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에 올라오는 글 보면서 공감만 하다가 답답한 마음 털고 싶어 올려봐요.
결혼 전에는 시부모님 되실 분들이 너무 좋았어요. 시아버님은 과묵하면서도 자상하신 스타일에 시어머님은 시원시원하고 화끈하신 스타일인데, 결혼하고 나니 화끈하신 스타일이 아니라 그냥 필터 없이 할 말 안 할 말 구분 못하시는 성격이더라고요.
너무 많아서 기억도 안 나는데 기억나는 일들만 대충 적어봐요.
1. 어버이날
결혼 전 어버이날, 오전에 전화하려다 타이밍을 놓쳐 오후에 전화드렸더니 화난 상태시더라고요. "아침에 전화 안 해서 욕하고 있었는데 이제 했네?" 라고 하시며 용돈을 요구하셨어요. 그 당시에는 그러실 수 있다고 생각하고 넘겼는데 결혼식장 메이크업실에서 친정엄마한테 어버이날 아침에 전화도 안 했다고 예의 없다고 제 욕을 하셨대요. 이놈의 가시내 두고 보자 하고 있는데 오후 되어서야 오더라고... 그런데 본인 아들은 저보다 더 늦게 전화했더라고요.
2. 상견례
이건 뭐 별 건 아니긴 한데 상견례 자리에서 계속 자식 자랑을 하셨어요. 본인 아들 진짜 잘 생겼다고 원래는 더 잘 생겼는데 살이 많이 쪄서 그렇다고... 딸은 상견례 자리에 없었는데 자랑하시더라고요.. 회사 다니면서도 이것저것 자격증 많이 따놓고 이러이러한 자격증이 있다며 나열하시고..
엄마한테 "저는 예물 세트 해줄 건데 사돈은 뭐 해주시냐고 우리 아들 반지 하나는 해주시는 거죠" 하셨는데 저 예물 세트 못했어요. 돈을 주시긴 주셨는데.... 예물 세트는 고사하고 반지에 다이아도 박을 수 없는 금액? 그냥 결혼 반지만 했는데 다이아 대신 큐빅 박았고, 그래서 엄마도 반지 값만 줬어요. 결국 각자 자기 반지 한 거죠.
남편은 어머님한테는 그냥 예물세트 했다고 하라고 자기 엄마는 해준 줄 아신다고 해서 왜 그래야 되는지 모르겠는데, 그냥 뭐 별
것도 아니니 알았다고 했어요.
또, 결혼 발표하러 찾아 뵈었을때 밥 먹고 설거지하다가 설거지한 물을 다 흘려보낸다고 혼났었거든요. 낭비 심하다고 알뜰하게 살라고 하셔서 그냥 "네." 하고 넘겼는데, 그걸 상견례 자리에서 엄마한테 말씀하시니 당황스러웠어요. 우리 집은 원래 설거지한 물 안 모아두는데... 설거지한 물 받아놓고 행주 또는 걸.레 빠는데 쓴다고 하시더라고요.
3. 결혼식
결혼식이 끝나고 난 후 피로연장 혼주 석에서 같이 식사 중 시누이 가족과 제 남편이 자리를 비운 사이, 시어머니는 계속 시아버지 자랑을 하시면서 본인은 자식보다 남편이 최고로 좋다고 "사돈은 이런 기분 모르시죠?" 하셨는데 아빠가 암으로 돌아가셨거든요. 그게 사별한 사람 앞에서 할 소리인가요?
4. 결혼 후
결혼하고 나서는 거의 매일 전화를 하셨어요. 전화하셔서 "왜 전화를 안 하냐, 전화 좀 해라." 하셔서 "네, 전화 자주 드릴게요." 하고 끊으면 다음날 먼저 또 전화하시니까 제가 전화드릴 틈이 없는데 언제 하라는 건지 모르겠더라고요. 전날 잘 지내냐고 별일 없냐고 물으시고 다음날 잘 지내냐고 또 물으세요. 뭐 그런 기본적인 대화만 했으면 이렇게 까지 싫어하게 되지는 않았겠죠. 매일 전화하셔서 우리 ○○(남편) 밥은 해 먹이냐, 뭐 해서 먹이냐, 너 우리 ○○(남편) 잡고 살면 내 손에 죽는다, 용돈 좀 줘라 등의 말을 하시고 생신 때 알아서 전화드렸더니 우리 ○○(남편)가 시켰냐 하시고 그런 의미로 용돈 좀 달라하세요.
또 우리 ○○(남편)가 벌어온 돈 니네 엄마 갖다 주는거 아니냐며 말도 안 되는 의심을 하시는데, 오히려 시어머니가 돈 요구 하실 때 엄마는 뭐라도 사먹으라며 조금씩 돈을 주셨어요.
전화로 이렇게 스트레스 받을 줄 몰랐고 스트레스 받으면서도 안부 전화를 드리기 시작했어요.
5. 명절 전화
혼전임신으로 추석 때가 만삭이었는데, 가까운 거리도 아니고 6시간 걸리는 시댁이라 안 가게 되었어요. 그래도 첫 명절인데 죄송해서 연휴 전날 못 가서 죄송하다고 다음에 찾아뵙겠다 전화드렸고, 알았다 하셔서 훈훈하게 마무리되는 듯 싶었으나 다음날 전화 와서 받으니 받자마자 "니 참 못됐다."고 하시더라고요. 이유는 연휴전날 전화 드렸으니 추석 당일에 전화드릴 생각이었는데, 연휴 시작 날 전화 한통 없다고 진짜 못됐다고 매일 전화해야 한다고.. 그러다 남편이 받아서 서로 소리치다가 끊었는데 다음날 전화 와서 받으니까 "니 진짜 못돼처먹었다. 시집올 때 아무것도 안 해와놓고." 라고 하시더라고요?? 그쪽에서 먼저 집 사고 돈이 없다고 서로 하지말자고 해서 예단 예물 생략한건데 예물은 못받더라도 예단은 했어야 했나 봅니다.
6. 출산 후
그렇게 명절 이후로 연락이 없었고 출산을 하게 되었어요. 남편은 연락 안 할 것처럼 얘기하더니 그래도 연락드렸더라고요. 저한테 받아 보라고 해서 받았는데 "우리 손주 잘 키우고 우리 ○○(남편) 뒷바라지 잘해라~~" 이러셨어요..
출산 후 6시간 거리라 멀다고 안 오셨고, 조리원 비는 물론이고 어떠한 지원도 없었어요. 엄마가 와서 산후조리 못 해준다고 산후도우미 비용만 쥐여주고 가셨는데, 돌아가신 아빠 병간호 후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모시면서 몸이 많이 안 좋아지셨거든요 ㅠㅠ
시댁에서 조리원 비를 지원해 줘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제 지인들은 물론 엄마 친구 자식들도 다들 시댁 지원을 받아 엄마가 속상해하실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았어요.
7. 연 끊게 된 이유
출산 후 매일 혼자 아기 먹이고 놀아주고 씻기고 재우고 남편 퇴근하면 저녁 차리고 치우고 설거지하고 젖병 씻어 소독하고 이유식 만들고 매일 새벽에 자요. 지금 9개월인데 이때까지 단 하루도 쉬어 본 적 없고 아기랑 떨어져 본 적도 없어요. 육아에 집안일도 혼자 하니 바쁘기도 하고, 작은 소리에도 깨는 아기라 폰은 무음으로 해뒀기 때문에 전화 온 줄도 모르고 나중에 보면 부재중 전화 6~7통씩 와있더라고요.
착한 며느리 병에 걸린 저는 그래도 어른이고 남편 부모님이랍시고 늘 다시 걸어서 통화를 했고, 손주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에 몇 번 영상통화도 걸었는데 "처음엔 니네 집 닮아서 별로더니, 이제야 우리 ○○(남편) 닮아서 예쁘네" 하시더라고요. 사실 아기가 태어났을 때 시어머니 판박이라 너무 속상했었고, 주변에서도 결혼식 때 본 시어머니랑 닮았다고 했었어요. 임신 때 시어머니한테 너무 시달려서 그런가 싶었는데 크면서 얼굴이 변하더니 지금은 별로 안닮아서 너무 예쁘네요.
손주 태어나고 영상통화나 사진으로만 보시고 한 번도 못 보셨다고 아기랑 한 번 내려갔다 왔었어요. 반찬도 싸주시고 생각지도 못했는데 작은 돈이지만 손주 용돈도 주셨고, 갈 때는 서운함에 눈물도 보이셔서 다음에는 자고 가야겠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제가 미쳤었나 봅니다.
금방 잊고 금방 풀리는 성격이라 그날 이후로 마음을 풀었던 게 문제가 되었을까요?
어느 날 또 부재중 7통이 와있습니다. 전화를 드렸더니 "너 진짜 전화 안 한다." 하셔서 정말 전화드릴 시간이 안 난다고 하니 전화 바로 안 받는다고 뭐라 하셔서 "벨 소리를 꺼놔서 전화가 와도 안 울려요." 하니 귀 먹었냐고 하시는데, 아기 보고 있는 중이라 바쁘기도 하고 입 아프기도 해서 그냥 넘어갔어요. 그러다가 갑자기 저보고 "니네 엄마랑 동생 데리고 같이 살재?" 하셔서 "네, 엄마랑 동생이랑 둘이 살죠" 하니까 "야!!!!!!! 그게 말이 되나 지금!!!" 이러셔서 왜 그러시지... 하고 "왜 그러세요?" 하니까 "야!!!! 니네 엄마랑 동생 데리고 사는 게 말이 되나" 이러셔서 그제서야 상황 파악 후 "제가 데리고 사는 게 아니고 엄마가 동생을 데리고 살죠." 이러니까 니네 집에서 같이 사는 거 아니냐고 우리 아들이 니네 식구 먹여 살리는 거 아니냐 하시더라고요. 굉장히 당황스러웠는데 엄마랑 동생이 여기 왜 사냐고 같이 안 산다고 하는데 제 말은 안 들으시고 "미친년아!!! 니 참 못됐다 엄마한테 그리 배웠나?"라고 하셔서 더 이상 대꾸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되어 이만 끊겠다고 하고 끊어버렸고, 출장 중이었던 남편한테 연락했어요. 저는 난데없이 그러시는 게 이상하니 어머님이 갑자기 이런 말을 하시는데 무슨 말 했길래 그러시냐 하니까 자기도 모른다고 왜 자기한테 그러냐고 자기는 일주일 동안 그 전화에 시달렸다고 받지 말고 차단하던지 하라고 화를 내더니 끊더라고요. 후에 화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긴 했지만 집 구하는데 시부모님한테 도움을 받은 것도 아니고, 결혼할 때 남편이 돈을 더 해온 것도 아니고 반반했는데 내가 왜 미친년 소리를 듣고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나 싶고 나는 갑자기 그러시니 남편한테 물어본 건데 왜 화를 내나 싶고 서러워서 아기 앞에서 펑펑 울고 그 날 시부모님 연락처 차단했어요.
8. 그 후 남편과의 대화
출장에서 복귀한 남편에게 나는 이제 시부모님 다시 뵐 일 없을 거다 했더니, 그러라고 자기 혼자 가면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땐 그냥 홧김에 하는 말인 줄 알았나 봐요.
남편이 화나면 다신 안 간다, 다신 안 본다, 다신 연락 안 한다 이런말 잘 하는데, 저는 홧김이 아니라 생각하고 또 생각하다가 이건 정말 아니다 싶을 때, 진짜 안 보려고 결심하고 나서 내뱉는 말이기 때문에 정말 끝이거든요.
그땐 알았다고 먼저 차단하라고 했던 남편이 이번에 시댁에 행사가 있었는데 처음에 "같이 갈래?" 이래서 "아니?" 이러고 끝났고 후에 진짜 안 갈 거냐고 또 물어서 안 간다고 했더니 행사 같은 건 참여 좀 해달라고 짜증을 내다가 갑자기 또 우리 둘만 잘 살면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다가 또 다음날은 진짜 안가냐고 따졌다가 그 다음엔 자기 혼자 간다고 했다가 또 다음날엔 그 하루 잠깐 못 참냐해서 생각해본다니까 됐다고 혼자 간다더니 가기 전날 가냐고 또 묻더라고요. 시댁이랑 사이 좋았어도 힘든 상황이었던 게 아기가 몸이 좋지 않아서 하루 6~8번 씩 설사하고 현재진행형이에요.
몸이 안 좋으니 더 자주 보채기도 하고 발진까지 생겨서 바로바로 씻겨야 하는 상황이고, 장마철인데 가까운 거리도 아니고 먼 길을 가는데 어디서 어떻게 씻기나요.
끝까지 안 간다고 하고 잘 있다가 그날 저녁 밥 먹으면서 평소와 같이 술 먹더니 갑자기 저보고 앞으로 장모님 다신 안 본다고 행사 참여 안 한다길래 저는 시댁 안 가면서 남편은 같이 가길 바라는 건 욕심이라고 생각되어 그러라고 했어요. 그리고 친정은 행사 같은 것도 없을뿐더러 할머니 할아버지 칠순 팔순 잔치도 한 적 없고, 엄마가 사위 출장 다니느라 힘들다고 아빠 제사에도 안 불렀어요.
그랬더니 명절에도 각자 가고 이제 각자 부모는 각자 알아서 챙기자라고 하길래 알았다고 했더니 "원래 그러려고 했나봐? 순순히 그러자고 하네?" 라고 하고 그 이후로 말을 안 합니다. 먼저 그러자고 해서 알았다고 한 게 그렇게 잘못된 일인가요? 어떤 답변을 했어야 했는지 모르겠네요.
시어머니가 저한테 뭐라 하시는 건 참아도 부모한테 그렇게 배웠냐는 말, 가족 외모 비하 발언, 욕설은 정말 아니다 싶더라고요. 남편이라도 제 편에 서서 본인 어머니한테 사과를 요구했거나, 본인 어머니 행동에 대해 저한테 조금이라도 미안한 감정을 갖고 사과했거나, 같이 갔으면 좋겠다고 같이 가줄 수 있냐고 부탁조로 말했으면 저는 또 갔을 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 남편의 태도에 더 가고싶지 않고, 앞으로도 절대 연락하거나 찾아뵈는 일은 없을 것 같네요.
늘 저한테 부모랑 저랑 싸우면 제 편이라고 자긴 자기 부모님 싫다고 입 버릇처럼 말해서 제 편이 되어 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자기 키워준 부모라고 완벽한 부모님 편이었어요.
남편 회사 위치에 맞춰 집 구한다고 엄마랑도 떨어지고 친구들도 멀어서 자주 못 오고 남편은 말을 안 하고 매일 대화할 상대가 9개월 된 아기밖에 없어요. 베란다에서 뛰어내려서 죽어야 힘든 거 알아주려나 생각하게 되는 제 자신이 너무 무섭고, 답답하고 죽을 것 같아서 자주 보며 공감하는 판에 하소연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