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코로나19로 힘든 나날 보내고 계시죠?ㅠ
저도 요즘 좀 힘들어서 처음으로 판에 와서 글을 올려 보고
고민을 좀 나눠볼까 합니다.
저는 공공기관 5년차 된 35세 남자구요.
요즘.. 당장 육아 휴직을 쓸까 고민입니다.
아내는 대학원 박사과정을 2019년 9월부터 시작했고
2020년 3월부터는 2년짜리 과제의 참여연구원으로서도
근로를 시작했습니다.
아내는 2017년에 결혼하고 애기 가지면서 일을 잠시 그만뒀었구요
애기 돌 지나고 이제 어린이집도 보내고 하면 되고 하니
다시 진취적인 삶을 살아보고자 박사과정에 도전하게 되었는데
코로나 사태를 맞아 많이 심적으로 어려워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아이는 첫째구요. 31개월 된 여자 아이입니다.
막 말이 늘고 있는 시기구요.
한창 귀엽기도 하기 에너지가 늘어나고 있는 시기입니다.
저는 꽤 육아에 많이 참여하는 편인 것 같습니다.
애기 엄마 없어도 2박 3일 정도는 지낼 수 있습니다.
(조금 힘이 들긴 하지만요^^)
애기 씻기기 재우기 옷 갈아입히기 밥 해먹이기는 다 능숙하게 할 줄 알고요
머리 묶는 것은 잘 못합니다;;
작년 하반기에는 가정어린이집을 다녔었고
올 해 3월부터 직장인 어린이집에 다닐 예정이었는데요.
코로나로 계속 개원 연기하다가 6월 중순에 개원하여 보냈었습니다.
3월부터 6월까지는 양가 부모님의 도움을 좀 받았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같은 지역에 사시고
두 분 다 은퇴하셔서 연금 받으시며 가벼운 운동도 꾸준히 하시고 교회 봉사도 하시며 행복한 은퇴라이프를 살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아주 건강하신 편은 아닙니다.
아버지는 고혈압이 있으시고 어깨가 안 좋으셔서 계속 주사 맞으시고 도수 치료 받고 하고 계시구요.
어머니는 허리가 안 좋으신데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없어서 서울 큰 대학병원 신경외과 다니시며 검사 받고 하며 살고 계셨구요.
장인 장모님은 사는 곳에서 1시간 거리에 사십니다.
장인께서는 아직 일을 하고 계시구요.
장모님도 일을 하시다가 올 해 2월에 일을 그만두셨는데
새로운 정년 없는 직업을 해보고 싶으셔서
자격증 수업과 실습 과정에 참여할 예정이셨습니다.
저희 부모님께는 부탁드릴 때는 출근할 때 애기를 데리고
부모님 댁으로 가고 퇴근할 때 데리고 왔구요.
장모님께 부탁드릴 때는 장모님이 집에 오셔서 숙식하시며 돌봐주셨습니다.
일주일 중 반은 장모님이 오시고 반은 저희 부모님께 부탁드리고 하며 지냈습니다.
조금만 버티면 괜찮아지고 정상 생활로 돌아오겠지 하는 마음으로
버티고 버텼습니다.
물론 긴급돌봄 형태로 어린이집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뭐 그리 유난이냐. 그냥 보내지 하는 시선도 있구요.
그런데 저희 가정에는 좀 마음 아픈 사연이 있는데요.
가족 중 한명이 알 수 없는 급성 심장질병으로 세상을 떠난 일이
3년 전에 있었습니다.
건강한 20대 후반 남성이었는데요.. 아마 살면서 원인을 알 수 없는 균이 체내에 들어와 아주 조금씩 만성적으로 심장에 무리를 주어 심장 판막을 손상시킨 것으로 보인다는 부검 결과였습니다..
그날 아침까지도 통화를 했던 밝고 활발했던 사람인데 오후에 갑자기 연락이 안되고 낮잠을 자다가 그런 일이 생겼고 모든 가족들이 아직까지도 제대로 슬픔을 이겨내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가족은 알 수 없는 질병에 대해
굉장한 공포심을 갖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알 수 없는 질병이 어떤 일을 초래할 지..
그 일로 인해 얼마나 큰 슬픔이 오는 지 겪어봤기에..
그래서 다른 사람들처럼 어쩔 수 없지 하면서
긴급돌봄으로는 어린이집을 못 보내고 있습니다.
어린이집은 6월 중순에 개원하였다가
또 7월초에 휴원했습니다.
2주 정도 보냈다가 휴원했구요.
7월말에 다시 개원해서 4주 보내고
8월 말 휴원하여 또 지금은 무기한 휴원 상태입니다.
장모님이 저희 집에 오시면 하루 종일 혼자 애기 보시는데
저녁에 귀가해보면 많이 지쳐보이십니다.
그리고 같은 공간에 살게 되니 아내랑 감정적으로 마찰도 생기기도 하고 장모님도 여기 와 계시는 것이 편치 않아 보이기도 했구요.
저희 부모님은 그래도 두 분이 같이 보시니 좀 나으시긴 한데
원래는 은퇴해도 황혼육아는 안하시겠다고 말씀하셨기도 하고
두 분 다 몸도 안 좋으시고 하셔서 이런 일이 길어지니
죄송한 마음이 커지고 있네요..
아내가 다시 대학원을 휴학하고 애기를 보면 안되는가?
물론 그 생각도 들었었죠..
그런데 지도 교수님이 머지 않아 은퇴하실 수도 있는 사정 상
꼭 지금 이 때 최대한 빨리 해야한다고 하는
아내의 말이 이해는 되지만서도 답답했습니다.
사실은 우리 딸아이가 제일 힘들 것 같습니다.
지금은 쌔근쌔근 자고 있고요.
글 쓰면서도 아이를 생각하니 미안한 맘에 울컥하고 눈물이 나려합니다.
한창 안정적인 환경 속에서 많이 보고 접하며
세상을 알아갈 시기인데
어떨 때는 어린이집 갔다가 어떨 때는 외가에 친가에..
여러 양육 담당자 사이에서 혼란을 느끼며
성장하고 있을 아이를 생각하면 맘이 너무 아픕니다.
육아휴직....육아는 쉽지 않다는거 알고 있습니다.
한 3일씩 혼자 애기 혼자 보며 살도 빠지고 편두통 오고 그러는 경험도 해보며 지내고 있고요.
그래도 저는 휴직을 해도 잘릴 위험은 없는
공공기관 직원입니다.
제도적으로는 3년까지도 쓸 수 있구요..
휴직 후 복직해도 사실 커리어 상 타격 받는 것도
별로 없구요.. 조직 안에서 인정받고자 하는 욕심 없어서요.
우와 공공기관이고 3년도 쓸 수 있으면
뭐가 고민이냐 그러실 수도 있습니다..
그런 의견도 좋습니다.
누가 봐도 명백히 지금 제가 휴직을 하는 것이 맞겠죠?
저희 부모님은 괜찮다고 봐주실 테니 일하라고 하시는데..
맘이 넘 불편해요..
요새 스스로 결정을 하려고 하는데
고민이 너무 많이 되어 편두통을 달고 살고 있고
일도 오랫동안 손에 안잡히고
이도 저도 아닌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고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명절 건강히 잘 보내세요!
고민남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