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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이란.

ㅇㅇ |2020.07.21 11:37
조회 340 |추천 1

어릴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늦둥이로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습니다.

1남 3녀지만 어릴적부터 엄마한테 막대하는거보면서 자라니 자연스럽게 형제자매와는

남남같은 사이가 됐구요.

그냥 제 인생의 전부가 나때문에 고생하시는 가여운 엄마밖에 안보였어요.

그러다 저도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하고, 결혼 하고 나서도 매일같이 전화하고 찾아가고 그랬어요.

근데 엄마가 표현이 서투르세요. 너무 무뚝뚝하셔서 대화도 해봤는데 엄마가 받은사랑이 없어서 사랑주실줄 모른다고 단칼에 말씀하시는데 조금 놀라기도 했어요.

그리고 아기 가지라는 엄마에게 아기 있으면 엄마한테 서툴텐데 그래도 괜찮아?하고 물어볼 정도였어요. 그러다 한번의 유산 끝에 현재 30개월 딸아이가 있네요.

서론이 길었는데요. 현재까지 오기가 많은 과정이 있었어요.

지금 전 제일 부러운게 친정엄마와 육아도 하고 친정가서 쉬기도 하는 사람이 제일 부러워요.

유산때도 엄마는 멀지도 않은 거리에 계셔도 그냥 제가 괜찮아 한마디에 단한번도 안오셨어요.

오히려 시부모님이 수술당일날 미역국을 끓여오셨네요. 그리고 제왕절개 하던 날도 수술실에

나와보니 시부모님이 손잡아주시구요. 다음날인가 오셨네요.

그리고 혼자서 생전처음 겪는 육아...엄마한테 도움요청해서 겨우 2일인가...계셨는데 그 날도

그냥 빈말로 엄마 힘드시면 가셔도 돼 하자마자 바로 짐 쌓고 나가시는 그 뒷모습이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아요. 저 그 때 정말 심각하게 우울증이 왔었거든요. 물론 연세가 많으셔서 그런거라 생각하고 잊으려고 해도. 가끔씩 tv나 주변에서 엄마연세여도 딸 육아 도와주시는거 보면 생각이 나네요. 그러면 안되는데...근데 저 그때 정말 옆에 육체적인 도움이 아니라 옆에 그냥 계셔만 주셔도 힘이 났거든요. 물론 참다참다 전화로 미친x 처럼 소리 지르면서 폭발한적도 있었어요.

태어나서 처음 그렇게 소리 질러 봤어요. 그치만 엄마는 역시 그 뒤로 오시지 않았어요.

그 뒤 건강상의 문제가 있어서 또 아기를 맡겨야 하는 상황이 있었는데 역시 또 시댁에 도움을 받았어요. 큰 수술이라면 수술인데 역시나 다음날 오셨구요.

예전엔 엄마 나 괜찮아 괜찮아였다면 이제는 다 보여드려요. 너무 내가 감춰서 그러신가 싶어서요. 목에 관 뚫고 호흡기 대고 있는 저를 보시더니 많이 놀라신거 같았어요.

사실 이 병도 어릴때 기절할 정도로 아팠었는데, 엄마는 병원에 한번 안데리고 가셨고, 저도 그냥 위경련 정도인줄 알았는데 아니였더라구요.

결혼 후 제가 삶다운 삶을 사는 기분이 들어요. 힘들때 엄마 목소리 듣고 기운 내고 싶어서 전화하면 엄마는 늘 언니랑 싸운얘기 힘든얘기만 하시고, 응 딸 무슨일 있어? 이 한마디 듣고 싶었던건데, 기분 좋아서 엄마 생각나서 전화해도 늘 흉을 보시니 듣다못해 그만 좀 말씀하시라고 했었구요. 그러니 그 후 제가 전화하기 전까진 전화 한통 안하세요.(자식한테 먼저 전화하시는걸 지는걸로 생각하세요. 결혼한 큰언니가 전화 안하면 저한테 그러셨어요. 생각자체가 정말 옛날분이세요. 결혼하면 남이다 하셨을정도로ㅠ)연세 많으신 엄마한테 그러면 안되는데 안되는데 생각이 강하면서도, 휴일 한번 있으면 친정에 갈법도 한데 다른걸 하는 절 보면서 자책도 하고 엄마한테 소홀해지는게 죄송하네요. 그 전엔 엄마한테 제가 엄청까진 아니더라도, 다른형제자매보다 하나하나 다 신경써드렸었어요. 그러다 보니 엄마도 저를 많이 의지하시고, 결혼하고나서 엄마도 우울증이 오셨었어요. 가서 헤어질때마다 눈물 흘리시고 그래서 제가 더 엄마한테 많이 서운한가봐요. 저를 많이 아끼시면서도 행동은 표현을 안하시니..

내 행복이 중요하다 생각하고 요새는 거의 엄마한테 신경을 안쓰는데요. 그래도 맘 한켠은 아프네요. 그냥 마음이 뒤숭숭하고, 어디 말할곳도 없어서 이렇게 여기에 도움을 요청하네요

정말로 친정엄마와 아기데리고 웃으면서 지나가는 사람만 봐도 너무너무 부러워요.

긴 글 읽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좋은하루 되시길 바래요~

추천수1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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