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글
먼저 제사와 차례에 대해 짚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설명이 조금 부족했던거 같아 덧붙입니다.
남동생은 미국에서 유학생활 중이에요.
매번 명절마다 비행기로 10시간이 넘는 거리를 오기엔 무리가 있어서 참석을 못하고 있습니다.
또 친척과 고모들이 못오거나 제사비 지원 해주지 않는 것에 대해 불만감을 갖는건
오지도 않으시는 분들이 차례와 제사는 꼭 지내라고 강요하기 때문이며
외가집 즉 저희 엄마 형제도 외아들이라 삼촌이 한명뿐입니다.
엄마와 같은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엄마와 이모들은 차례비와 차례상에 올라갈 과일들을 각자 보내십니다.
그래서 제 입장에선 이해가 안갈 뿐더러 도움 주는것도 없으면서 강요하는 모습이 싫었던거구요
그래서 엄마 입장에선 친할머니까지 가세하여 다들 강요를 하니
이왕하는거 제대로 하고자 그 고생을 하고 계신겁니다.
네 사서 고생하는거라 생각해요
절에 모시자고 귀에 딱지가 앉도록 말했지만
22살에 시집와서 차례때마다 손까지 맞아가며 당했던 시집살이에 두려움이 많아서 그런건지
좀처럼 쉽게 놓지를 못하시네요 저도 많이 답답합니다.
또한 부모님께 이번 추석 당일에 오겠다고 했더니
마음은 고맙지만 시댁 먼저 가는게 맞다고 하시며
딸 욕먹는게 더 싫다고 하시니 괜히 우리 부모님 얼굴에 먹칠하는 행동일까 싶어
저도 선뜻 시댁에 제 생각을 전하려다가도 망설여지는 것 같습니다.
혹시나 명절 당일에 시댁과 친정을 돌아가며 방문하시는 분들 계시다면
질책보단 당시에 어떻게 합의를 보셨는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본문]
안녕하세요 결혼 7개월차 새댁입니다^_^
다름이 아니라 주위엔 결혼한 지인이 많이 없고 예민한 문제라 생각하여
가끔 눈팅만 하던 판에 조언을 얻고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차례때문에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일단 저희 친정아빠는 외아들입니다.
고모들은 시댁 제사를 지내러 간다하여 제가 어릴적부터 한번도 오신적이 없습니다
고모들 세대에선 참석 못하는건 당연한 일이라 생각하지만
제사비 조금도 보태신적이 없어요 단 한분도
나머지 친척분들은 제가 어릴적에는 오시더니 (초등학교 저학년때까지 오셨던거 같아요)
어느새 교회를 다니신다며 아무도 참석을 안하세요
그러니 자연스레 차례 음식 준비는 모두 엄마의 몫이었고
어릴적부터 저는 당연히 엄마와 함께 단 둘이서 차례 및 제사의 모든것을 준비해왔습니다.
아빠도 요리를 못해서 그렇지 (정말 요리에 재능이 없어요)
당연히 제사 준비 하시고 요리 못하는 대신 엄마 힘들다고 혼자서 장 다봐오고
밤 깎기, 채소 다듬기 등등 요리 빼고 다 하십니다.
그래도 차례를 지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음식이 보통 정성이 들어가는게 아니에요
일단 저희집은 한번에 9번 제사를 지냅니다.
그리고 일절 차례 음식을 사지 않아요 (떡 제외)
저희 엄마 마인드가 자식으로서 할 도리이고
힘들지만 우리가 이렇게 조상님들 정성스레 모시는 만큼 복이 들어올거래요 ..ㅎ
또 시중에 파는 제사 음식들은 엄마 성에 안찬다고 하시네요
(엄마는 정말 예쁘고 깔끔하게 준비해요)
그래서 항상 엄마와 저는 이틀 전부터 차근 차근 준비를 합니다
중학생때부터 우리 가족끼리만 이렇게 힘들게 제사를 지내야 한다는게 정말 싫었고
(고모 포함 친척분들이 제사비 혹은 감사인사 한번 하는걸 본 적이 없어요)
어릴적 부터 엄마의 시댁살이를 봐와서인지 거부감이 많은 저입니다.
안그래도 결혼 전에 지금 남편이 제게 결혼하자고 할 때마다 말했어요
우리 가족 자체만 보면 화목해 보여도 옛날에 우리 엄마 시집살이 정말 끔찍하게 당했다고
제가 친할머니를 싫어하는 이유도 상세하게 얘기해주고
그래서 제사 지내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정말 크다
피 한방울 안섞인 며느리들만 제사상을 준비하고 치우는 자체가 이해가 안간다
결국 다 차려놓은 상에 남자들은 절만 하지 않냐고
그리고 결혼을 하게 되면서 시댁 큰집에 제사를 지내러 가거나 제사 음식을 하러 가게될텐데
그럼 우리 엄마 아빠 둘이서만 그 많은 제사를 준비해야한다
저렇게 와다다다 숨도 안쉬고 다 설명했어요
처음엔 본인도 좀 놀라긴 했지만 자기 부모님은 절대 시집살이 시킬 분들이 아니고
제사 관련해서 안그래도 여쭤봤더니 절대 우리에게까지 책임지게 할 생각 없다고
걱정 덜어줬음 좋겠다고 시어머니께서 꼭 말해달라고 하셨대요
결혼전에 이렇게 화목하게 제사에 대한 합의가 잘 마무리가 되고
결혼 하자마자 며칠 안지나 설날이 찾아왔습니다
일단 설날엔 시댁 먼저 가야지 하는 생각이었어요
새색시니 한복도 입고 가서 남편 가족이 곧 내 가족이다 생각하며
제사 당일 새벽에 시댁 큰집에 갔습니다.
솔직히 많이 놀랐어요 사람들도 엄청 많고 남자든 여자든 성별 가릴거 없이
다같이 차례상을 차리시더라구요 혼자서 음식하고 있을 엄마 생각하니 조금 슬퍼지기도 했구요
어찌됐든 저도 열심히 도우며 다같이 제사도 지내고 성묘도 다녀왔습니다.
그러고 얼마전 남편에게 추석에는 우리 친정가는거지? 했더니
시댁에서 많이 놀라실거 같다네요 ...
설날때 처럼 전날에 가서 음식하는거 도와드리고
당일엔 큰집가는걸로 하면 안되냐고 조심스레 물어보는데
네.. 남편의 말 이해는 가지만 마음이 아픈건 어쩔 수가 없네요
인터넷 상에서 보면 정말 똑부러진 젊은 며느리들 많던데
시댁에 설날 추석 돌아가면서 찾아 뵙겠다는 말씀 드리려니 버릇없게 보실까? 싶기도 해요
설날에도 같이 음식하러 갔더니 친정 엄마가 절반 이상은 다 해둬서
딱히 뭐 도움드리고 온것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차례상 치우는게 가장 힘들더라구요
식기도 다 나무라서 설거지도 못해요
뜨거운 물에 행주를 적셔서 기름기 하나하나 다 닦고 마른 수건으로 다시 닦아주고
그렇게 기름기 없어질 때 까지 닦고 베란다에 정리해둡니다
식기류 말고도 정리할게 많아요 상(정말 크고 무겁습니다)이라던가, 병풍이라던가 등등
이거 다 식기류 치우고 음식 소분하는건 저랑 엄마
식기류 정리하고 제사 도구들 정리하는건 저랑 아빠
이렇게 둘이서 평생을 합맞춰 해오던 일인데
이제 앞으로 쭉 못도와준다고 생각하니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시댁은 이렇게 서로 도우며 할 사람들도 많은데
저희 가족은 저 포함해서 넷뿐이에요 (남동생은 이제 대학생이라 집에 없습니다 ㅠㅠ)
다른 분들은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
지혜로운 조언 부탁드립니다.
남편과 저의 사이는 정말 좋고 친정과 시댁 사이도 정말 좋아요
정말 고민돼서 올리는 글이니 혹시나 비방하는 글들은 자제 부탁드립니다.
추가로 판에서 항상 이런 가사 문제는 남편쪽이 많은 지원을 해줬다면
여자가 하는게 마땅하다는 말씀이 많으시던데
신혼집 매매 비용 절반은 남편이 해오고 (시댁 지원 포함)
1억의 은행 대출 + 나머지 비용은 저희 친정에서 지원해줬으며
나머지 혼수 및 결혼 비용은 제가 다 부담했고
결혼식까지도 칼같이 반반으로 계산했어요
지금도 각자 회사 다니고 있고 저도 남편도 대기업다녀서 연봉도 비슷합니다.
경제력 우위 따질거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