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는 우선 수도권이지만 거의 시골이라고 봐도 될 정도의 인문계 고등학교에 다니는 고등학교 1학년이야. 남녀 합반이고 1학년 1학기 내 내신은 3.2 진짜 어디 내놓기 부끄러운 성적이야...정말 말도 안 되지만 핑계 겸 내 이전 이야기를 해볼게
나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예체능을 전공하려고 했어 부모님이 반대를 하셨었는데 13살인 내가 울면서 기도할 정도로 좋아하니 어떻게 반대를 하셨겠어...엄마아빠도 어렸을 적에 예체능을 준비하고 싶어하셨었는데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서 다들 꿈을 접으셨기에 하나 있는 외동딸 원하는 삶 살게 해주자고 급하게 시작하게 해주셨어. 정말 미친듯이 입시에만 몰두했었어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서울에 간 경험이 적었던 내가 매주 서울로 레슨을 다니고, 다른 친구들이 학교에 갈 때 나는 동네 작은 연습실에서 7시간, 8시간동안 생전 쳐본 적 없는 피아노를 쳐댔지. 부끄럽게도 내 인생에서 아직까지 그렇게 열정적이고 열심히 살았던 적이 없는 것 같아. 노력이 가상했는지, 나는 내가 원하던 학교에 입학할 수 있게 되었어. 내 인생은 이대로 필 줄 알았는데, 막상 현실에서 살아보니 아니더라. 학교에 다니는 다른 친구들이랑 내가 사는 환경이 너무 달랐고, 학교와 집이 너무 멀어 하루하루 정신없이 통학하기 바빴어. 여러 차별도 많이 당하고 억울한 일도 많이 있었는데 가장 나를 힘들게 한 건 우리 학년 학생 중에 나만 학비 걱정을 하면서 다닌다는 거야. 당시에 우리집이 이렇게까지 돈이 없다는 걸 모르고 살았었는데, 나한테 드는 돈이 늘어날수록 우리 가족들은 점점 나한테 부담을 느꼈고, 내 전공 관련 부담되는 모든 비용을 항상 나한테 말했었는데 나는 그게 너무 서럽고 속상하고 막막했어. 그리고 마지막에 중학교니까 이만큼이지 대입에 대학원에 박사학위까지 따려면 '우리집은 박살 나겠구나, 그 전에 우리집은 버틸 수 있을까? 나는 그만큼의 돈을 벌 수 있을까?' 이 생각이 들자마자 때려치웠어. 나는 전공을 정말 좋아했는데, 주변 상황은 나를 밀어내더라.
어찌어찌해서 나는 인문계로 전학을 왔어. 내가 워낙 사람을 좋아하는지라 학교생활에는 큰 문제는 없었어. 오히려 꿈만같은 학교생활을 보냈지. 중학교 마지막까지만 해도 내 성적에 큰 오점은 없었어. 타고난 머리가 아주 나쁜 편은 아니라서, 수학 빼고는 다 A를 받고 안심하고 있었지
근데 막상 고등학교 입학하고 나니까, 정말 미치겠더라. 나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예체능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점점 공부랑 멀어지고, 6학년때부터는 학교 교과과정에는 정말 관심이 없었거든? 근데 예전부터 공부를 해 온 친구들이랑 경쟁 하려니까 부담도 부담이고, 그 집중력과 자기주도학습능력을 따라갈 수가 없겠더라. 특히 상위권 친구들은 예습도 되어있던 터라 거의 반 포기 상태로 시험을 쳤었던 것 같아. 암기과목은 3일 전부터 빡세게 교과서 돌려보고, 수학은 답지 보고 이해하기에 급급하고, 과학은 아예 놔버렸어 그냥...이래서 나온 결과가 윗 등급이야
서론이 좀 길었지? 이제 내가 진짜로 이 글을 쓴 목적을 알려줄게.
나는 아직 포기 할 생각이 없어. 진짜 무책임한 말이긴 하지만, 지금 여기서 또 포기하면 나는 정말 아무것도 못할 것 같아. 그리고, 나는 뭐가 잘못되었는지는 분명히 알아, 그걸 혼자서 고칠 능력이 없는거지.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까지 '그 때 예체능을 전공하지 말았어야 했어' 라는 생각을 하면서 살고싶지 않아 진심이야. 그러니 여러분들도 나를 좀 도와줬으면 좋겠어. 공부 관련 팁이나 응원 메시지, 쓴소리와 동기부여가 되는 경험, 아니면 나와 비슷한 처지인 사람들이 있다면 함께한다는 말도 좋아. 나는 매일 이 글에 올 거고, 뭐라도 적을거야. 대입이 끝날 때까지 이 글에 꾸준히 내 이야기를 적는 게 내 목표고, 그러기 위해서는 어떠한 발악이라도 해보려고. 글 쓰면서 부모님께 죄송해서 울었더니 글이 영 시원치 않네 미안해 앞으로 잘 부탁해 아무때나 와서 어느 글이라도 남겨줘.(물론 공부 관련) 23년에 어떤 내가 되어있을지 궁금하다 옆에서 지켜봐주길 바랄게.
*나를 알 것 같은 사람들은 그냥 조용히 넘어가줬으면 좋겠어 너무 쪽ㄱ팔려...
9/21: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