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최근에 어머니가 병에 걸려서 저에게 의존하려고 하십니다.
하지만 저는 더이상 부모님과 인연을 이어가고 싶지 않아요.
저는 어머니의 우울증에서 태어난 아이입니다.
죽음을 면하기 위해서 아이가 필요했던 것이죠.
아버지는 어머니를 처음부터 사랑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집착합니다. 그리고는 상처받고 떠나려하면 혼자 살기는 싫은 아버지는 마치 추노꾼처럼 어머니를 붙잡았습니다.
어머니는 아버지의 불륜과 도박 폭력으로 고통받으셨어요.
돈은 당연히 없었고 어머니가 집나가면 붙잡아오고 매일 잠못자고 싸우고 하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급식비는 매번 밀렸고 제대로된 교육은 못받았습니다.
아직도 생각나는건 엄마 손에 이끌려 아빠의 상간녀 집을 찾아다닌것과 아픈 엄마가 저에게 모텔 전화번호를 주면서 아빠 찾아오라고 했던것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자식 두명이 사교육없이 전교 1, 2등을 했는데도 관심이 없었습니다.
어릴 때 이혼 하시고도 어머니는 다시 돌아오셔서 같이 살았고 몇 년 전 다시 혼인신고를 했어요. 두번째 결혼이죠.
동생과 저는 말렸습니다. 왜 굳이 결혼을 다시 하냐고.
아버지는 매력있는 남자였고 어머니는 거기에서 헤어나오질 못합니다. 대신 특히 딸인 저에게 감정을 다 쏟아냈죠.
저도 몇 년 전 이혼했습니다. 이혼 과정에서 부모님께 전혀 알리지 않았어요. 어차피 도움받지 못할거라는거 알고 있었거든요. 혼자 꾹꾹 참고 견뎠습니다. 다행히도 저는 아이도 없었고 경제생활을 할 능력이 있고 지금 혼자서 행복해질 참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부모님은 제 어렸을 때 그랬던 것처럼 똑같은 일로 이혼한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여자문제로 시끄러웠고 폭력이 몇번 있었고 지금은 몇천만원을 날렸다고 합니다.
저는 이혼 할 때 한마디도 안하고 버텼는데 그 과정에서 부모라는 사람들이 도와주지는 못해도 2번째 이혼이라니. 거기다 무슨일 생길 때마다 자식들에게 보고합니다. 너네 아빠가 이랬다 너네 아빠가 저랬다. 그래서 이혼하라고 했습니다. 패륜아처럼 아빠를 욕하면서 그런새끼랑 왜사냐고 그냥 나오라고 그러니 그래도 너희 아빠가 지금 제일 힘들거라고 합니다.
전 여기서 부부의 세계에서 준영이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흔히 남자 못잃는다고 하죠. 저 그런 여자 정말 싫어하는데 어머니가 그런 사람인 줄 지금에서야 알았습니다. 엄마는 그냥 여자였는데 여태 내가 엄마로만 봐서 괴로웠던 것입니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헤어지고 붙고를 반복하는데 자식들만 새우등 터지면서 그 사람들을 어른이라고 생각한 겁니다.
저는 이제 화가나서 견딜수가 없습니다.
그러다가 어머니가 병이 왔는데 아버지는 저에게 연락해서 병원 데려가 돌보랍니다.
그냥 죽고싶었습니다. 자식으로서 아픈 부모를 돌보는건 당연하다지만 받은 것도 없이 억울해서 죽고싶고 속으로 온갖 패륜적인 상처주는 말들만 생각이 나고 어떻게 하면 더 상처줄까 내가 어릴 때 힘들었던 차마 인터넷에서도 적을 수 없는 얘기들 다 말해주고싶고 내가 왜 아빠가 해야할 책임을 떠맡아야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제일 힘든 건 이 모든 배덕감이 드는 말들은 유서 이외에는 담길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결론은 자살만이 답이 되겠지요.
잠시 연락을 안 받고 있습니다.
그냥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제 말 듣고 이혼을 제대로 하고 집을 떠나버렸다면 제가 어머니를 모실 수도 있었겠다 싶습니다. 하지만 아빠의 병간호를 은근슬쩍 원할 것 같은 엄마의 속마음을 생각해보면 정말 치가 떨리고 저는 단지 노동력일 뿐 진정 위로가 되지는 않는다고 전 생각합니다.
이 모든게 저의 상상이고 지나친 생각이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속에서 끓어오르는 천불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러다가도 죄책감에 잡아먹히는 제 마음을 어찌하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