다고 계속 졸라댔는데, 중간에 한 번 유산을했는데 그 때 첫째가 울면서 내 동생이 하늘나라갔다고 너무 슬퍼해서 가슴이 많이 아팠음.. 지금도 가끔 둘째 동생은 하늘나라에 있지? 그러는데 첫째가 기특하면서도 짠하고 그럼...
아 맞다.
첫째 낳고 조리원에 있을 때 이름 짓느라고 친정엄마 아시는 분이 사주같은거 하시는 분이라서 부탁드림.
태어난 생년월일시를 알려드렸더니, 그 분의 첫마디가 소오름...
"아이구, 얘 죽다 살아난 애네."
사주가 뭐가 있긴 있나봄...........;;;
첫째 출산이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