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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설렜던 첫사랑 23

스누피 |2020.06.10 15:55
조회 2,405 |추천 22

호오

댓글 많은데?

기분 좋은데?

 

댓글을 참치마요!

하고 싶은말을 막 더 하란말입니다!

 

[23]

 

어울리지 않게 매우 수줍어하며
핸드폰으로 고백을 대신한 선배는
갑자기 수줍음 따윈 개나줘버려 자세로
돌변해서는 입술을 들이댔다

 

아무리 밤이어도
이곳은 학교이니


선배가 깊게 다가오면
쪽 하고 떼고
또 다가와 오래 머물려 하면
쪽 하고 떼버리는
끊어치기를 무한반복

선배가 입술을 삐죽였다

아~ 치사해서 안해! 안해! 안해!

 

그래놓고는 또 1초만에
지치지도 않고 시도하는 선배가 너무 웃기고 귀여웠다
 
웃음이 터져 바라보고 웃다가
핸드폰을 꺼냈다
나도 카톡에 티내고 싶었다
선배의 프로필에 있는 사진을 똑같이 걸고
니가 좋다로 선배랑 똑같이 텍스트를 쳤다

 

니가?
니가?
내가 니가야?

 

니가 대신 실명으로 넣어드려요?
이동근 니가 좋다로?

 

그냥 내 이름 넣고 하트로 해!

 

와...진짜 보기보다 유치하시네!
무슨 초딩 애들도 아니고
우리 그냥 둘다 사진만 걸고 텍스트는 지웁시다!

 

텍스트를 넣자 빼자로
서로의 핸드폰을 가지고
쓸데없이 진지한 100분 토론을 벌이고 있는데
카톡이 울렸다

 

아까 할 이야기 다 못했어로 시작되는 장문의 카톡
다른 사람은 다 되도 동근선배는 안된다
그 선배 여자 관계 복잡한거 다 아는데
니가 또 상처 받는게 싫다는...

 

핸드폰을 같이 보고 있었기에
그 아이에게 온 카톡 전문이 선배에게도 의도치 않게 보여졌다

 

얘 너한테 아직 마음 있는데?

 

선배는 피식 웃었다
그리고 묻지도 않았는데
대뜸 자기는 대인배라고 했다

자기는 이런 일에 쉽게 감정이 동요되지 않는다고 해놓고
이자식 이름이 뭐였지...라며 선배는 기억을 더듬고 있었다

 

오늘도 얘 때문인거지?

 

덜덜 떨며 선배에게 전화 했을때
한달음에 달려와서는
한마디 묻지도 않길래
안궁금한가보다 싶었는데
그건 아니었던 것 같다
알지만 모른척 한 이유
일단은 나를 안심시키는게 우선이었던 것 같다

 

내가 한번 만나볼까?

 

아니요!

 

오늘 선배랑 처음 사귀기로 한 날인데
이런 일로 우리의 처음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

 

내가 알아서 잘 정리하겠다고 했을 때
선배는 피식 웃었다
잘 안되겠다 싶으면 그땐 자기한테 꼭 이야기하라는 선배의 말이
참 믿음직스럽고 든든했다
사귀면 이런게 좋은거구나

 

다음날 나는
동근 선배 카톡 프로필 걔에서
동근 선배랑 사귀는 애로 이름이 바뀌었다

 

친구들은 선배랑 어떻게 사귀게 되었는지 묻고
여자선배들은 와서 힐끔 거리고
선배의 친구들은 나한테 와서 괜히 선배 어디갔냐고 찾아대고
하루종일 정신이 없었다

 

정신없을 때 매번 거드는 애 하나
그날도 그랬다

 

마음을 다부지게 먹었다
어찌됐든 빨리 정리하고 끊어내야했다

 

니가 보낸 카톡에 대한 답을 할게
니가 하는 걱정이란 이름의 지난친 간섭
친구란 이름 뒤에 숨은 전 남자친구
모두 다 나에겐 공포이고 두려움이다
선배에 관한 소문이 어떻건
내가 상처를 받건 말건
니가 관여할일 전혀 없다
왜냐면 너랑 나랑은 아무 사이도 아니니까

 

미리 생각을 해둬서 그런지 말이 술술 잘 나왔다
선배가 내 뒤에 있다 생각하니까
얘가 뭔데 얘 따위에게 내가 왜 겁을 먹어야 하는건데
싶어 눈 똑바로 보고 말할 수 있었다

 

나보고 말해줘서 고마워!

 

의외의 대답이이었다

 

그동안 내가 너한테 줬던 상처
일부러 그거 후벼 파려고 그런건 아냐
그냥 내가 좋아했던 사람에게
나란 존재가 공포의 대상으로 남겨지는게 싫었어
내 눈을 똑바로 보지 못하게 만든 내가 너무 싫었어
진심으로 미안해

 

그 아이가 울었다
내 앞에서 눈물을 쏟았다

 

그동안 이 말을 하고싶었던 거였구나
너도 힘들었겠구나
누가 누구를 걱정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결과가 이렇게 되었다고
사귀는 동안 나한테 헌신적이었고
날 많이 사랑해줬으며
늘 최선을 다했던
그때 그 아이의 진심까지 부정할 순 없었다

 

친구로 오래 보고 싶은 내 욕심에
그 아이의 마음을 거절하지 못했고
마음이 사랑으로 동하지 않았던 부분은
내 탓이니

 

착한 아이였다
대학엘 들어와 처음 친해진 이후
학교에서 내내 붙어 다녔다

그렇게 붙어 있었으면서도
남은 이야기가 뭐 그리 많다고
몇시간씩 통화를 해댔는지

 

그게 너에겐 사랑이었고
나에겐 우정이었다

우리의 마음은 애시당초 달랐기에
우리의 끝은 이러했다

함께 깔깔거리고 웃고
맛있는거 먹으러 찾아다니고
술마시면 늘 집까지 데려다주던
그때의 너와 내가 떠올랐다
갑자기 눈물이 날것 같았다

우리 이제 편해졌음 좋겠다
나도 미안하다
그 아이의 등을 토닥이는데 눈물이 났다

 

눈물을 닦고
화장을 고치고
선배를 만났다

 

눈치가 워낙 빠른 사람이라
눈을 빤히 보길래
말해야하나 싶다가 말았다

 

별일 없었지?

 

묻는 선배에게
굳이 말해야 할 별일은 아닌것 같아
별일 없었다 대답했다

 

눈으로 한번 더 묻는것 같아
말해야하나 잠깐 고민하다
다 정리된 일 굳이 뭐 신경쓰이게 하나 싶어
말 대신 선배 손을 잡았다

선배는 피식 웃으며 내 손을 힘주어 잡았다
그리고 술을 한잔 하러 가자고 했다

 

사귀기전에 선배와 나는 서로 맞은편에 앉았는데
선배는 안쪽으로 날 밀어넣고는
매우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내 옆에 앉았다

 

선배 사귀면 원래 이렇게 앉아요?
좁은데?

 

좁아?
그럼 니가 내 무릎에 앉는 건 어때?

 

앞으로
어설픈 반항이나 대꾸는 하지말아야겠다 다짐했다

 

술을 마셨다
선배는 술에 약한편 나는 강한편
따르는 족족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받아마시니
선배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왜요?
나 술 약한줄 알았어요?
나 술취하면 뭐 어쩌려고?

 

어쩌긴 뭘 어째!
씻겨서 재워야지!

 

으 변태!!!
내 몸을 왜 선배가 씻겨요?

 

무슨 더러운 생각을 하는거야?
세수랑 양치 시켜주는 로맨틱한 그림을

왜 니 맘대로 18금으로 만들어?

 

아 그랬군요!
제가 너무 앞서갔네요!

 

그렇게 꽤나 즐겁게 대화는 이어졌다
선배가 취하기 전까지만해도...

 

한두잔 마시더니
선배는 얼굴이 벌개졌다
목도 함께 불타올랐다

이제 그만 마시는게 좋겠다고
선배의 잔을 뺏어 들었을 때 

폭풍처럼 몰아치던 선배의 뒤끝

 

너 아까 그 자식 만났지?
왜 말안해?

 

선배가 안물어봤잖아요!

 

왜 울었어?
가기전에 왜 나한테 말안하고 갔어?
갔다와서도 왜 나한테 말 안해?

 

하나씩 물어라 좀!

 

내가 그 자식 진짜 쫒아가서
조...져(겁나 교양있는 단어를 쓰심) 놓으려다 참았어
너 아까 그자식 안았다며?

등 두드렸다며?

뭐한건데?

왜 그런건데???
나 다 알고 있다고!!!!!!!!!

 

다 안다면서 뭘 묻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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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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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 어디가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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