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 여자입니다.
전 20대 초반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에서 안좋은 일을 겪었습니다.
40대 아저씨들만 있는 직장에서 추행은 이것저것 당했지만
바보같이 등신같이 그것들이 나쁜짓인줄도 모르고 사회 첫 생활을 망치고 싶진않다는 생각에
그냥 다 넘어갔었어요.
그러다 부장이라는 인간이 제 사진을 몰래 찍는걸 발견했어요.
손발이 덜덜 떨려 그 길로 직장건물을 뛰쳐나가 아무건물로 숨었어요.
그냥 너무 무서웠거든요...
그리고 바로 엄마한테 문자를 했어요. 목이 메여 말로는 못하겠더라구요.
부장이 제 사진을 몰래 찍었다고 문자를 보냈더니 엄마의 첫 답장이 이거였어요.
"치마 입었니?"
하....순간 뭐지.... 싶더라구요. 이게 어떻게 첫 반응 일수가 있지?
우선 그때는 아무말 못하고 "바지입었고 무서워서 나왔다. 못들어가겠다." 라고 하니
그만두면 어쩔거냐고 아빠한테 연락해보라고 하더라구요...
엄마도 이런 반응인데 가해자랑 같은 남자인 아빠한테 연락할 용기가 안나서 그길로 핸드폰 끄고
목적지 없이 도망갔어요.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그래봤자 돈이 없으니 몇시간만에 다시 집으로 돌아갔고 그 길로 직장을 그만뒀습니다.
집으로 갔을땐 엄마가 울면서 저를 찾고 있었구요.
그 이후에 정리를 하러 직장을 갔을때 일부러 부장이 자리를 비웠을때 갔어요.
무서웠거든요...그때 피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든든한 사람이 없었어요. 완전 저 혼자였거든요.
그러다 직장건물 밖에서 엄마랑 사장이랑 맞닥뜨린 상황이 왔는데
엄마가 굉장히 공손하게 대화를 하시더라구요...
제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갔어요... 딸이 나쁜짓을 당했는데 어떻게 저렇게 공손할수가 있는지.
그리고 부장이 제 사진을 찍은게 신체부위를 찍은게 아니라 제 편한 복장이 마음에 안든다고
찍었다는 말을 "아..."하고 받아들이며 이해해주고 있더라구요...
그리고 엄마아빠오빠는 제가 어떤지는 묻지 않았어요.
그냥 그 사람이 왜 그랬을까 이상한 사람이다 이런 말들만 하고
내 기분이 어떻냐 신고를 하고 싶냐 어떻게 하고 싶냐 이런 말은 없었던거 같아요.
가족들은 아니라고 하겠지만 제 눈에 포커스는 제가 아니라 가해자한테 가 있더라구요.
그리고 몇주가 흘러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을 무렵
갑자기 엄마아빠가 회사에 선물가지고 인사 드리러 가자는 거예요.
저는 싫다고 했는데 왜 그러냐고 했는데 기어코 가더라구요...
당연히 저는 안갔고 몰래 밖에서 봤습니다.
멀리서 봐서 소리는 안들렸어도 분위기는 보이는데 절대 딸을 성추행한 사람에게 보일 표정과
제스처는 아니더라구요... 너무 외로웠어요. 얼굴에 미소와 나올때 고개숙여 인사하는 모습...
그리고서는 저한테 와서 하는 말이 " 왜 안갔어? 왜? "......이게 상식적인 말인가요...?
왜냐니요......진심으로 몰라서 이유를 계속 물어보더라구요.
그때부터 저는 가족이 없다고 느끼며 살아왔습니다...
어렸을때 집이 보수적이고 엄해 바깥세상의 경험과 정보가 없었기에 전 원래 이런건줄 알았습니다.
난 그냥 조용히 가만히 얌전히 덮어두어야 하는구나...그러고 살다보니 나이가 들며 바깥세상의
얘기를 들어보며 아니라는걸 알았고 제작년쯤에 엄마한테 하소연을 했어요.
그때 왜그랬냐고..
엄마는 나한테 보냈던 문자내용을 기억안난다고 하다가
그런 상황에선 어떻게 할지 몰라서 아빠한테 물어보랬는데 내가 연락이 안됐다고
얼마나 걱정했는지 아느냐고 뭐라하셨고 왜 당당하게 행동하랬는데 그렇게 안했냐고
자기가 언제 선물을 줬냐고 그냥 음류스박스(병문안갈때 들고가는 음류세트같은거) 사장한테
준거라고 부장한테 안줬다고. 그리고 같이 부장 욕해줬지 않는냐고 뭐라하시다
제가 울면서 화를 내니 미안하다고 했지만 사과전에 들은 저 말들때문에 용서를 할수있는
기분이 아니여서 용서를 할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다 또 그냥저냥 지나갔어요. 전 그냥 연을 끊고 살 작정이였거든요.
그래서 집을 나와 자취생활을 했어요.
그런데 엄마의 정성스런 행동에 저도 마음이 약해져 그 일을 잊고 살았습니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최근 엄마가 자기 친구 딸이 추행을 당했다고 걱정하고 가해자욕을 하는
모습에 다시 그때가 생각나며 엄마에게 화가 납니다.
욕해봤자 가해자 앞에서는 아무말도 못할꺼면서 호구같고 무능력해보이고
내 상처는 아직 아물지도 않았는데 남을 걱정하나 싶은 유치한 마음도 들고....
그래서 엄마한테 화를 냈는데
엄마가 하는 말이 "저번에 잘못했다고 용서하랬는데 제가 용서하고 싶지않다고 했다"고
되려 뭐라하시네요.
이 말을 들으니 멍해요... 제가 원하는게 뭔지를 모르겠어요.
용서할 마음은 없으면서 화를 내는 제 마음을 모르겠고
아직도 엄마아빠가 직장에가서 행동했던 것들도 이해가 안가고....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계속 엄마 연락을 거절하고 있는데 뭐라고 해야할지
어떻게 해야할지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