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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살 유학생과 부모님과의 갈등

쓰니 |2020.10.18 18:19
조회 973 |추천 2
안녕하세요..현재 뉴질랜드에서 유학중인 17세 남학생입니다.옛날부터 가정사가 순탄치많은 않았고 부모님과의 갈등도 자주 있었습니다.더이상 이상태로 있다가는 제가 부모님께 믿음을 잃을까봐 결국 판까지 가입해서 글을 쓰게 됬네요...지금 마음이 착잡해서 글이 두서없을수 있는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편의상 음슴체로 쓰겠습니다.
우선 가정사 자체는 옛날부터 험난했음. 물론 저보다 더 힘든 삶을 겪고 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제 나름대로 가족에 대한 원망이 있기에 험난하다고 느껴 왔음. 부산에서 둘째이자 4살 차이 형을 둔 막내아들로 태어났고 초등학생때부터 부모님이 자주 다투시고 싸우셔서 어린 저와 형은 옛날부터 그 모습을 보며 서로 의지해 왔음. 그러다 형이 중학교를 들어갈 시기가 되자 부모님은 서울 상경이라는 계획을 세우셨음. 두분 다 서로 사이는 나빠도 자식 걱정 하나는 경이로울 정도로 대단하셨기 때문임..
있는 돈 없는 돈 다 들여가며 결국 서울 상경에 성공함. 아빠는 공무원이라는 직책 때문에 부산에 남아 주말부부가 되기로 결정하시고 엄마는 형과 저의 미래 학비를 충당하기 위해 부동산 중개업자가 되심. 형은 갑작스러운 이사와 사춘기가 겹친 탓인지 적응을 못하고 스트레스를 굉장히 많이 받은 거 같음. 아빠는 옛날부터 형보다 저를 편애하는 기색이 있었기에 형이 그때부터 틀어진 거 같음. 형은 어느순간부터 저를 괴롭히기 시작했고 형과의 사이는 점점 멀어져 갔음. 이윽고 제가 중학교를 들어가고 형이 고등학교를 들어갈 나이가 되자 부모님은 강남 대치동으로 이사를 가실 큰 계획을 세우셨고 결국 이사를 감. 형과는 사이가 틀어질대로 틀어져 형과 부모님은 싸울때가 안싸울때보다 많을 정도임.
이쯤부터는 형과 저는 서로 없는 취급을 하며 투명인간 처럼 지냄. 엄마가 형과 싸우고 우시거나 힘들어 하실 때마다 제가 옆에서 위로를 해드림..저는 그때 영어 쪽으로 두각을 보인 것도 있고 형과의 잦은 싸움 때문인지 부모님은 저에 대한 기대치가 꽤 높아지심. 언제부턴가 제가 아무리 간곡히 그만 싸우라고 부탁해도 부모님과 형한테는 씨알도 안먹힘. 이때부터 저도 삐뚤어지기 시작한 거 같음...겉으로 학교에선 공부 잘하고 밝은 이미지 유지하고 부모님 힘들 때에는 위로하랴 내 자신에게 신경 쓸 겨를이 없었음. 힘들어도 절대 티를 내지 않고 내가 공부를 잘하고 내가 기대치를 만족시키면 부모님과 형이 화목해지겠지 라는 마인드로 항상 아프거나 힘든것들을 숨김. 이때쯤 저한테도 사춘기가 찾아옴. 부모님에게 의지하고 싶었지만 내가 부모님을 위로한것 과는 달리 부모님은 딱히 위로가 되지 않았음. 선생님과 친구들에게는 항상 밝은 모습만 보여야 했기에 겉은 행복해 보여도 속은 썩어가고 있었음.
그러다가 이제 한계치가 찾아옴. 정작 나는 다른 사람들이 필요로 할때 위로를 해줬는데 내가 힘들땐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걸 보고 혼란스러워짐. 이때 유학을 결심함. 영어로는 문제가 없었고(당시 대치동 학교에서 영어 평균점수는 기본 95~100, 학원에서도 항상 반 1~2등) 부모님의 학업적 기대치를 잘 알고 있었기에 유학을 가기고 결심하고 부모님께 말씀을 드림. 유학의 표면적 이유는 이랬지만 아마도 속으로는 부모님의 싸움과 형의 괴롭힘에 신물이 나서 도피하려는 목적도 없진 않았다고 생각함. 부모님은 고심 끝에 유학의 이유가 자신들이라는 건 모르고 유학을 허락하심(엄마가 부동산 중개업자 일을 하시면서 금전적 여유가 조금 생겨남). 형은 제가 유학을 간 후 고3이 되자 뒤늦게 현실을 깨닫고 장점이었던 미술을 준비했으나 결국 불합격. 연락을 안해서 잘은 모르지만 그 이후 캐나다로 유학을 갔다가 1년 후 다시 귀국.
유학을 간 이후 기숙사 생활로 인해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음(학교마다 다르지만 현재 제 학교 기숙사는 양아치들만 모여있는 곳임). 동양인에 대한 인종차별과 외로움(놀랍게도 언어적 문제는 전혀 없었음)을 견뎌내지 못하고 부모님과 전화로 많이 다툼. 몇개월이 지나자 학교에서도 적응을 잘 해내 친구들과 선생님과 친해져가며 부모님이 한시름 마음을 놓음. 하지만 뉴질랜드의 교육 차이(학업보다 체육/팀워크쪽을 더 중시함) 때문에 본인은 친구들을 사귀기 위해 더 노력해야 했음. 체격이 굉장히 작고 옛날부터 체육을 가장 못해서 성격만으로 학교생활을 잘 이어 나갔음. 그러다가 기숙사에서 벗어나 하숙집(홈스테이)로 갈 계획을 짬. 부모님께 말씀드렸으나 반응은 냉담한 수준이 아니라 엄청난 반대를 하심.(부모님은 기숙사가 양아치소굴인줄 모름). 양아치소굴이란걸 알려드리고 겨우겨우 설득을 한 끝에 그 다음해(2020)부터 하숙집 생활을 허가받음.
12월이 되자 방학동안 뉴질랜드 친구들과는 잠깐 이별하고 한국으로 2달동안 귀국함. 오랜 시간동안 타지에서 열심히 살다가 온 아들 앞에서 설마 또 싸우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생각이 실제로 일어남. 다행히 그때 형은 캐나다 유학중이라 없었지만 부모님들끼리 아주 보란듯이 싸움. 명절까지 겹쳐서 스트레스를 받을대로 받은 저는 결국 폭발하고 그동안 참고있던 화를 냄(그마저도 다 낸건 아님). 이후 1주일동안 부모님과는 거의 한마디도 안하다가 다시 뉴질랜드로 돌아가기 직전에 부모님과의 진중한 얘기를 통해 적어도 제가 있을때는 안싸운다는 다짐을 받아냄. 다행히 그 다짐은 아직까지도 지켜지고는 있음.
2020년이 시작되자 뉴질랜드 생활은 더 바빠짐.(뉴질랜드는 한국이랑 다르게 수능이랑 비슷한 NCEA라는 시험을 고1부터 고3까지 1년에 한번씩 연말에 쳐요. 약간 학력고사 같은 느낌임). 첫번째 NCEA를 준비해야 했고 그에 코로나까지 겹쳐서 정말 최악의 경험을 함. 한국에서도 선행을 안하고 왔기에 다른 유학생들과는 달리 온전한 제 실력으로만 공부를 해야 했음. 수행평가들과 생활기록부 관리는 노력 끝에 누구보다 잘 나옴(거의 학년 상위 2프로정도, 제학년 수는 한 150명정도, 학교가 큼). 시험과 과제 결과는 항상 M 아니면 E(한국으로 따지면 M은 85~95점, E는 95~100점. 그러나 뉴질랜드 체계를 모르는 부모님은 M이 평균인 70점대인줄 아시고 더 노력해서 전과목 E를 받으라 하심.(전과목 E는 거의 한국 조기졸업 수준으로 난이도가 어려움. 해내면 장학금까지 받을 수준으로 1년에 한두명 나올까말까 한 수준). 당연히 부모님이 생각하는만큼 전 천재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건 학교생활을 포기하고 친구사귀는거 포기하고 공부만 하지 않는 한은 불가능하다 했지만 부모님 반응은 우리아들은 노력만 하면 스카이는 가고도 남으니까 충분히 할수있다. 부담감은 더 심해지고 부모님 기대를 못 만족한다는 내자신에 대한 실망감은 더 커짐.
현재 2020년이 거의 끝나가고 11월이 지나면 시험이 끝나고 2달 방학을 할 예정. 코로나 때문에 한국 귀국을 못하는 대신 유학원 측에서는 뉴질랜드의 다른 지역인 크라이스트처치 캠프를 준비함. 이 캠프에서는 영어교육 프로그램과 크라이스트처치 관광을 한다는 듯 함. 현지인보다 영어점수가 두배는 높았던 전 굳이 그 프로그램을 들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뉴질랜드의 가장 큰 도시인 오클랜드 여행을 독자적으로 준비함. 1달정도에 국내선 비행기표도 비용만 부모님이 어떻게 해주신다면 직접 숙소와 항공편을 예약할 계획이었음. 보호자 걱정은 안해도 되는게 오클랜드에서 홈스테이(하숙집)을 업체를 통해 중개받아 구하면 그 기간동안 그 하숙집과 학교가 제 보호자가 되는 형식이었음. 하숙집이 이상한 사람이 걸리면 어떡하나 싶지만 업체를 통해 구하는 이상 그럴 수가 없음. 
유학의 목적이 공부 뿐만 아니라 경험을 쌓는 목적이기도 했기에 부모님의 긍정적인 반응을 기대하고 말함. 부모님은 어떤 이유에선지 자식 키워놨더니 등친다, 소용없다, 배신감 느껴진다 라는 반응을 함. 만약 여행을 가서 고생을 한다면 그것대로 배움이 되는거고 좋은 시간을 보낸다면 경험을 쌓는 생각을 했기에 부모님이 이해가 안감. 게다가 어렸을때부터 가족여행도 거의 안가고 가도 부모님이 싸워서 망치는 경우가 허다했기에 화목하고 재미있는 여행에 대한 로망이 있었음. 제 생각으로는 해외에서 고생하면서 좋은 성적 유지에 친구도 많이 사귀었고 선생님들한테도 인기가 많은데 왜 대체 보상으로 짧은 1달여행이 허가가 안되는지 궁금해요. 물론 부모로써의 걱정이 된다는건 당연하지만 2달 방학동안 공부만 시키는건 한국에 있는거랑 다를게 없지 않나요..? 부모님은 유학원이랑 상의하고 답을 준다고 했지만 보통 그 말투이실땐 한번도 허락해준 적이 없어서...
시험 스트레스+부모님 기대치+여행 불허때문에 머리가 복잡해질대로 복잡해졌어요... 어릴때부터 스마트폰 없고 피시방도 중1전까진 가보지도 않았고 노래방도 중2전까지는 못가보고 컴퓨터도 주말마다 몇시간정도씩밖에 못쓸 정도로 금욕적인 생활을 했는데...이것때문에 점점 깨지던 부모님에 대한 믿음이 거의 없어지기 직전 인거 같아요..성인되서 부모님이랑 연을 끊을 생각도 자주 해봅니다. 제 인생에 대한 판 사용자분들의 조언과 생각을 듣고 싶어요...긴 이야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2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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