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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회할 수 있을까


2월 초에 헤어졌고 500일 정도 사겼어
동거를 하고 있었어서 집 구하는 거나 회사 문제 때문에
4월 말까지는 어쩔 수 없이 쭉 같이 살았어
사귀는 동안 싸운 적도 거의 없고
남들이 다 부러워할 만큼 예쁘게 사랑했어
나는 결혼은 미친짓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ㅋㅋ
이 사람과 연애할 땐 매일 결혼이 하고 싶었던 것 같아
항상 둘이 결혼 얘기 하면서 행복해했던 기억이 나네

근데 내가 1월부터 회사를 이직하게 되면서 너무 바빴거든
7일 중에 7일을 일하고 야근도 잦아서
건강도 안 좋아지고 많이 힘들었어
그래도 나는 그럴수록 남자친구한테 잘하려고 노력 했거든
내가 원래부터 남한테 화내거나 짜증내는걸
정말 안 하기도 하고 싫어하는 사람이라
그냥 집에 오면 항상 무슨 일 있었는지 다 얘기하고
같이 맛있는 거 먹으면서 힘들었던 일 푸는 성격이야

그런데 내가 회사에서 진행하는 일 자체가
남자들이랑 계속 같이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남자친구는 그게 싫었나봐
내 일을 존중 못 해주겠다고 하더라고..
그것 때문에 얘기도 많이 해봤지만
도저히 해결점이 안 보이더라
몸도 힘든데 얘까지 이러니까 실망도 했고 ..
그래도 티 안 내고 어떻게든 잘 지내보려 했는데
내가 너무 지쳐버린 건지 권태기 비슷하게 와버린 거야
혼자 어떻게든 극복해보려 했는데 참 힘들더라
내가 얘를 사랑하지 않는 건가 생각이 자꾸 들었어

결국 어떤 일로 내가 권태기가 왔다는 걸 남친이 알게 됐거든
남자친구가 좀 상처받을 일이긴 했는데..
그냥 헤어지는게 나을 것 같다고 바로 말하더라
나는 같이 맞춰가보자고 내가 더 노력해보겠다 했는데
사랑하지도 않는데 뭘 어떻게 노력할 거냐고
노력하면 다시 사랑하게 되는 거냐 물어보는데
할 말이 없더라고 ...
그리고 얘랑 계속 만나도 나는 점점 더 바빠질 텐데
그게 얘한테 못할 짓이라는 생각도 들더라
그래도 계속 잡았는데 안 잡히더라고...

그 뒤로 두 달을 각방 쓰면서 살았네
헤어지고 몇 주 지나서 술 마시고 나한테 와서는
아무 말도 못하고 울기만 한 적도 있었어
내가 회식하고 너무 취해서 집도 못 들어가고 있을 땐
집까지 데리고 들어와서 화장도 다 지워주고 챙겨주고..
나 없었으면 어쩌려고 그렇게 많이 마셨냐고 말하던
걔 눈빛이 아직도 생각나서 그럴 때마다 눈물 나 ㅋㅋ
진짜 주책이네
걔가 술 취해서 넘어졌다고 얼굴 다쳐왔을 땐
속상해서 뭐라 하면서도 얼굴에 약도 발라주고
아파서 운다는 거 달래주고... 그랬었네

그러다 둘 다 새로운 사람 생겨서
다른 방에서 같이 살면서도 다른 사람 만났어
이사 전 날에 좀 다투고 이사 나갈 땐
둘 다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갔었어
처음엔 그래 차라리 홀가분하다 생각했어
헤어지고 나서는 오히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정말 무덤덤했거든

근데 내가 회사를 그만두고
상황이 좀 괜찮아지니까 너무 보고 싶고 힘들어
바빠서 못 겪었던 이별 후유증이 이제야 오는 건지..
다른 사람을 만나도 처음엔 좀 괜찮네 싶었는데
도저히 마음이 안 가고 그 사람 생각만 자꾸 나
걔도 다른 사람 사귀다가 얼마 못 가서 헤어진 것 같더라고

연애할 땐 매 순간 최선을 다 하면서 했고
살면서 후폭풍 이런 거 한 번도 겪은 적 없는 사람인데
자꾸 그때 더 붙잡지 않은게 후회가 돼
단순히 그 좋았던 때로 돌아가고 싶은게 아니라
그냥 앞으로의 내 시간들을 그 사람과 함께하고 싶고
다시 시작하고 싶어
이런 연락 한번도 해본 적 없고
이런 감정도 처음이라 모든게 낯설어서
어디든 털어놓고 싶어서 여기 적은 건데...
다시 연락해봐도 될까? 그 사람은 이미 마음 정리했을까..
조언이든 뭐든 댓글 달아주라 ㅠㅠ... 도와줘
추천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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