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외국인 시어머니 흉보다가 톡된 외국사는 새댁이에요
그냥 심심하면 톡 들어와서 사람들 사는 얘기도 보고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저도 유학생활을 오래했지만 그래도 나이드니깐 한국이 그리워지네요
그렇게 싫어하던 그 냄새나는 국.. 갑자기 이름이.. ㅡㅡ 그 국도 먹고싶고.
암무튼 오늘은 시어머니 흉 안보고 남편 자랑 좀 해볼라고요
시어머니가 요즘 좀 잘해주세요. 제가 너무 힘들다고 징징 거렸더니 남편이 시어머니 비위
맞추려고 별짓을 다했네요. 얼마전엔 시키지도 않은 담장에 페인트칠 다 해놓구 정원에 잡초
다 뽑고 잔디 깍고 기타 등등 다 한다음에 어머니한테는 저랑 같이 했다고 했나봐요
시어머니가 기특하다 여기셨는지 뭔진 몰라도 굉장히 기분이 좋으세요 요 몇일 동안은요 ^^;
이정도로 사탕발림을 해놨는데 이주는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남편이 말하더군요
엇그제는 같이 캠핑을 갔다왔어요 전 처음이였지요 이런 캠핑이.
잔뜩 짊어지고 산으로 산으로 올라가는데 갑자기 날씨가 확 바뀌더니 바람이 마구 불더군요
남편은 매사가 워낙 신중한 사람이라 산 가기 전에 조사도 철저히 하고 날씨 뭐 이런것도
몇번씩 확인을 했는데 산 날씨가 아시다시피 참 변덕스럽거든요.
전혀 초자인 저를 데리고 산을 오르는데 갑자기 바람이 무지하게 불고 비까지 올 기세였으니
남편이 얼마나 당황스럽겠어요 (참고로 해발 2800 인 산이랍디다)
갑자기 해도 없어지고 정말 공포 그자체였어요 저한테는 ㅜㅜ
여기는 사람이 없어서 산 조금만 올라가면 정말 마주치는 사람이 두명만 되도 오늘 산에
사람 많네 할 정도에요. 빽빽하게 나무가 우거진 숲 한가운에 저희 둘만 있는 그 느낌..
정말 무서웠어요..
전 무서워우면 막 신경질내거든요.. 님들 중에도 그런분 있을지 모르겠네요
남편이 조금만 더 걸어가면 평지 나오니까 거기서 텐트치자 하더라구요
산이 깎아지를 정도로 경사가 지진 않았는데 나름 경사가 꽤 있었고 비까지 와서 미끌거리고
등에 짊어진 배낭 무게 때문에 어깨는 아파오고 바람은 불고.. 눈물이 나더이다 ㅜㅜ
제가 울면서 막 소리 질렀거든요 다시는 캠핑 안온다고
그러더니 남편이 자기한테 배낭 달래요 자기도 내 배낭에 두배는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있는데
저보고 제 배낭을 달라더라구요 어이가 없어가지고 소리지르다가 are you crazy 했더니
no, i have a wife who i love very much 라고 너무 단호하게 말하는데..
어쩜 내 남편이지만 멋있어보이던지.. ^^
결국엔 남편이 제 배낭 앞에 메고 전 폴 하나만 달랑 들고 겨우겨우 캠프 사이트까지 가서
텐트치고 무시무시한 바람을 견디면서 밤을 보내고 집에 왔다는..
팔불출인거 아는데 남편이 너무 이뻐서 한번 자랑해봤어요 용서하세요 ^^;;
ㅡㅜ 이러구 나서 또 시어머니한테 당했답니다...
http://pann.nate.com/b3542222
ㅋㅋㅋ 톡 또 됐네요 이 글이 톡될꺼라곤 생각 안했는뎅
악플이든 선플이든 달아주신 님들 감사하구요 저 싸이 없어요 ^^;; 죄송
이 시골 구석에 처밖혀서 맨날 톡만 하고 있네요 푸훗 민망해라
첨으로 이런거 해보는데 참 재밌어요 한국에 있을 땐 너무 바빠서 아무것도 못하고 살다가
여기와서 비자 핑게삼아 이렇게 백수로 노는 것도 나쁘진 않네요. 시어머니 빼고. ㅋ
남편이 평상시에도 너무너무 잘해줘요. 애교도 많고 사랑도 많고. 근데 그게 외국인이라서
그렇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 제가 사람을 잘 만난거죠.
제 글 읽어주실 때 편견 갖지말고 그냥 읽어주셨음 하는 바람이 있네요.
한국에서 참 힘들었던게 외국인이랑 다니면서 눈치도 많이 받고 지하철에서 모르는 할아버지한테 혼도 나보고 (왜 외국인이랑 다니냐면서.. ㅡㅜ) 아줌마한테 욕도 들어보고..
남편이 농담으로 우리 이마에다가 결혼했다고 써붙히고 다니자는 말도 하더라구요
전 이제까지 남편이 외국인이라고 생각해본적 없이 살았어요. 시어머니랑 살면서
시어머니는 외국인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ㅎ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악플이든 선플이든 관심가져주신 님들 고마워요
냥.. 자기전에 잠깐 들렀는데 한결같이 왜 이게 자랑이냐는 리플들이 달려있네요 ㅜㅜ
제가 글솜씨가 없는 탓인가 아님 혼자 그 순간을 너무 드라마틱하게 느낀건가 모르겠어요
뭐 아무튼 그건 그렇고..
저만 감동받으면 된거죠 모 님들이 우리남편이랑 사는 것도 아니고 ^^;;
결혼한지 7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연인처럼 구는 남편이 너무 이뻐요 요즘 특히나.
한국에선 일상에 쫒기고 남편 박사 끝내느라 5년 동안 그 뒷바라지하고 (그 덕에 애도 없고)
저도 2년 공부하면서 돈 벌고 모으느라 너무 힘들게만 살았어요.
남편 원망도 수없이 했고 혼자 술먹으면서 밤지새고 회사출근한적도 한두번이 아니었네요
하지만 제가 그 힘든 나날들을 견딜 수 있었던건 남편 사랑이 아니었나 싶어요
저 고생시켜서 너무 미안하다고 늘 고마워하고 틈만나면 사랑한다 해주고 편지 써주고
안아주는 그 사람이 없었다면 저도 제 꿈 잃어버리고 삶에 찌들어버렸을꺼에요
사실 저 공부하라고 응원해준 것도 남편이거든요.
전 남편이 존경스러워요. 뭐가 priority 인지 확실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거든요.
남편 만나기 전엔 저도 그냥 부모님덕에 유학갔다와서 이냥저냥 회사다니다가 선봐서
조건맞는 사람 만나서 예단이니 혼수니 따져가며 결혼해서 그럭저럭 살았겠지요.
하지만 지금 잠깐은 시부모랑 살면서 고생하고 있지만 다 우리 미래를 위한 과정이라는 생각에
참을 수 있네요.
정말 남편 얘기라면 끝도 없이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이만 할께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