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말티즈를 키웠었어요
무지개다리를 건넌지 4년이나 되었지요
참 건강해서 18년 8개월을 살았어요
입속에 종양이 생겨서
건국대학교부속 동물병원을 다녔었는데
집에서 무엇을 먹이는지 물어볼 정도로 건강했어요
정말 영리하고 눈이 보석을 박아놓은 것처럼 너무 예뻤어요
한번은
제가 머리를 감고 있는데 너무 시끄러워서 나와 보니까
강아지가 문을 앞발로 쿵쿵 때리고 있는 거에요
엄마가 집에 왔는데 제가 모르고 있으니까
이걸 알릴려고 문을 두들기고 있더라구요
너무 영리해서 깜짝 놀랐어요
그리고 행동하는 것이 꼭 사람같아서
맨날 '사람쟁이' 라고 불렀어요
제가 속상해서 우울해 있으면
저한테 와서 앞발로 저를 건드리면서 위로해 주고,
아침에 출근해야 하는데 못 일어나고 있으면
저한테 와서 제 얼굴을 막 핥으면서 저를 깨우곤 했어요
울 강아지가 눈이 너무 예쁘고 얼굴이 근엄하게 잘 생겨서
모델시키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나이가 드니까 녹내장이 생기고
눈이 점점 흉해지고 시력을 잃더라구요
노령견이 되니까 아무데나 똥오줌을 싸고
똥싼 자리에서 계속 빙빙도니까
방바닥에 똥을 다 짓이겨 놓더라구요
그리고 근육이 자꾸 빠지니까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치매가 와서 밤새도록 낑낑대면서 잠을 안 자는 거에요
너무 힘들고 몰골은 점점 흉해지고
냄새까지 나니까
점점 강아지가 싫어지더라구요
이렇게 한달 정도 상태가 많이 안 좋아졌다가
너무 나이가 많아서 자연사 했습니다
이렇게 강아지가 저 세상으로 가고 나서 참 미안했어요
제가 힘들때는 강아지를 꼭 끌어안으면
모든 근심과 걱정이 사라지는 것 같아서
강아지를 참 예뻐했는데
강아지가 저를 필요로 할 때
저는 강아지 옆에 있지 않았어요
외면하고 비위상해 했어요
가끔 길가다 강아지들을 보면 너무 예쁘고 좋지만
쓰다듬거나 만지지는 않아요
제가 다른 강아지를 만지면서 행복감을 느끼면
죽은 강아지한테 죄 짓는 마음이 들어서 안 만져요
그래서 그런가 강아지를 키웠던 시간들이 생각나지 않아요
내가 강아지를 키웠던 적이 있었던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생각이 나지 않아요
제 마음이 왜 이런걸까요...
* 답글들을 읽으려고 왔다가 조회수가 너무 많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저를 위로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는 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희 강아지가 저랑 같이 있었을 때 행복했을거라고 꼭 믿고 싶어요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못한 것만 자꾸 생각나네요 ㅠㅠ
깐돌아 많이 미안해....정말 미안하고, 다음 생에 태어날 때는 꼭 사람으로 태어나렴...
사람으로 태어나서 주인이 주는 것만 먹지 말고 네가 하고 싶은 것 원없이 하고 살았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