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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크로 고민하셨던 분들 조언 부탁드려요

ㅇㅇㅇ |2020.09.05 14:23
조회 864 |추천 0
안녕하세요.

결혼 3년차, 저는 30대 중후반, 신랑은 30대 초중반입니다.
저는 어릴때부터 아기를 좋아하지 않았고
결혼 후에도 딩크족으로 살 생각이었습니다.

남편은 아이를 많이 원했지만
결혼 전, 저의 딩크 가치관에 동의하여
아이가 있으면 더 좋겠지만 제가 원하면
둘이 사는 삶도 행복하게 살겠다며 동의했구요.

저희 친정도 저의 딩크 가치관에 동의하셨지만
말씀은 안 하시지만 손주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시가는 당연히 기다리시구요.

양가나 남편을 설득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문제인데
문제는 저의 가치관에 대한 확신이 흐려진 것 같아요.

그걸 느꼈던 계기가 있었습니다.
저는 친구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친구들의 자녀를 보아도 전혀 예쁘지 않았습니다
얼굴의 생김새를 떠나 전혀 감흥이 없었어요
부러움도 없고 안쓰러움도 없고
각자의 선택대로 사는 것일 뿐이라는 생각 외엔요

그런데 어느날인가 친구가 아이를 데리고 놀러왔는데
원래 보던 아이인데도 그날따라 무척 예쁘고 귀여워서
눈에 꿀 떨어지듯 아이를 쳐다보고 사진 찍고
평소 까꿍? 한번 못하던 제가 아이와 놀고 있더라구요

그날 이후 나도 아기를 가지고 싶다 하는 생각이 처음 들었고
남편은 너무나 기뻐하며 그 후로 피임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 나도 결국 아이를 원하게 되는구나 생각하며 지내왔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퇴사를 하면서
프리랜서로 전향하여 개인사업을 하게 되었고
1년이 채 되지 않은 상황인데 불구하고 감사하게도
일이 잘 되고 있어 직장때 월급에비해
많을땐 4-5배의 수입이 들어옵니다

그러다보니 더 내 이름 걸고 하는 지금의 일에
집중하고 싶어졌고, 퇴사 후 조금 깎였던
자존감과 성취감이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평소 여행다니는 걸 좋아했지만
현실적인 비용과 직장때문에 힘들었던 반면
이제는 시간과 비용도 자유로워져서
그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습니다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못누리고 있지만요..

일과 내 삶에 집중해서인지 자연스럽게 아이 생각이
처음과 같이 사라져가고 있는 와중에..
그럼에도 딩크를 확실하게 선언하지 않는 이유를
저 스스로 모르겠습니다

친구의 아이가 이뻐보였던 이후부터
약 1년동안은 아이 생각이 분명 있었기때문인 것 같습니다

아직 분명히 내 맘을 모르겠다면 조금 더 있다가
고민해볼 문제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나이가 30대 후반을 앞두고 있어 제 몸이
한없이 기다려주진 않을 것 같습니다

혼자 마음의 정리를 해봤습니다.

아이를 가지기 싫은 이유
1. 육아 때문에 많은 시간을 뺏겨
경력이나 스펙이 단절되고싶지 않다

2. 자유로운 지금의 삶(여행, 취미, 경제활동 등)을
놓치기 싫다.

3. 내 삶이 송두리채 아이에게로 이동할 것 같다
(반려묘를 키우는데 이 아이 하나만으로도 온갖 과잉보호가
심해서 제 과잉보호에 제가 지쳐서 아이는 안낳겠다 다짐하게 돼요)

반면, 아이를 낳고 싶은 이유
1. 여태껏 키워주시고 도와주신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은 마음(내 자녀는 내 부모에게 선물이 아니다. 라는 것을 알지만
손주를 안겨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네요..)

2. 가끔 신랑과 반려묘를
바라보고 있을때 심장이 뜨거워져요.
우주를 가진 기분이랄까? 동물에게서도 그런 모성애가 느껴지는데
그렇다면 자녀가 있다면 지금은 모르고 있는
그 행복함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저를 모르겠어서 신랑의 권유로
오늘 처음 난임검사라는 것을 받고 왔어요
직접적으로 그런 시도를 해보면 맘의 확신이
둘 중 하나는 생기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런데 병원에 다녀와서도
내가 과연 아이를 가지고 싶은건지 아닌지 모르겠네요

아이가 간절해서 낳아도
육아를 견뎌내고 자녀를 책임지는 것이 너무 어려운 일인데
반신반의의 상태로 자녀를 낳는다면
저의 힘든 마음이 고스란히 자녀에게 갈텐데
그건 아이에게도 못할 짓인 것 같아요

노력을 한다고해서 가능한 일이 아니라
하늘이 주시는 선물이겠지만..
막상 배란유도제? 라는 약을 받아왔는데도
적극적이지 않은 제 마음이..
엄마가 될 준비가, 자격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게 여기서 고민할 문제는 아닌 걸 아는데
지인들이 아닌 저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들으면
제가 조금이나마 어떤 쪽이든 확신이 서지 않을까 싶어
글을 남기게 됐습니다.

읽어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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