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판 살인의 추억이라고 불리는 사건을 아시나요?
2009년 2월에 발생한 제주 보육교사 살인사건 피해자의 언니가 청와대 국민청원에 살인범이
무죄를 받지 않게 해달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꼭 읽어봐주시고 동의 부탁드립니다.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92473
아래는 게시글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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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동생을 죽인 범인이 무죄로 확정되지 않게 도와주세요!!
저는 2009년 2월 1일 제주시 용담동에서 택시탑승을 마지막으로 실종되었다 2월 8일 애월읍의 차가운 배수로에서 잔인하게 살해된채 발견된 '보육교사 살인사건' 피해자의 언니입니다.
처음 동생이 실종되고 발견되기 까지 꼭 돌아올 것이라는 희망으로 미친듯이 찾아 다녔던 시간들...가족끼리 부둥켜 안고 눈물로 지새웠던 날들은 오히려 뭐라도 할 수 있었기에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동생이 성폭행 미수범에 의해 살해되었음이 확인된후 부터 우리 가족의 시간은 불행과 악몽속에 멈춰 버렸습니다.
부모님은 그날 이후 거의 웃지 않으십니다. 몇년 동안 계속 경찰서에 가서 형사들에게 범인 잡아달라 하소연 하시고, 술을 드시면 눈물과 한숨이 뒤섞인 통곡으로만 세월을 참아내고 계십니다. 자식이 먼저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 하던데...이건 차마 지켜볼 수도 대신할 수도 없는 지옥일 뿐입니다. 그래도 "동생죽인 범인보다는 더 오래 살면서 그놈 천벌 받는거 봐야겠다"고 말씀하시며 강하게 버텨 주심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우리 자매들의 삶도 그날 이후 달라졌습니다. 함께 모여도 서로를 무심하게 대하고 동생 이야기를 잘 꺼내지 않습니다. 아마 우리가 평범하게 살아가는 이 작은 일상을 더 이상 누리지 못하게 된 동생에의 미안함과 죄책감 때문에 서로에게 더 무심해 지는 것 같습니다.
1년...1년...세월이 지나 갈수록 이렇게 동생의 억울함이 영영 잊혀지게 되는가 하는 불안감은 더해져만 갔고, 이에 더해 한해가 다르게 눈에 띄게 연로해 지시고 쇠약해져만 가시는 부모님을 뵐때마다 걱정으로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습니다.
언제쯤 우리가족에게 내려진 이 지옥같은 삶들이 끝이 날까요?
사실 사건 발생초기 경찰에서는 유력한 용의자로 택시기사인 지금의 피고인을 체포 했었으나 당시 사망시간 혼선으로 수사도중 풀어주게 되어 이후 장기 미제사건으로 남게된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10년만에 범인이 검거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고, 우리 가족은 10년만에 서로를 위로하고 웃을 수 있었습니다. 범인을 잡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수사해준 형사님들에게 너무 감사했고 대한민국 국민임이 자랑스러웠습니다. 이제는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동생이 마음편히 눈을 감을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후 1년간 진행된 재판을 지켜보며 다시 한숨과 분노로 가슴을 쥐어짜야만 했습니다. 1심에서 무죄로 풀려나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피고인을 보니 피가 거꾸로 솟는것 같았고, 항소심까지 무죄판결이 났을땐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것 같았습니다.
검찰에서 마지막으로 대법원에 상고를 하긴 했습니다만, 판사님들이 직접증거만을 요구하고 있기에 아마 유죄를 받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합니다.
정말 지금의 피고인은 무죄이고, 억울한 누명을 쓴 사람일까요?
주변에서 듣기로 법원에는 "한명의 무고한 사람을 처벌하기 보다는 열명의 범인을 놓치는게 낫다"는 형사재판의 원칙이 있다하고 저 또한 틀린말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첫 재판부터 마지막 재판까지 지켜본 결과 이건 그냥 법원이 범인을 놓치기 위한 재판을 하고 있다는 의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1. 경찰과 국과수의 노력으로 동생의 사망시간이 새롭게 확인되었기에 그 시간대 CCTV에 녹화된 차량의 종류가 증거로 제출되었고, 이에 대한 국과수 감정인의 증언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측 변호사의 다그침에 긴장한 증인이 "아닐 수도 있다"라는 책임회피성 답변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 허술한 답변으로 인해 제출된 차량감정 증거는 아무것도 아닌것이 되어버렸습니다.
2. 동생이 당시 입었던 무스탕 점퍼의 동물털이 피고인 택시차량에서 발견되었고, 피고인의 옷 섬유가 동생의 몸에 남아있음이 증거로 제출되었으나 미세섬유라는 이유로 인정되지 못했습니다. 동생과 피고인이 접촉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동일조직의 섬유가 교차하게 되었을까요? 대체 접촉하지 않아도 교차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무엇을 근거로 내린 판단일까요?
3. 사건이후 피고인이 보인 이상한 정황들-거짓진술, CCTV 자료, 지인에 부탁한 숙소청소, 주민등록 말소, 갑자기 제주도를 떠난 도피생활, 타인명의의 휴대전화 소유등-너무 많아 일일이 열거할 수도 없는 비정상적인 행동들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왜 피고인은 철저히 자신을 숨기고 흔적을 지우며 살아온 것일까요?
재판에서 판사님들은 경찰과 검찰이 제출한 증거들을 아무것도 아닌것으로 판단하면서 계속 직접증거를 가져오라 요구했습니다. 이미 10년의 세월이 흘렀는데 이 이상 어떻게 더 직접증거를 가져올 수 있을까요? 당시 사망시간 혼선으로 그때 검거한 피고인을 조사도 못해보고 풀어줘 증거인멸의 시간만 주었는데 직접증거가 어디에 남아 있을까요?
요즘 모든 판사님들이 요구하는 DNA라는 직접증거도 2007년에야 재판에서 채택되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그전에는 과학적인 직접증거가 많이 인정되지 않았을텐데 그때는 어떻게 재판을 했을까요? 직접증거 부족으로 전부 무죄로 판결 했을까요? 이번에 제출된 과학적인 분석에 의한 미세섬유도 충분히 증거가 될 수 있다 생각되는데 왜 새로운 증거로 인정되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도난사건과 같은 재판에서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있다는 정황증거가 왜 피고인에게는 인정되지 않는 것일까요? 법원에 제출된 명확한 정황증거들과 과학적인 증거들 모두가 피고인을 범인으로 가리키고 있는데 왜 무죄가 되어야 할까요? 생각하면 할수록 이해할 수 없는 의문들 뿐입니다.
사실, 저 또한 무고한 사람을 범인으로 생각하고 있는건 아닐까 계속 고민했고, 잘못된 결과로 한사람의 인생이 망가질까 두렵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수천번 스스로를 의심하면서 재판을 지켜보고 증거들을 확인해 보니 지금의 피고인은 절대 무죄가 될 수 없다 생각합니다.
여기에 최근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에 나온 전문가들의 견해를 본후 증거들의 가치와 과학적 신뢰도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고, 이를 통해 무죄가 아니라는 생각이 확신으로 변했습니다. 방송에 출연한 순천향대학교 홍성욱 교수님을 포함한 다수 전문가분들의 의견을 법원에서 적극적으로 수용해 주면 좋겠습니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조만간 대법원 상고심이 열릴것이고 여기에서 무죄로 확정되면 피고인은 영원히 자유의 몸이 될 것입니다. 그때 피고인이 웃으면서 "사실은 내가 범인이였다"라고 고백하는 영화같은 악몽이 벌어질까 벌써 두렵습니다.
수많은 증거들이 피고인을 범인으로 가리키고 있으며, 여기에 스스로 무죄임을 주장할 수 있는 변변한 설명조차 못하는 피고인이 무죄가 되지 않게 도와 주십시요.
전문가들의 견해가 반영되고, 명확한 정황증거들과 CCTV 증거, 과학적 기법에 의한 미세섬유 증거가 인정된다면 피고인은 당연히 유죄가 되어야 합니다.
저는 우리나라에 정의가 살아 있음을 믿습니다.
동생을 죽인 그 범인이 반드시 죄값을 치룰수 있게 만들어 주십시요.
어린이집을 운영하겠다는 미래를 위해 성실히 최선을 다해 삶을 살았던 동생의 억울한 한을 풀어 주십시요.
그리고 동생을 허망하게 보낸후 평범한 일상을 잃어버린채 천천히 시들어 가는 우리가족을 살려 주세요.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사건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수사해준 경찰분들과 재판내내 동생을 위해 애써주신 검사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20년 9월 6일
제주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