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두서없는 글에 대해 양해 부탁드립니다. 또 세상엔 훌륭한 보호자분들이 월등히 많다는 점, 특히 맹견으로 분류된 아이를 키우고 계셔서 더욱더 조심하고 신경 쓰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의 글은 특정 종에 대한 비하 의도와 혐오를 조장할 의도는 전혀 없으며 '한 사건'에 대한 저의 개인적인 생각과 의견임을 알려드립니다.)
안녕하세요 11살 된, 녹내장으로 한쪽 시력을 잃은 닥스훈트를 키우고 있는 20대 초반 견주예요.
반려동물을 키우시는 대부분의 분들처럼 저와 저희 가족 또한 이 아이를 가족처럼 사랑으로 보살피고 있습니다. 노견이 되어 함께 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느끼는 요즘엔 저도 얼마나 살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수명을 나눠주고 또 나눠줘서 가능하다면 한날한시에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요. 동물을 원래도 좋아하지만 그래서 그런지 반려동물 이슈에 대해 많이 마음 쓰고 고민하게 되네요.
그러던 와중 '스피츠를 물어 죽인 로트와일러 견주'에 대한 동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만약 우리 아이한테도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나라면 어떻게 대처했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단 15초 만에 달려와 덮치듯 물고 흔들고 가해 견주와 피해 견주가 말리고 심폐소생술을 하고 아연실색하는 모습이 허망하기 그지없었습니다. 그 가여운 스피치도 11년 동안 주인과 동고동락한, 주인에게 가족과 같은 존재일 텐데 눈앞에서 물려죽는 걸 본 심정을 감히 헤아릴 수 없었습니다. 가해 견주의 인터뷰 내용에서 '내가 고의성이 있었겠냐 순간적으로 그래서 불가항력이었다', '뉴스에 나와서 너무 악의적으로 보도되는 거다', '신고한다 해서 그러라 했다'등의 피해 견주를 두 번 죽이는 말과 뻔뻔함에 소름 끼쳤지만 그 로트와일러가 3년 전에도 다른 소형견을 물어 죽였다는 점, 우리나라는 동물권이 낮아 반려견은 생명보단 견주의 재산으로 치부되고 사람을 해치지 않는 한 처벌이 미미하는 점이 저를 더 분개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동영상엔 '나 같으면 저 개XX고 주인새X고 다 죽였다'거나 '왜 안 말리고 저러고 있냐 나 같으면 X나 (로트와일러를) 팼을거다'와 같은 댓글들이 많이 달렸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한 훈련사님이 얘기하셨던 것처럼 '언성을 높이고 뜯어말릴 경우 더 흥분하거나 위험하기 때문에 간식과 같은 것을 다른 곳으로 던져 시선을 돌린다'거나 '수압 좋은 물 호스가 있다면 조준해서 떨어뜨려놓는다'와 같은 방법은 이 상황엔 마땅한 방법이 아닐 테고 그냥 가해견의 목덜미를 잡아들어버리고 걷어 차버리거나, "깨갱"할 만큼 살을 움켜잡거나 하는 방법도 맹견에 경우엔 해당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그런 흥분한 맹견을 눈앞에 두고 있으면 저 조차도 손을 쓰기 힘들 것 같았습니다. 맹견을 뜯어내자니 간에 기별도 안 가거나 더 흥분할 것 같고 우리 강아지를 뜯어내자니 사이에 두고 맹견과 내가 줄다리기하는 꼴밖에 안되고. 내가 먼저 조심하고, 또 조 심사는 것.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것 같을 때 주책맞아 보이더라도 조심하는 것. 하지만 결국 저런 상황이 벌어졌을 때는 우리 개를 살려야 하고, 이 순간 나 말고 우리 아이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은 없고, 뭐 같은 우리나라 법으론 저 강아지도 저 사람의 재산일 뿐이니 마음 아프지만 결국 저 개를 헤쳐서라도 우리 가족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에 도달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산책할 때에는 과도와 같은 흉기를 챙겨야 되나 싶으면서도 그 개가 뭔 죄가 있나 싶고 그렇지 않으면 최악에 상황에는 손도 쓸 수 없다는 게 너무 당연한 현실이라 마음이 무겁고 혼란스럽네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